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라'와 '쓰라'

두 가지 명령형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은 표현인지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결론부터 말하면 둘 다 맞는 표현이다. 다만, 언어 예절과 관련해서 선택의 문제가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써라' → '쓰다'의 어간에 '-어라'라는 명령형 어미가 결합된 형태이다. 명령형 어미 가운데 '-어라/-아라/-거라/-너라/-여라'형은 직접 명령문을 이루게 된다. 이 직접 명령은 '해라체'라고 하며,화자와 청자간에 뚜렷한 상대 높임의 등급이 나타날 때 쓰게 된다. 곧 명령의 대상을 다소 적극적으로 낮추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 이 문제의 정답을 써라.
      ☞ 분자가 스스로 움직이고 있음을 믿게 하는 증거 두 가지만 써라.
      ☞ 얘들아, 어서 가거라. / 철수야, 어서 읽어라. / 다음 방정식을 풀어라.

▶'쓰라' → '쓰다'의 어간에 '-라'라는 명령형 어미가 결합된 형태이다. 명령형 어미 '-(으)라'는 간접 명령문을 나타내는데, 직접명령문이 간접 인용절로 안길 경우에는 명령형 어미가 '-(으)라'로 바뀌게 된다. 또한 '-(으)라'는 간접 인용절로 안기는 경우 외에도 쓰이게 되는데, 화자와 청자간의 높낮이가 뚜렷하지 않는 중립적 명령을 나타낼 때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하는 명령에 이런 형식이 많이 쓰인다.

    ☞ 정답을 쓰라. (중립적 명령)
      ☞ 건강을 위하여 골고루 먹어라 → 건강을 위하여 골고루 먹으라고 말하였다.
                                                                  (간접인용절에 안긴 경우)
      ☞ 주 예수를 믿으라. / 사랑하고 또 사랑하. / 청소년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명령)

수험생이나 일반 학생들을 상대로 한 시험 문제나 어떠한 질문지에서 '써라'로 표현하는 것은 틀린 표현은 아니지만, 전체 학생들을 낮추어 대하는 태도는 생각해 볼 여지가 많은 것 같다. 이러한 경우는 "쓰라" 내지는 "쓰시오"라고 하는 것이 옳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