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하루 되십시오'

요즈음의 언어 생활을 둘러 보면, 상황에 걸맞는 표현의 궁핍증을 느끼는 일이 많은 듯하다. 호칭과 인사말에서 그런 것을 더욱 심하게 느끼지 않나 싶다. 생활 방식과 사회 환경은 많이 변했는데, 언어가 거기에 발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어느 사회, 어느 시대에나 있는 법이지만,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는 그것이 좀 심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사회 구조가 급격히 변한 때문일 것이다.

다음과 같은 인사말이 더러 쓰이고 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직장 사회에서 먼저 시작된 듯한데, 요즈음에는 방송에서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주로 오전에 쓰는 인사말이다. 새로운 환경에 걸맞은 인사말을 창안하고자 하는 그 마음씨는 우리말의 발전을 위해서도 참으로 긍정적이며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 인사말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되십시오'라는 부분이 문제이다. 되다라는 낱말이 자연스럽게 쓰인 보기로는 "정선배가 착한 사람이 되다."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여기서 정선배와 착한 사람은 결국 같은 격이다. 이 말을 사역형(나타내고자 하는 뜻은 '기원')로 바꾸어 보면, "정선배, 착한 사람(이) 되십시오."가 된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는 (텔레비전 방송의 경우라면) "시청자 여러분, 좋은 하루(가) 되십시오."를 줄인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시청자 여러분과 좋은 하루를 같은 격으로 만들어 버리는 셈이다. 사람을 좋은 하루와 같은 격으로 본다는 것은 잘못이다. 따라서 "좋은 하루 되십시오."는 올바른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

아무래도 이 표현은 다음과 같이 하는 것이 좋겠다.

 

        좋은 하루(를) 보내십시오.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물론 이 때에 좋은 하루를 보낼 주체는 그 인사말을 듣는 상대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월 마침은 형태상으로는 '-십시오.' 또는 '-세요'로서 사역형이지만, 내용상으로는 '기원(祈願)'을 나타낸다.

                                        <말을 잘하고 글을 잘 쓰려면 알아야 할 것들> -리의도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