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랑이'와 '승강이'

두 단어는 엄연한 구분이 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승강이'를 써야 할 자리에 '실랑이'를 사용하는 예들이 많은 것 같다.

실랑이 → ♠ 남을 못살게 굴어 시달리게 하는 것. 한 편이 다른 한 편을 일방적으로 괴롭히는 것.
                     ♠ 옛날 과거장에서 급제자가 나오면 '신래위!'하고 불러 급제의 징표를 주었는데, 이때 주위 사람들은 급제자를 붙잡고 얼굴에 먹칠하는 등 괴롭히는 풍습이 있었다. 이런 것을 '신래를 불린다'고 했는데, 일종의 액땜 같은 것이다. '신래(新來)'란 '과거에서 새로 급제한 사람'이란 뜻이고, 이것이 변해 오늘날의 '실랑이'가 되었다.
         예> 옛날 시골 혼례식을 치르는 잔칫집에서는 식이 끝나면 으레 동네 아주머니들이 신랑 신부를 붙들고 '한번 안아 보라'느니 '입을 맞춰 보라'느니 하며 짓궂게 굴었다. 그들은 그 짓을 일러 '실랑이질 좀 시켜 보았다'고 했다.
         예> 혼인날을 앞둔 신랑 친구들은 신부집에 가서 '함을 팔러 왔다'고 하면서 떼를 쓰는 풍습이 있다. 적당하다 싶은 때가 되었는데도 들어가지 않고 계속 소란을 피우면, 이를 보다 못한 이웃집 할머니가 "이제 실랑이질 그만 하고 들어들 가구랴!"하고 한마디 거든다.

승강이 → ♠ 서로 자기 주장이 옳다고 주장하여 옥신각신하며 우기는 것.
                     ♠ '승강이'의 '승강(昇降)'은 '오르내림'이란 뜻이므로, 다투다 보면 주먹이 오르내릴 수도 있고 혈압이 오르내릴 수도 있다 해서 생긴 말이라고 한다.
         예> 김의원은 진술서를 꼼꼼히 따지느라 6시간 동안 검찰과 승강이를 벌였다.
         예> 승용차끼리의 접촉 사고가 나 두 차의 운전자들이 길거리에서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