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

-박완서-  

◆ 소설 읽기  

● 줄거리

개풍 박적골에서 풍성한 자여과 벗하며 야생의 시기를 보낸 '나'는 일곱 살 때 엄마를 따라 서울로 와서 가난한 동네 현저동에 자리를 잡는다. 엄마의 대단한 교육열로 인해 주소를 속여 가며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하지만, '나'에게 서울 생활은 새콤한 싱아를 먹지 못해 속이 울렁거리는 것과 같다.

광복 즈음 오빠가 취직하면서 살림은 피지만, 엄마는 자식들이 업신여김을 당할까 봐 삯바느질을 계속하여 결국 서울에 집을 장만한다. 1950년 '나'는 서울대에 입학하지만 그해 전쟁이 발발하고 가정의 안정과 평화는 무참히 깨져 버린다. 의용군으로 끌려간 오빠가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고 식구들은 피난을 포기한 채 현저동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벌레와 같은 고통의 시간을 돌아보며 '나'는 글을 써 이 시대를 증언하리라는 생각을 한다.

● 인물의 성격

◆ '나' → 시골에서 유년을 보내고 서울에 와서 신여성이 되는 교육을 받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수동적이나 점점 주체적인 인물로 성장해 간다.

◆ 엄마 → 높은 교육열과 강한 신념을 지닌 인물이다. 자식들을 세속적으로 출세시키고자 하는 강한 욕망을 품은 채 갖은 고생을 견뎌나간다.

오빠 → 엄마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최고의 교육을 받는 인물이다. 좌익 활동을 하며 교편을 잡다가 6 · 25 전쟁에 참전했으나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온다.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작가가 겪었던 실제 가족사의 체험이며 역사의 기록이다. 1931년 개성 근처의 박적골에서의 유년 시절부터 6 · 25 전쟁이 일어나기까지의 상황 묘사가 사실적이고 세밀하다. 작가가 직접 체험을 통해 느끼고 경험한 사실들을 작가의 기억에 의존하며 자전적인 소설로 탄생시켰는데, 여기서 작가의 체험은 남성적인 힘의 논리가 극단적으로 분출되어 나오던 시기를 여성이라는 자의식을 지니고 바라본 역사 해석의 새로운 한 국면이기도 하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박적골에서 자라다가 자신을 신여성으로 만들고자 하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서울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중심보다는 주변을 맴돌며 존재감 없는 아이로 유년기를 보내지만, 고등학생이 되면서부터 점차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세상에 대한 의식을 갖는 인물로 거듭난다. 이런 자세는 전쟁으로 인한 가족의 아픔을 겪으며 세계를 응시하고 증언하려는 욕구로 이어져 작가의 길을 예감하는 비전으로 나타나게 된다.  (해법문학에서)

1992년 웅진출판에서 간행된 박완서의 장편 소설이다. 작가 자신과 그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 자전적 소설로서 송도 부근 박적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주인공이 서울로 상경하여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할 무렵까지의 이야기들을 촘촘히 복원해 낸 소설이다. 그 후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와 함께 작가 박완서의 삶과 그를 통해 일제 말기와 해방을 거쳐 6 · 25 전쟁에 이르는 한국 현대사의 굴곡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작품의 첫머리는 유년 시절의 아름다운 기억으로 시작하고 있는데, 그런 유년 시절을 뒤로 하고 주인공인 '나'는 일곱 살 무렵 오빠를 서울 학교에 보내겠다고 먼저 올라갔던 엄마의 손에 이끌려 상경하게 된다. 처음 서울에 올라온 주인공은 서울의 더럽고 삭막한 풍경에 실망을 하게 된다. 그러던 와중에 오빠는 졸업을 하고 취직을 하게 되고, 엄마는 무리를 해서 집을 산다. 일제 말기에 이르러 오빠는 결혼을 하고 주인공은 책 읽는 데 몰두하게 된다. 이러한 독서 편력은 해방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해 1950년에 스무 살이 되어 서울대 문리대에 입학하기에 이르고, 바로 그 해에 6 · 25가 터진다. 한때 좌익에 가담했다가 의용군으로 떠나 버린 오빠 때문에 주인공은 이리저리 불려 다니며 고초를 겪는다.

오빠는 1 · 4 후퇴로 인해 남은 가족들이 피난을 가려던 차에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돌아오고, 그런 사정이 겹쳐 식구들은 피난을 가지 못하고 현저동에 몸을 숨기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떠나 버려 텅 빈 서울에 가족과 함께 남게 된 작가는 앞으로 언젠가 글을 쓸 것 같은 예감으로 그 공포를 몰아낸다. 이렇듯 작품을 통해 작가가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작가 본인이 "순전히 기억력에만 의지해서 써 보았다."고 표현했듯이 지극히 개인적인 차원의 세세한 기억들이다. 그러나 또한 그러한 기억들은 작가와 함께 당대를 살아가야 했던 모든 개인들의 비극과 나아가 민족적 차원의 비극을 상기시키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현대 소설, 장편 소설, 성장 소설

배경 : 시간 -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공간 - 송도 부근 박적골, 서울 현저동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주제식민지와 전쟁의 비극을 거친 한 개인의 정신적 · 육체적 성장 과정

● 생각해 볼 문제

1. 싱아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 고향의 자연이 주는 포근함 또는 그러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상징한다.

2. 엄마가 도회지 삶을 결심하게 되는 사건은?

⇒ 시골의 무지몽매함으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

● 더 읽을거리

◆ '개인사적 체험'과 '풍속사적 체험'

작가 박완서는 자신의 개인사적 체험에 풍속사적 체험을 더해 소설을 썼다. 소설이 나오던 1992년에서 돌아본 과거 서울의 모습은 작가에게는 재현하고 싶을 만큼 아름답고 안타까운 유년의 기억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체험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개인의 특별한 상황이나 여건과 상호 작용하여 체험은 변형되고 이질적인 것과도 결합된다.

작가는 자신이 체험했던 서울의 풍속을 원형 그대로 복원하고 싶어 체험에 취재를 더한다. 그리고 풍속사적 체험에 개인의 체험을 더하여 역사를 증언한다. 작가는 그의 작품들을 통하여 자신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던 사건들을 표출함으로써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와 전쟁 이데올로기, 여성 이데올로기 등에 대한 무의식을 작품에 투영하여 의식화하였다. 또한 글로 자신의 기억을 서술하고 변론함으로써 자신의 의식 속에 갇힌 억압을 제거하려 하였고 자신의 상처를 보듬으려 하였다. 이 과정에 역사성이 도입되고 체험이 소설로서 형상화된 것이다. 즉, 다른 작품과 달리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내적 에너지로 인해 작가의 증언은 개인적인 기록으로부터 한 세대의, 한 집단의, 한 민족의 야만의 시간에 대한 기록으로 전위되는 것이다.

◆ 근대와 전근대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어머니

어머니는 근대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여성의 주체적인 삶에 대해 비교적 일찍 자각한 인물이다. 하지만 동시에 자식의 주체적인 삶의 실현을 위해 끊임없이 근대 그 자체와 싸워야 하는 모순에 놓인다. 다른 이들에게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기 위해 어린 딸에게 두 개의 주소를 외우게 하는 어머니는 통학 길에 늘 혼자일 수밖에 없어서 또래를 사귈 수 없는 딸의 불행을 이해하지 못한다. 시골에 가면 서울 사람으로, 서울에서는 시골 양반가의 사람으로 자존심을 내세우기도 한다. 이러한 자기중심적이면서도 이타적이고, 전근대적이면서도 탈근대적인 상호 모순적 모습을 주인공이 세상을 더욱 세밀하고 사실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계기가 된다.

◆ 유년의 기록, 젊은 날의 기록, 삶의 기록 - 박완서의 3부작 구상

'소설로 그린 자화상'이라는 부제가 붙었던 제1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일제 강점기와 6 · 25 전쟁을 거치며 자라 온 작가 박완서의 유년 시절을 그렸다면, 제2부에 해당하는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스무 살 무렵에 겪은 6 · 25 전쟁의 체험과 전쟁이 끝나기 직전 결혼하여 집을 떠날 때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3부에 해당하는 '그 남자의 집'은 앞의 두 작품에 비해 허구가 많다고 작가가 말했듯이, 그만큼 앞의 두 작품은 작가의 유년과 청소년 시기 그리고 젊은 날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해 놓은 듯한 성장과 체험의 기록 소설의 성격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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