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우 바르다(?)'와 '경위 바르다'

흔히 다투거나 싸울 때, "이봐, 경우 바르게 행동해!", "그렇게 경우 없는 짓을 하는 수가 어니 있나!"처럼 말하는 수가 있는데, 이 때의 < 경우>는 <경위>를 잘못 쓴 것이다.

< 경우(境遇)>와 <경위(涇渭)>는 다르다.
       < 경우(境遇)> → "(어떤 조건이 있는) 특별한 형편이나 사정"이라는 뜻
             예) 만일 비가 올 경우에는 가지 않겠다.
       <경위(涇渭)> → "사리의 옳고 그르과 시비의 분간"이라는 뜻
             예) 경위 없이 행동하지 마라.

<경위(涇渭)>는 "사리의 옳고 그름과 시비의 분간"을 이르는 말로, 중국 황하의 지류인 '경수(涇水)'와 '위수(渭水)'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이 두 물은 서안 부근에서 만나 합쳐지는데, 경수는 항상 흐리고 위수는 맑아 두 물이 섞여 흐르는 동안에도 구별이 분명하다 해서 그런 뜻이 되었다고 한다.

주로 '경위가 바르다'의 꼴로 쓰이며, 이 말의 반대말은 '경위가 그르다'가 아니라 '경위가 없다'이다. 그러나 1999년 국립국어 연구원이 발행한 「표준국어대사전」은 경우(境遇)를 "사리나 도리"로 풀이하고, ' 경우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마라'라는 예문을 싣고 있다. 즉, 지금까지 모든 국어사전들이 오답으로 가르쳐 오던 것을 느닷없이 정답으로 처리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境'은 '형편'이란 뜻이고 '遇'는 '때, 기회'의 뜻으로 "사리나 도리"란 뜻으로 풀이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듯하다.
                                                                               
 *출처:<이젠 국어사전을 버려라> -장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