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름'과 '갈음'과 '가늠'

 '가름, 갈음, 가늠'은 소리가 서로 비슷할 뿐 아니라 사용되는 자리도 비슷하여 혼동하는 일이 많다. 특히 글을 쓸 때에 더욱 그러하다. 이에 대해서 살펴보자.

(1) 가름은 '가르 + ㅁ'으로 분석된다. '가르-'는 '분류하다, 나누다'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동사이다. 그 뒤에 접미사 -ㅁ이 붙어서 가름이라는 명사가 된 것이다. 그러니 가름은 곧 '분류'의 뜻을 나타낸다. 가름 뒤에 다시 '-하다'가 붙어서 가름하다로 쓰기도 하는데, 이는 '분류하다'와 같은 뜻을 나타낸다. 그리고 가름 앞에 '판'이 붙으면 판가름이란 또 다른 낱말이 된다. 용례를 보면,

  1. 주관적인 가름은 옳지 않다
  2. 사물을 가름하는 데에는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다.
  3. 그것은 셋으로 가름이 좋겠다.
  4. 오늘은 그 일의 성패가 판가름 날 것이다.

위의 3의 가름은 외형상의 모습은 1과 동일하지만 내용적으로는 그것과 다르다. 3의 가름은 하나의 낱말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다. 그러나 일반의 사용에서는 구별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

(2) 갈음은 '갈+음'으로 분석된다. 곧, 동사 '갈-'에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 '-음'이 붙어서 생성된 낱말로, 이 때의 갈다는 '바꾸다, 대체하다' 등의 뜻을 나타낸다.  즉 "자동차 부속품을 갈아 끼웠다"라고 할 때의 '갈아'가 그런 뜻으로 쓰인 보기이다. 그러니 이 갈음은 '바꿈, 대체, 대신'의 뜻을 나타내는 명사가된다. 그리고 '갈음' 뒤에 '-하다'가 붙어서 '갈음하다'라는 동사가 되어 '대신하다, 바꾸다, 대체하다' 등의 뜻을 가지기도 한다. 용례를 보면,

  1. 이것으로 인사에 갈음합니다.
  2. 생화가 없으면 조화로 갈음하지 뭐.
  3. 그 역할은 도저히 다른 사람으로 갈음할 수가 없어요.

 

(3) 가늠은 '가름+ㅁ, 갈+음'과는 달리, 보통 사람들의 언어 느낌으로는 더 이상 분석되지 않는 낱말이다. 이 말의 뜻은 '목표에 맞고 안 맞음을 헤아리는 표준, 어떤 대중(표준)이 될 만한 짐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뜻풀이만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사격 조준용을 총기에 만들어져 잇는 '가늠쇠, 가늠구멍, 가늠자' 들에서의 가늠을 생각하면 쉬이 이해가 될 것이다. 이 가늠의 경우도 그 뒤에 '-하다'가 붙으면 새로운 낱말 가늠하다가 된다. 그 용례를 보면,

  1. 세상이 너무 어지러워 앞날을 가늠할 수가 없다.
  2. 밥을 안칠 때에는 물을 잘 가늠해서 부어야 한다.
  3. 그 무게를 가늠해 보시오.
  4. 노를 저을 때에는 방향을 잘 가늠해야 한다.

 

요컨대, 가름, 갈음, 가늠은 그 소리가 비슷할 뿐만 아니라, 그 뒤에 '-하다'가 붙어 새 말을 생성시키는 것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그 어원과 의미가 다른 낱말이므로 잘 구별해서 사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