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렬전(兪忠烈傳)                      -  미상 -

◇ 소설 읽기   

  줄거리   

 명나라 때 개국공신이었던 유심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가 늦도록 자식이 없어 한탄하다가 부인 장씨와 더불어 남악 형산에 가서 아들을 얻기 위하여 칠일 기도를 드렸다. 그 날부터 태기가 있어 귀한 아들을 낳았는데, 충렬이라 이름짓고 잘 키우게 된다.

충렬은 어릴 때부터 영웅의 기상을 보였다. 충렬이 7세 되던 해에, 조정의 신하들 중에 역심을 품은 정한담과 최일귀 등이 정적인 유심을 모함하여 귀양보내고, 충렬의 영웅성을 알고 그들마저 죽이려 하였으나, 장 부인이 한 꿈을 얻어 미리 도망한다.

천우신조로 살아난 충렬과 장씨 부인은 그 이후로 많은 고난을 겪게 되는데, 회수 가에서 수적을 만나 수적들이 충렬을 물에 던지고 장부인은 데려간다. 도둑의 대장이 아내로 삼으려 하나 장부인은 무사히 탈출한다. 여러 번 고난을 겪으나 남해 용왕의 도움으로 금릉 활인동이 이인학이라는 사람 집에서 은거하게 된다. 회수에서 죽을 뻔한 충렬은 장사치들의 배에 의해 구출되어 영릉 지방의 승상 강희주의 도움을 입어 의탁하는데, 강승상은 유심의 오래 된 친구이기도 하다. 충렬은 여기에서 강승상의 딸과 결혼을 한다.

강승상은 유심을 귀양보낸 것이 부당하다는 상소를 올리는데, 오히려 정한담의 모함을 받아 그마저 귀양하게 되고, 강희주의 가족들은 난을 피하여 모두가 흩어진다. 충렬은 아내와 작별하고 백룡사에서 노승을 만나 무예를 배우며 때를 기다린다. 강승상의 부인과 딸도 여러 가지 고통을 겪는다.

이때 조정에서는 정한담과 옥관 도사가 천자 되기를 도모할 즈음에 호국이 침입해 온다. 정한담은 호왕과 은밀히 내통하여 대군을 끌고 나갔다가 다시 황성을 친다. 천자는 금산성으로 피신하지만 위기에 빠진다. 정한담에게 여러 번 패한 천자가 항복하려 할 즈음에, 백룡사에서 수학하던 충렬은 도승의 지시를 받고 갑옷과 칼과 명마를 얻어서 순식간에 금산성에 도착하여 천자를 구해낸다. 이렇듯 유충렬은 거의 단신으로 반란군을 쳐부수어 정한담을 사로잡고, 호왕에게 잡혀간 황후, 태후, 태자도 구출한다. 충렬은 또한 부친이 계신 적소로 가서 부친을 구해내고, 장인 강희주도 구하여 개선한다. 그러나 유충렬은 어머니와 아내 생각에 마음이 무겁던 중 영릉 땅에 이르러 아내와 어머니를 찾아 함께 입성한다. 천자를 비롯하여 문무백관의 영접을 받은 그는 높은 벼슬에 올라 부귀영화를 누린다.

  감상 및 해설  

작자, 연대 미상인 <유충렬전>은 중국 명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해서 영웅 유충렬이 간신들로부터 받은 모멸과 중원을 침공하는 변방 오랑캐들을 무찌르고 황제를 구하는 통쾌한 고전소설이다.

① 유충렬전의 작품 골격은 영웅의 일생에 대한 문학적 전통에서 나타난 것으로, 동명왕 신화나 서사무가, 홍길동전과 그 기본 구조를 같이 함.

② 유충렬전의 주 갈등은 충신과 간신의 대립으로 전개되며, 이는 당쟁으로 실세했거나 몰락한 계층의 재기,  복수의 의식을 보여 준다고 본다.

③ 유충렬전에서는 병자호란의 실상이 반영되어 있으며, 여기서 우리는 호란 이후에 청에 대한 민족 감정이 토로됨을 읽을 수 있다.

④ 유충렬전은 군담면, 정쟁면, 꿈의 성격 등에서 구운몽보다는 옥루몽에 접근되어 있다. 이런 점에서 구운몽 이후에 저작된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⑤ 유충렬의 영웅적 성격은 단순하고 본능적이고 용력 위주이며, 직선적 행동을 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것은 구운몽의 양소유나 옥루몽의 양창곡과 대조되는 점으로 구운몽이나 옥루몽의 작자가 지식층의 사고를 보여줬다면 유충렬전의 작자는 보다 민중의식을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⑥ 중국소설과 유충렬전의 관계에서, 유충렬전은 삼국지의 영향을 입었으나, 그것은 부분적이고 지엽적인 것이며, 작품의 중심은 전혀 다르다. 따라서, 삼국지의 영향으로 유충렬전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요점정리  

◆ 갈래 : 고대소설, 창작 군담소설, 영웅소설, 국문소설

◆ 성격 : 전기적(傳奇的), 우연적, 일대기적, 비현실적

◆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구성 : 영웅 유충렬의 생애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함.

  " 기자정성(祈子精誠) ⇒ 태몽 ⇒ 아들 탄생 ⇒ 주인공의 시련 ⇒ 국가의 위기 ⇒ 주인공의 입공(立功)

        ⇒ 정적(政敵)의 보수(報讐) ⇒ 부귀영화 " 등으로 짜인 영웅서사시의 골격을 이룸.

    ○ 이 작품을 영웅의 일생에 따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 현직 고위 관리 유심의 외아들로서, (나) 부모가 산천(山川)에 기도하여 늦게 얻은 아들이며, (다) 천상인(天上人)의 하강(下降)이기에 비범한 능력을 지녔고, (라) 간신 정한담의 박해로 죽을 고비에 처했다가, (마) 구출자인 강희주를 만나 그 사람의 사위가 되고, 다시 도승을 만나 도술을 배운 다음 (바) 정한담이 외적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사) 그 위기를 극복하고 고귀한 지위에 올라 부귀를 누렸다.

주제 난세를 구해내는 유충렬 장군의 영웅담과 사필귀정

배경 : 공간적 ― 명나라 조정과 중국 대륙

              사상적 ― 불교사상(주인공의 출생과 구출 그리고 무예의 연마 과정에서)

                            유교사상(주인공의 입신양명과 부귀영화를 누리는 부분에서)

인물 : 성격의 직접 제시 방법

○ 유충렬 ― 초인적 능력의 소유자로, 정의를 위하여 악과 싸우는 전형적이고 유형적인 영웅임. 유충렬은 원래 천상계의 신선이었다가 죄를 짓고(백옥루 잔치 때에 익성과 대결하다 죄를 지음) 지상으로 하강하는 인물로 적선의 성격을 띠기도 함.

○ 유   심 ― 명나라 개국공신의 후예로 정직하고 충성스런 인물의 표상이며, 정적이고 유형적인 인물

○ 강희주 ― 유심과 마찬가지로 충직한 성격의 소유자로, 선한 인물의 전형적 인간상임.

○ 정한담 ― 천상에서부터 충렬과 대립하는 악인으로, 천상에서의 이름은 익성이다. 지상으로 유배되어 명나라의 간신이 된다. 적과 내통하여 역모를 꾀하다가 유충렬에게 퇴치된다.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로 악을 대표하는 간신임.

○ 최일귀 ― 백옥루 잔치 때 익성과 함께 자미성과 대결하다가 적강한 인물로 천상에서의 이름은 이걸이다. 정한담과 함께 천자에게 반기를 들었다가 퇴치되는 인물로, 악을 대표하는 전형적 인물이다정한담과 함께 악을 대표하는 유형적 인물

문학사적 의의 : 영웅소설의 전형이자 대표작

○ 화려하고 다채로운 군담을 통해 청나라에 대한 강한 민족적 적개심을 반영함.

○ 천상계에 속한 인물들이 지상계에서 활약하는 이원적 세계관이 반영됨.

○ 조선시대 중세 질서 속에서의 충신상을 표현함으로써 중세적 이상을 표출함.

○ 완벽한 영웅의 일대기 구조를 표현함.

구성 단계

○ 발단 - 유심과 부인 장씨가 산천에 기도하여 늦게 자식을 얻음.

○ 전개 - 정한담과 최일귀 일당이 유심을 귀향 보내고 가족을 살해하려 하며, 충렬이 강희주를 만나 사위가 되고, 무예를 닦으며 때를 기다림.

○ 위기 - 정한담 일당이 외적과 함께 반란을 일으켜 나라가 위기에 처함.

○ 절정 - 충렬이 위기에 처한 천자를 구하고, 아버지 유심과 강희주를 구출함.

○ 결말 - 정한담 일파를 물리친 후 높은 벼슬에 올라 부귀영화를 누림.

  생각해 보기  

1. 군담 소설에 대해 알아보자.

  ⇒ 군담소설이란 전쟁을 통하여 영웅이 활약하는 모습을 그린 소설이다. 이러한 군담소설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창작군담소설, 역사군담소설, 번역 및 번안군담소설이 그것이다.

창작 군담 소설 : 소설의 주인공이 역사상 실 제 인물이 아니고 작자가 허구한 가공의 인물이며 작품에 나타나는 전쟁 또한 실재가 아니라 지어낸 것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 <유충렬전>, <소대성전>, <장익성전>, <사각전>, <장국진전> 등. )

② 역사 군담 소설 :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인물이 실재했던 전쟁에서 영웅적 활동을 그린 소설.

                 ( <임진록>, <임경업전>, <박씨전> 등. )

③ 번역(안) 군담 소설 : 중국의 소설을 번역했거나 번안한 작품.

                 ( <삼국대전>, <화용도실기>, <조자룡실기> 등. )

 

2. <유충렬전>에 반영된 현실적 모습을 유추해 보자.

    ⇒ 배경으론 병자호란의 경험이 바탕되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가달의 정벌을 둘러싼 유심과 정한담의 대결은 주전파와 주화파의 대립이며, 호국에 의해 황제와 가족들이 포로가 된 것은 강화도의 함락으로 왕실의 인물들이 포로가 된 것을 뜻한다. 그런가 하면 정한담과 당쟁에서 패배한 유심의 집안이 유충렬에 와서 옛날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조선 후기의 당쟁에서 패배하여 몰락한 사람들의 소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곧 유심의 그룹을 충신으로 설정하고 정한담의 그룹을 역적으로 설정한 작자 의식은 바로 당쟁에서 패배한 권세를 잃은 층의 의식을 대변한 것이다.

 

3. <유충렬전>에 나타난 적강 모티프

⇒ 이 작품은 천상계와 지상계라는 이원적 공간을 설정하고, 주인공이 천상계에서 죄를 지어 지상계에 추방된다는 적강 모티프를 지니며, 이것은 작품 전체에서 복선의 구실을 한다. 즉, 유충렬은 천상에서 익성과의 반목으로 적강한 존재이기 때문에 지상에서 익성의 화신인 누군가와 대립할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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