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토지설(龜兎之說)              -  <삼국사기>권41. 김유신 열전  -

    본 문

옛날에 동해 용왕의 딸이 병들어 앓고 있었다. 의원이 말하기를 토끼의 간을 구하여 약을 지어 먹으면 나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바다 가운데에 토끼가 없으므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이 때 한 거북이 용왕에게 아뢰었다.

" 제가 토끼의 간을 얻을 수 있습니다. "

거북은 마침내 육지로 올라가서 토끼를 만나 말하기를,

" 바다 가운데에 한 섬이 있는데, 샘물이 맑아 돌도 깨끗하고, 숲이 무성하여 좋은 과실도 많다. 또, 그 곳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매나 독수리 같은 것들이 침범할 수도 없다. 네가 만약 그 곳에 갈 수만 있다면, 편안하게 살 수 있어 아무런 근심도 없을 것이다. "

하고 토끼를 등에 업고 한 2, 3리쯤 헤엄쳐 가다가, 거북이 토끼를 돌아보고 말하였다.  

" 지금 용왕의 따님이 병환이 나서 앓고 있는데, 꼭 토끼의 간만이 약이 된다고 하므로 내가 수고로움을 무릅쓰고 너를 업고 가는 것이다. "  

토끼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 아아, 그런가? 나는 신명(神明)의 후예로 오장(五臟)을 꺼내어 깨끗이 씻은 다음 이를 다시 집어 넣을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마음이 좀 답답해서 간을 꺼내어 깨끗이 씻어서 잠시 동안 바위 밑에 놓아두고 있었는데, 네 말만 듣고 그대로 왔다. 내 간은 아직 그 곳에 있는데, 다시 돌아가서 간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 어찌 네가 구하려는 바를 얻을 수 있겠는가? 나는 비록 간이 없어도 살 수가 있으니, 어찌 둘이 다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

거북은 토끼의 이 말을 그대로 믿고 토끼를 도로 업고 돌아서서 육지로 올라갔다. 토끼는 풀숲으로 뛰어들어가면서 거북에게 말하기를,

 " 어리석구나, 너 거북아.  어찌 간이 없이 사는 놈이 있겠느냐? "

하였다.  거북은 가련하게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대로 물러갔다.            -<후략>-

    작품 정리

◆ 해설

이 설화는 토끼로 대표되는 평범한 인물의 지혜로운 행동과 거북, 용왕으로 대표되는 지배자의 강압과 무능함을 대비시켜 토끼의 생기발랄한 성격도 보여주고 있다. 이 이야기는 후대 판소리, 소설로도 전승된다. 이 이야기는 인도의 불경에도 나오며(용원설화), 난관에 빠져서도 당황하지 않고 슬기를 모아 어려움을 헤쳐 나오는 토끼에게서 삶의 지혜와 자세를 배울 수 있다 하겠다.

이 설화는 토끼와 거북을 통하여 인간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일종의 우화로서, 이 범주에 드는 소설로 <두껍전>, <장끼전>, <금송아지전>, <서동지전> 등이 있다.

 

◆ 요점정리

성격 : 설화(민담), 우화, 본격동물담 → 풍자적, 우의적, 교훈적

⑵ 주제

① 위기 극복의 지혜(토끼의 입장)

② 분수에 넘치는 행위, 경솔한 언행에 대한 경계

③ 속이고 속는 인정 세태의 풍자

 ⑶ 문체 : 역어체, 설화체

 ⑷ 표현 : 의인화

 ⑸ 의의

① 인도의 용원설화 계열의 우화 소설로, '별주부전'의 근원 설화가 됨.

② 풍자와 교훈성을 내포한 동물 우화 설화

③ 소설적 구성에 가까운 서사구조를 지니고 있어 소설사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⑹ 발전과정 : 용원설화→구토지설→수궁가→토끼전,별주부전→토의 간

⑺ 배경 : 신라 선덕여왕(재위 632-647) 11년 김춘추의 딸과 사위 품석이 백제군에게 죽임을 당하자  김춘추는 이를 보복하기 위해 고구려로 구원병을 요청하러 떠났다. 그러나 오히려 김춘추는 첩자로 오인되어 옥에 갇히게 되었는데, 그 때 고구려에 들어올 때 가지고 온 청포 3백 포를 고구려 장수 선도해에게 뇌물로 주자, 선도해가 탈출을 암시하며 들려준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에서  용왕은 고구려 보장왕이며, 거북은 그 신하이고, 토끼는 김춘추가 된다.

 ⑻ 근원설화 : 인도의 불전 설화인 <용원설화>

 

◆ 거북과 토끼가 지니는 상징성

   ⑴ 토끼 - 힘의 횡포로부터 자기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전술

        (조선후기 사회상과 연관지어 볼 때, 지배자의 수탈과 횡포로부터 모면하려하는 서민의 모습임)

   ⑵ 거북 - 권력자에게 충성을 다하기 위해 약한 백성을 속이려는 간계

     (조선후기 사회상과 연관지어 볼 때, 약한 서민을 수탈하고 권력을 남용하는 수탈자(지배자)의 모습)

 

◆ 다른 작품과의 관련성

이 설화는 그 소재면에서 '이솝우화'에 나오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와 같다. 그러나 '토끼'와 '거북'의 성격이나 행위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이 설화가 바탕이 되어 후에 판소리 [수궁가(토끼타령, 토별가)]이 이루어지고, 그것을 바탕으로 하여 소설 [토끼전(별주부전)],[토별산수록(한문)]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개화기에 이해조에 의해 신소설 [토의 간]으로 구술 채록된다. [수궁가]나 [토끼전]의 [구토지설]은 각각 판소리나 소설의 문맥으로 확충되고 있다. 즉, 이야기를 다루는 방법에 있어서 유기적이고 논리적인 전개와 세부 사항의 흥미있는 설정 등으로 확충되고 있다.

그리고 한편 윤동주는 이 이야기와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원용하여 [간(肝)]이라는 시를 쓴 바 있다. 이 작품의 특징은  동 서양의 두 고전 -[프로메테우스 신화]와 [토끼전]을 혼합하여 섰다는 것에 있는데, 두 고전을 차용한 이유는 [토기전]에서는 지배층에 대한 피지배층의 항거를 나타내기 위함이고 [프로메테우스 신화]에서는 속죄양 의식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생각해 보기

◆ 우화의 특징에 대해서

㉠ 인간의 속성을 동물이나 식물에 의탁해서 표현한다.

㉡ 항상 비유적으로 표현되며, 교훈적이고 도덕적인 내용을 담는다.

㉢ 인간의 관습적인 특징이 반영된다.

 

◆ 연구문제

1. 토끼와 거북은 무엇에 비유되고 있는가.

2. 이 설화의 주제를 알아보자.

3. 이 설화와 관련이 깊은 인도의 설화를 알아보자.

4. 이 설화가 훗일 소설로 발전하기 까지의 과정을 알아보자.

5. 토끼와 거북의 태도에 대해 비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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