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속 외래어 : 서구 외래어

<가십> : 흥미 본위의 뜬 소문. 근거 없는 이야기. 영어 'gossip'에서 온 외래어로, 신문의 「만필(漫筆)」이란 뜻도 있다. 하지만 어원은 신성한「god」에 닿아 있으므로 매우 불행하게 어의가 전성된 셈이다. 그 과정을 보면, 「gossip」을 고대 영어에서는 「godsibb」으로 썼다. 「god」는 '신(神)',「sibb」는 '~에 관계가 있다'란 뜻이므로「gossip」은 '신과 관계 있는 사람' '신의 혈연자'란 말이 된다. 실제로「대부(代父)」의 뜻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나중에 이것이 바뀌어 '허물없는 사람', '친구'라는 뜻이 되었고, 다시 그런 사람들과의 '부담없는 대화'란 의미로 쓰이다가 다시 '뜬소문' '험담'이란 뜻으로까지 추락해 버렸다.

 

<게릴라> : 정면에서 싸워 승산이 없을 때 몇몇 소부대로 하여금 적의 허를 찔러 소전투나 기습을 반복하여 적을 교란하는 전법, 또는 그 부대. 한자어로는 「유격전(遊擊戰)」이나「유격대(遊擊隊」다. '작은 전쟁'이란 뜻의 스페인어「guerilla」에서 온 말이다. 1808년 유럽의 지배자가 된 나폴레옹이 인접국인 스페인을 정복하고 양민들을 괴롭히자, 일단의 마드리드 시민들이 돌과 몽둥이를 들고 일어섰다. 그러나 폭동은 곧 프랑스군에 의해 진압되었고, 그 보복으로 수많은 시민들이 학살을 당하게 된다. 이를 보다 못한 청년들이 전국에서 일제히 무기를 들고 산악지대로 숨어들어 프랑스군과 소위 '작은 전쟁'을 벌이게 된다. 게릴라란 말은 이 같은 스페인의 저항이 전 세계로 알려지면서 정착된 것이다. 훗날 나폴레옹은 이를 가리켜 '스페인의 궤양(潰瘍)이 나를 파괴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골인> : 경주에서 최종 결승지점에 들어서는 일. 공이 골문으로 들어가는 일. 「goal + in」의 구성으로, 잘못된 영어가 외래어로 정착된 경우다. 영어에서는「cross the finish line」또는「finish」라고 한다.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로기> : 권투에서 상대편의 공격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것. 몹시 피곤하거나 취해서 비틀거리는 것을 비유하는 데 쓰기도 한다. 영어「groggy」에서 온 외래어. 18세기 중엽 서인도제도 영국 총사령관이었던 버논 제독의 에피소드에서 비롯된 말로 그 내력은 이렇다. "버논은 늘 조악한 견모 혼방지인 「그로그램(grogram)」외투를 애용했다 해서 수병들로부터「올드 그로그(Old Grog」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당시 수병들에게는 럼주(rum酒)라는 독한 술이 지급되었는데, 수병들이 이를 먹고 취하는 일이 잦자 제독은 럼주에 물을 섞어 주도록 했다. 이에 불만을 느낀 수병들은 그의 별명을 본떠 물탄 럼주를 「그로그(Grog)」라 불러 비아냥거렸고, 나중에는 이 말에「y」를 붙여 「(물탄 럼주에 한하지 않고) 술을 마시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를「그로기(groggy)」라고 말하게 되었다. 지금은 술을 마시지 않고도 후들거리는 것을 모두 그로기라고 한다.

 

<기요틴> : 단두 대(斷頭臺). 프랑스어「guillotine」에서 온 외래어로, 칼날이 비스듬한 도끼를 두 기둥 사이에 달아놓고 그 밑에 죄수를 눕힌 뒤 밧줄을 당기면 도끼가 떨어져 목을 자르도록  되어 있는 장치다. 의사 기요탱(1738~1814)의 이름을 따서 붙였다. 그러나 흔히 전해지는 대로 의사 기요탱이 이 형구를 발명한 것은 아니고, 남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지에서 과거부터 사용되던 형구였는데, 프랑스 혁명 당시 헌법 제정 의원이었던 기요탱이 죄수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사용을 제안했을 뿐이다. 그때까지는 낫으로 목을 베었는데 형리의 실수로 처참한 광경이 벌어지곤 했기 때문이다. 기요탱 자신이 기요틴에 죽었다는 말도 잘못 전해진 것이다. 영어식 발음에 따라 「길로틴」으로 쓰는 사람도 있으나 외래어 사전은 프랑스어 발음에 따라「기요틴」으로 적고 있다.

 

<나르시시스트> : 자기도취형의 사람. 영어「narcissist」에서 온 외래어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나르키소스(Narkissos)」가 어원이다. 절세의 미소년인 나르키소스는 많은 님프(요정)들로부터 프러포즈를 받았으나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결국「에코」라는 님프는 애를 태운 끝에 몸이 여위어 목소리만 남아 메아리가 되었다. 화가 난 에코는 결국 나르키소스를 연못으로 끌어들였고, 우연히 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나르키소스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도취되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다가 물에 빠져죽게 된다. 그가 죽은 뒤 황색과 백색의 꽃이 피어 올랐는데 그것이 바로 「나르시서스(Narcissus)」, 즉「수선화」다. 「나르시시스트」란 말은 이런 나르키소스의 자아도취적 행동에서 나온 말이다. 명사형은 「나르시시즘(narcissism)」, 「수선(水仙)」은 「나르시서스」의 중국명으로「물속에 사는 신선」이라는 뜻이다.

 

<네티즌> :「network」의 「net」에「citizen」의 「izen」을 결합한「netizen」에서 온 외래어. 인터넷 등의 네트워크를 하나의 사회로 보고 그 사회으 구성원을 시민에 비유한 조어다.

 

<다이어트> : 건강이나 미용을 위해 제한된 식사를 하는 일. 영어「diet」에서 온 외래어다. 「체중조절」이나「살빼기」등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나 사실은「식이요법」이란 뜻이다. 따라서 먹는 것과 무관한 살빼기를 「다이어트」라고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영어로 체중조절은「weight-control」이고, 운동을 통한 살빼기는「workout」이다.

 

<다크호스> : 경마에서 실력이 확인되지 않은 말. 또는 의외의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말. 일반적으로는 '실력은 잘 알 수 없지만 유력하다고 생각되는 경쟁상대'를 비유하는 말로 사용된다. 영어「dark horse」에서 온 외래어로, 영국의 디즈레일리가 경마용어로 사용한 것이 확산된 것이다. 「dark」에는 '미지의' '비밀의'란 뜻이 있다.

 

<더치페이> : 함께 음식을 먹은 뒤 값을 각자 내는 것. 한 사람이 호기롭게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같이 먹고도 따로따로 돈을 내는 것이므로 다소 치사한 느낌이 드는 계산법이다. '네덜란드의'라는 뜻의「Dutch」와 '지급'의 뜻인「pay」를 결합한「Dutch pay」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것이지만, 올바른 영어는「Dutch treat」다. 그런 계산법에 하필 「네덜란드」가 붙은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일찍이 해상무역에 손을 댄 네덜란드는 17세기 중엽 강력한 국력을 자랑했다. 이때 똑같이 해상 세력의 확대를 꾀하던 영국과 무려 3년여에 걸친 싸움을 벌이는데, 이때 생긴 경멸과 증오의 기분이 영어에 나타난 것이「Dutch」다. 「Dutch」는 원래 「독일의」란 뜻이었는데, 그 일 이후로「네덜란드의」란 뜻으로 변하고, 이 말이 붙으면 '냉소적인'이란 뉘앙스가 풍기게 된 것. 예를 들면, 「Dutch act」(자살 행위), 「Dutch auction」(값을 깎아 내려가는 경매), 「Dutch uncle」(심하게 비판하는 사람), 「Dutch bargain」(한잔 마시며 맺는 매매계약), 「Dutch comport」(반갑지 않은 위로) 등이 그것이다. '더치페이'도 그런 전쟁의 응어리가 묻어 있는 말이다. 우리말 순화어로 '추렴'이 제시되고 있으나 '더치페이'와 '추렴'은 약간 다른 것 같다.

 

<데스크> : 영어 「desk」에서 온 외래어. 「책상」의 뜻 이외에 「신문 · 잡지 · 방송사의 취재 및 편집 책임기자(또는 담당 부장)」란 뜻으로도 사용하고 있다. 「편집부」란 뜻의 미국영어를 확대 해석해 쓰고 있는 경우다. 「데스크를 보다」는 여기에서 파생된 말로「책임기자(부장)가 아랫사람이 쓴 기사를 점검하거나 퇴고한다」는 뜻이다.

 

<디스크자키> : 라디오 프로그램이나 드스코테크 등에서 가벼운 이야깃거리와 함께 레코드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 영어 「Disk jockey」에서 온 외래어다. 「Disk」는 '레코드판'이란 뜻이고, 「jockey」는 '경마의 기수'란 뜻이므로 전혀 이질적인 직업을 가리키는 말이 된 셈이다. 그 사연은 이렇다.  「jockey」는 스코틀랜드의 남자명인「Jock」의 애칭이다. 이 애칭이 '경마의 기수'를 뜻하게 된 것은 기수 중에 스코틀랜드 출신이 많았기 때문이다.  「Jockkey」를「Disk」와 결합해 신조어를 만든 것은 뉴스위크지였다. 음악을 해설하며 노련한 솜씨로 레코드 기기를 조작하는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자 마치 말을 다루는 기수처럼 레코드를 잘 조작한다 해서 한 기자가「디스크자키」란 이름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언론의 전파력에 힘입어 보통명사로 정착된 것이다.

 

<라이벌> : 경쟁자. 호적수(好敵手). 영어 「rival」에서 온 외래어로, 우리말에서는 다소 호의적인 느낌이 있지만 영어에서는 그런 뉘앙스가 없다. 이 말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놀랍게도「river」, 즉 '강'이 나온다. 왜 강이 '경쟁자'가 된 것일까. 라틴어에서는 강을「rivus」라 하고, 그 강물을 사용하는 주민을 「rivalis」라고 한다. 영어「rival」은 이「rivalis」에서 나온 말로 처음에는 '동료'의 뜻으로만 쓰였다. 강은 예나 지금이나 생명의 젖줄이기 때문에 도시는 강을 사이에 두고 만들어지게 마련이다. 그런데 물이 풍부하면 그 물을 중심으로 한 사람들은 친구가 되지만, 만일 가물면 그것을 두고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라이벌에 '경쟁자' '호적수'라는 뜻이 생겨난 것은 바로 이런 물싸움 때문이었다.

 

<레미콘> : 시멘트와 자갈 등을 물에 섞어 공사현장으로 싣고 가는 콘크리트. 일본의 한 시멘트 회사가 「ready-mixed concrete」의 앞부분인「re-mi-con」만 따서 「레미콘」이란 「축소지향의」상품(상표)명을 만들어 쓰던 것을 우리가 들여온 말이다. 국어사전은 '양회반죽'으로 순화해 쓰도록 하고 있지만, 너무 굳어져 쉽게 순화될 것 같지 않다. 레미콘 트럭은 반죽한 콘크리트가 굳지 않도록 차체를 돌리면서 가지만, 일단 공사장에 부어지면 이내 굳어 버리고, 한번 굳은 콘크리트를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외래어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부적합한 외래어를 쓰기 시작했다면 그것이 언중들의 입에 굳어지기 전에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신문기자 등 언론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할 것이다.

 

<레임덕> : 임기 말 대통령의 권력누수현상. '절름발이 오리'란 뜻의  「lame duck」에서 온 말로, 18세기 런던 증권시장에서 비롯됐다. 빚을 못 갚아 시장에서 제명된 증권거래원을 그렇게 부른 것. 이것이 19세기 미국으로 건너가 힘빠진 정치인의 한심한 신세를 뒤뚱뒤뚱 걷는 오리 모습에 비유했다. 하필 오리에 빗댄 것은 「이미 쓰러진 오리에 탄약을 낭비하지 말라」는 사냥꾼들의 금언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렌터카> : 돈을 받고 빌려주는 임대용 자동차. '임대차'란 뜻의 영어 「rent-a-car」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말이다. 「rent-car」에서 온 말로 알고「렌트카」라고 잘못 적는 수가 많다.

 

<룸펜> : 부랑자. 실업자. 독일어 「Lumpen」에서 온 외래어다. 정확하게 말하면「Lumpen」은 '넝마' '누더기'란 뜻으로, '부랑자'라는 의미는 없었는데, '건달'이라는 뜻의 「룸펜헌드(Lumpenhund)」나 마르크스가 부랑자 등을 포함한 최하층 노동자 계급을 가리킬 때 사용한 「룸펜프롤레타리아트(Lumpenproletariat)」등의 표현이 있기 때문에 우리말에서는 '부랑자' '직업없이 빈둥빈둥 노는 남자'의 형태로 정착되었다. '놈팡이'라는 말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류머티즘> : 관절이나 근육에 심한 통증이 있는 병. 영어「rheumatism」에서 온 외래어다. '액체의 흐름'이란 뜻의 그리스어「rheuma」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옛날에는 병독(病毒)이 흘러 관절이나 근육을  아프게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류머티즘'으로 적어야 하지만 의료학회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이 계속 '류머티스'로 부르기를 고집하고 있어 '류머티즘'으로 완전히 순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류머티스'는 방언인 「rheumatiz」에 따른 표기다.

 

<리베이트> : 판매대금의 일부를 사례금 형식으로 되돌려주는 일, 또는 그런 돈. 영어「rebate」에서 온 외래어다. 우리말에서는 뇌물처럼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영어의 본뜻은 '환급하다' '(어음 등을) 할인하다' '감소시키다'의 뜻으로, 나쁜 뜻은 없다. 우리가 쓰는「(나쁜 뜻으로서의) 리베이트」에 해당하는 영어는「kickback」이다.   '치다' '때리다'의 뜻인 라틴어「battre」가 어원이다. 「battre」에서 '쳐서 넘어뜨리다'의 뜻인 고대프랑스어 「rabattre」가 생겼고, 이것이 영어에 들어가 '할인하다' '공제하다'의 뜻인「rebaten」이 되었다. 「rebate」는 이것이 변해서 된 말이다.

 

<린치> : 사적 제재(私的 制裁). 즉, 정당한 법 절차에 따르지 않고 개인이 멋대로 가하는 벌이나 제재를 말한다. 영어의 「lynch」에서 온 외래어다. 우리말 외래어 '린치'가 '누군가를 사적으로 혼내 주는' 정도의 뉘앙스라면, 영어「lynch」는 그보다 훨씬 심각하여「누군가를 죽이거나, 잔인한 형벌을 가하는 일」을 뜻한다. 그 이유는 이 말의 생성배경 때문이다. 18세기 미국 버지니아주에 「찰스 린치」라는 농장주 겸 치안판사가 있었다. 그는 당시의 혼란스런 사회를 제압하기 위해 사적 재판권이 부여된「린치법(Lynch's Law)」을 만들어 흑인을 비롯한 죄인들을 정식 재판 없이 교수형에 처하는 등 잔혹하게 다스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린치」란 말은 바로 그 「찰스 린치」란 사람의 이름에서 나온 말이다.

 

<마라톤> : 육상경기에서 42.195km를 달리는 장거리 경주. 아테네시 동북쪽에 있었던「마라톤(Marathon)」이란 들판의 명칭에서 따온 말이다. 그리스를 노리던 페르시아가 기원전 490년 600척의 군함을 이끌고 마라톤 들판에 상륙해 그리스군을 공격했다. 그리스군의 숫자는 페르시아군의 10분의 1에 불과했으나 싸움은 의외로 그리스의 승리로 돌아갔다. 이때 한 전령이 아테네까지 달려가 시민들에게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우리가 이겼습니다."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이것이 소위 마라톤 경주의 기원이 된 사건이고, 오느날의 마라콘 풀코스인 42.195km는 마라톤 들판에서 아테네까지의 거리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1927년 국제 육상 경기 연맹이 그리스에 의뢰하여 실측한 결과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의 거리는 36.75km였고, 42.195km는 1908년 제4회 근대 올림픽이 열렸던 런던스타디움에서 윈저성까지의 거리였다고 한다. 고대 올림픽에서 마라톤 경주가 행해졌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근대올림픽은 프랑스 쿠베르탱 남작의 주도로 시작돼 1898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1회 대회가 열렸는데, 이때 프랑스 언어학자 미셸 브레알이 예의 마라톤 이야기를 기초로 그것을 기념하는 경주를 열자고 제안해 이뤄진 것이다.

 

<맘모스> : '매머드'를 잘못 이르는 말. 주로「거대한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매머드는 빙하시대 유라시아 등 북반구에 살았다고 하는 거대한 코끼리를 말한다. 화석으로 추측해 볼 때, 큰 것은 어깨길이만 무려 4m에 이른다. '거대한 괴물이나 사물'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는 것은 그런 엄청난 몸집 때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영어 「mammmoth」는「흙의 동물」이란 뜻의 슬라브어「mamont」에서 왔다. 어쩌다 볼 수 있는 매머드가 시체상태였으므로 야쿠트족이나 퉁구스족이「흙 속에서 살다 밖으로 나오면 죽는 동물」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부른 것이라고 한다. 매머드는 일반적으로 빙하기 때문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상아 때문이라는 학설이 대두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즉, 종족 번식과 구애(救愛)를 위하여 수컷들이 경쟁적으로 상아를 웃자라게 하는 바람에 몸무게의 3분의 1에 달하는 상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멸종했다는 것이다. '매머드'를 '맘모스'로 적어왔던 것은 일본에서 '맘모스'로 적고 있는 것에 영향받은 것이다.

 

<메리야스> : 무명실이나 털실 등으로 짠 내의. 영어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나 사실은 스페인어「메디아스(medias)」나 포르투칼어「메이아스(meias)」를 외국어 발음을 잘 못하는 일본인들이「메리야스」로 변형시켜 사용하던 것을 우리가 받아쓰고 있는 말이다. 그러나 「메디아스」나「메이아스」는 원래 내의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 「면사(綿絲 · 무명실)」나  「모사(毛絲 · 털실)」등으로 짠 직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고대 오리엔트 시대 때 발명된 이 직물은 매우 부드럽고 신축성이 있어 서구에서 내의나 장갑 · 양말 등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었다. 18세기 중반에 이르러 무역선을 타고 이것이 일본에 상륙했는데, 처음에는「막대소(莫大小)」라 불렀다. 「莫(막)」은 '없다'의 뜻이므로  「대소(大小)가 없다」즉, 신축성이 좋다는 뜻이다. 내의를 만드는 원료가 내의의 뜻으로 변화된 셈이다.

 

<미시족> :아가씨 같은 20,30대 주부. '아가씨'의 구어인「missy」에 「족(族)」을 결합한 말이다. 「族」을 붙이는 조어법은 일본이 먼저 시작했다. 1947년 다자이 오사무의「사양(斜陽)」이란 소설이 인기를 끌어  「사양족(斜陽族)」이란 말이 크게 유행하자, 그 뒤부터 일정한 집단을 지칭하는 말에「-族」이란 접미사를 붙이는 조어들이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던 것.「사양족」이란 '이제 별볼일 없는 사람', 시쳇말로 '지는 해'를 일컫는 말이다. 「사양산업」이란 말도 사양족으로부터 생긴 말이다. 미시족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일본의 한 패션회사가 70년대에 만들어 쓴 말이다. 말하자면 단물 신물 다 빠진 말인 셈인데 지난 90년대 초 우리나라의 한 여성복 업체가 '커리어우먼과 그들을 동경하는 주부'를 타깃으로 한 여성복을 만들고, 이 말을 광고에 활용하면서 대중화되었다. 당시 카피에 자주 등장했던 말은「늘 애인같은 아내」「아줌마 패션은 노, 미니스커트는 오 예!」등이었다.

 

<바바리 코트> : 봄 가을에 입는 간편한 방수 외투. 원래는 영국의 우비 제조회사인 「버 버리(Burberry)」사에서 만든 방수 외투의 상품명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방수 외투를 가리키는 보통명사처럼 쓰이고 있다. 영어의 보통명사는「트렌치코트(trench coat)」다. 적의 사격을 피해 숨는「참호」란 뜻의 「트렌치(trench)」가 코트 이름이 된 것은, 버 버리사가 2차 대전 때 군인들이 참호 속에서 입었던 외투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상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바바리 코트가 유명해진 것은 2차 대전 후 크게 히트했던 영화「카사블랑카」에서 험프리 보가트가 이 코트를 입고 나온 것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바자회> : 자선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일시적 상품 판매장. 자선사업으로 행하는「전시즉석판매회」의 뜻인 영어 「bazzar」에「회(會)」를 결합해 만든 말이다. 「bazzar」자체에 「회」의 뜻이 포함되어 있으므로「바자회」는「처갓집」과 같은 이중표현(겹말)이다. 따라서 국어사전들도 표제어로 「바자」만 올려놓았으나, 실제 언어생활에서는 대부분「바자회」라 일컫고 있다. 말하자면 습관에 의한 이중표현인 셈인데, 그렇다고「바자회」는 안 되고 「바자」만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직은 무리일 것 같다.

 

<백미러> : 자동차나 자전거 등에서 뒤쪽을 살펴보는 거울. 일본인들이 자의적으로「back-mirror」란 영어를 만들어내고「밧쿠미라」로 부르던 말이다. 「back-mirror」는「잔등에 달린 거울」이란 뜻이 되므로 맞지 않는 영어다. 올바른 영어로는 「리어 뷰 미러(rear-view-mirror)」또는「드라이버스 미러(driver's mirror)」이다. 순화어는「뒷거울」이지만 아직은 어색하기만 하다.

 

<밸런타인데이> : 로마의 사제였던 발렌티누스(Valentinus)가 순교한 2월 14일을 기념하는 날.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가 원정을 떠나는 병사들로 하여금 집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들의 결혼을 금지했는데, 발렌티누스가 이에 반기를 들다 270년 이날 처형된 것이다. 정식 명칭은「Saint Valentine's Day」다. 흔히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는 날로 알고 있으나 초콜릿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이 계절이 되면 나무의 새 순이 트고 작은 새들이 발정한다는 민간전승과, 특별히 이날만은 여자가 남자에게 먼저 사랑을 구해도 된다는 유럽의 풍습을 제과업체들이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남자가 여자에게 사탕 등을 주는 날로 알려진「화이트데이」는 일본의 제과업체가 만들어낸 풍습이다.「발렌타인데이」로 잘못 쓸 수 있으나 외래어표기법에 따라 「밸런타인데이」로 적어야 한다.

 

<보이콧> : 소비자가 단결하여 어떤 상품을 사지 않는 일. 배척 · 불매운동.  「boycott」에서 온 외래어로, 「실루엣」이나「샌드위치」처럼 사람의 이름으로부터 나온 말이다. 산업혁명 후 영국의 아일랜드 지배가 노골화되던 1880년 어느 날 찰스 커닝햄 보이콧이란 영국인이 아일랜드 복동부의 한 경작지 지배인으로 부임했다. 그런데 그 해 큰 흉년이 들자 소작인들은 소작료를 내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주인을 이를 거부하고 보이콧을 시켜 반드시 징수하도록 했다. 이에 분개한 소작인들은 일치단결하여 보이콧을 「왕따」시키는 작전으로 나갔다. 우편물을 중도에서 가로채고 음식도 주지 않은 것. 결국 그는 아사상태가 되었다가 출동한 영국군대에 의해 구출되었는데,「보이콧」은 바로 이 사건 이후 자연스럽게 생긴 말이다.

 

<보헤미안> :「Bohemian」에서 온 외래어로, 원래는「보헤미아 사람」이란 말이다. 보헤미아는 기원 전부터 그 뿌리가 존재했던 나라였으나 지금은 체코 공화국의 한 지방으로만 남아 있는 역사상의 국가다. 그러나 「보헤미안」은 원뜻보다는「사회적 규범이나 관습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그렇게 된 것은 프랑스 사람들의 잘못 때문이다. 떠돌이 유랑민족인 「집시」가 15세기 경에 당시 체코슬로바키아 보헤미아 지방에 많이 들어와 살았는데, 프랑스 사람들이 이들을 멸시해「보헤미안」이라고 부른 것이다. 이 말을 나중에 작가 새커리(영국의 소설가)가 그들의 자유분방한 생활 방법을 닮은 예술가 그룹을 지칭하는 데 사용함으로써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부르주아> : 프랑스어「bourgeois」에서 온 외래어. 지금은「자본가」또는「부자」의 뜻으로 쓰이지만, 원래는「성 안에 사는 사람」이란 뜻으로, 중세 이후 도시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 온 평균적인 도시 시민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옛날 유럽의 도시들은 대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이처럼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라틴어로「부르구스(burgus)」라고 했다. 함부르크 · 브란덴부르크 등은 그런 도시이다. 그리고 그 성벽 안에 사는 사람들, 즉 시민은「부르겐시스(burgensis)」라고 했다. 부르주아는 이「부르겐시스」가 프랑스어에 들어가 만들어진 말이다. 부르주아를 봉건주의의 담당자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역사적으로는 오히려 그 반대다. 즉, 17세기 이후 농민계급과 결합해 영주 경영에 의한 봉건사회의 타도와 자유 · 평등을 주창해 그것을 실현시킨 사람들이 부르주아였던 것이다. 18세기 산업혁명을 거쳐 이들의 지배 아래 자본주의가 발달하고 제4신분인 프롤레타리아가 대두하자 부르주아는 이번에는 유한계급을 가리키는 의미로 변해 농민과 노동자와 대립하게 되었다. 역사의 변화에 따라 정반대의 뜻을 갖게 된 셈이다.

 

<비키니> : 브래지어와 팬티 모양으로 상하가 나뉘어 가슴과 사타구니를 조금 가리도록 된 여자 수영복. 「bikini」에서 온 외래어로, 북태평양 마셜군도의「비키니 환초(環礁)」에서 따온 말이다. 이 수영복은 1946년 7월 5일 프랑스의 한 패션쇼에서 누드 댄서 미셰린 베르나르디니가 입고 나와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그 패션쇼가 있기 나흘 전인 1946년 7월 1일 비키니 환초에서 원자폭탄 실험이 있었던 점에 착안하여 디자이너가「비키니」라는 이름을 붙인 것. 일종의 마케팅 전략인 셈인데, 노출도가 심해 원자폭탄처럼 강렬한 인상을 준다는 것과, 숨을 곳이 없다는 두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사디즘> : 상대에게 고통을 주어 쾌락을 얻는 변태성욕.  「가학성애(加虐性愛)」라고도 한다. 영어「sadism」에서 온 외래어.  불어「sadisme」을 외래어로 적을 때는「사디슴」이 되지만, 현행 외래어 사전에는 영어식 발음에 따라「사디즘」으로 올라 있으므로「모든 외래어는 원어에 가깝게 적는다」는 외래어 표기원칙을 도외시한 예이다. 프랑스 작가 「사드(sade:1740~1814)」의 이름에서 비롯된 말이다. 왕가의 친척(후작)이었던 그는 자신의 집에 창녀를 불러들여 온갖 가학적인 성행위를 일삼다 투옥되었고, 혁명대가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하기 며칠 전에는 소변을 밖으로 배출하는 깔 때기를 메가폰처럼 거꾸로 잡고 "놈들이 죄수들을 학살하고 있다. 빨리 들어와 죄수들을 풀어줘야 한다"고 외친 기행(奇行)의 주인공이다.

 

<사우나> : 핀란드식 증기탕.  「증기탕」을 뜻하는 핀란드어「sauna」에서 온 말이다. 돌을 달구어 얻은 열기와 그 돌에 물을 끼얹어 얻은 증기로 밀폐된 욕실의 온 · 습도를 높여 땀을 낸 뒤 냉수욕을 하는 것이 정통 핀란드식 증기 목욕법이다. 흔히「사우나탕(湯)」이라고 일컫는데, 이것은 사우나 자체에 「탕」의 뜻이 있으므로 이중 표현이 된다.

 

<산타클로스> : 크리스마스 전날 밤 굴뚝을 통해 들어와 자고 있는 어린이들의 양말 속에 선물을 넣어준다는 빨간 옷, 하얀 수염의 노인. 영어「Santa Claus」에서 온 외래어로 4세기 초 소아시아(지금의 터키)에 있었던 그리스 정교회 주교였던「성 니콜라스」의 이름에서 온 말이다. 니콜라스는 어린이의 수호 성인으로 인식되어 중세 이래 매년 12월 6일이 되면 주교로 분장한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설교를 하고 과자를 주는 등의 민간 전승이 있었는데, 이것이 근대에 이르러 미국으로 전해진 것이다.

 

<샌드위치> : 얇게 썬 두 개의 빵조각에 고기 · 달걀 · 야채 등을 넣은 음식.  영어「sandwich」에서 온 외래어로, 18세기 중엽 영국의 샌드위치 백작이 밤새워 도박을 할 때 카드를 멈추지 않고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고 연구한 끝에 만들어낸 음식이라 해서 나온 말이다. 그러니까 프랑스 재무장관인 실루엣의 이름을 따서「실루엣」이란 말이 생긴 것처럼 이 경우도 사람의 이름이 보통명사가 된 경우다.   「샌드위치 맨」「샌드위치 휴일」은 여기서 파생된 말이다. 샌드위치맨은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몸의 앞뒤에 두 장의 광고판을 달고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을 말하고, 샌드위치 휴일은 휴일 사이에 끼인 평일을 연차나 월차 휴가 등으로 대체하면 내리 쉴 수 있을 때를 말한다.

 

<샐러리맨> : 봉급 생활자. 월급쟁이. 「salary man」에서 온 외래어다. 그러나 영어에서는「salaried man」또는「salaried worker」라 하므로 잘못된 영어에 따른 외래어다. 일본인들이 자의적으로「salary man」이란 말을 만들고「사라리만」이라고 말하는 것을 빌려온 것 같다.「salary」는 '소금을 사기 위한 돈'이란 뜻의 라틴어「salarium」에서 왔다. 「sal」은 '소금'의 뜻이다. 사람이 소금을 먹지 않고는 살 수 없으므로 소금을 양산하는 기술이 개발되기 전에는 소금이 돈처럼 거래되었던 것은 로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salarium」이란 로마 정부에서 병사들에게 정기적으로 주어 소금을 사게 하는 돈을 가리킨 말이다. 이것이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에 들어가 '월급'이나 '정기적 급료'를 뜻하는「salary」가 된 것이다.

 

<시트콤> : 영어「sitcom」에서 온 외래어. 「situation comedy」, 즉 '상황 코미디'를 줄여 만든 말이다. 단순히 'TV 코미디 프로'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으나, 시트콤은 방영 때마다 등장인물은 같지만, 내용은 매번 다른 상황을 설정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TV 코미디를 가리킨다.

 

<실루엣> : 윤곽 안을 검은 빛으로만 그린 그림. 그림자 그림으로만 표현한 영화 장면. 프랑스어「silhouette」에서 온 외래어다.  루이 15세 때의 프랑스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웠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에티엔 드 실루에트(1709~1767)란 사람을 재무장관으로 기용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특권계급으로부터 세금을 거두려 했으나 고등법원으로부터 완강한 저항을 받게 된다. 그러자 직원들에게 세금이 될 수 있는 모든 것에 과세를 하도록 지시했는데, 그 중에는 사람이 숨쉬는 것에까지 세금을 물린다는 계획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극단적인 내핍정책을 수립하고 몸소 모범을 보이기도 했는데, 그 한 예가 초상화를 그릴 때는 검은색으로만 그려 물감을 절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같은 혹독한 정책은 국민들의 반발을 불러 결국 재임 8개월 만에 장관직을 내놓아야 했다. 「실루엣」이란 말은 바로 이런 그의 지독한 내핍정책에서 온 말이다. 8개월밖에 장관을 하지 못해「그림자 같은 사람」이라 한 데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아멘> : 교회나 성당에서 기도나 찬송이 끝난 뒤, 또는 시편이나 성구를 읽은 뒤 외치는 말이다. 히브리어 「àmèn」에서 왔다. 영어식 발음은「에이멘」이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에서도 똑같은 말을 쓰는데, 그것은 원래 유대인들이 예배의식에 사용한 것을 그리스도교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동사로는「확실하다, 명사로는「진리」, 부사로는「참으로」, 끝맺는 말로는「확실히 그렇게 되어지이다」「그렇게 해 주십시오」의 뜻이 있다. 요즘 우리가 교회에서 들을 수 있는「아멘」의 뜻은 설교나 기도를 듣는 사람이 발언자의 말에「동감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아킬레스건(腱)> : 발뒤꿈치 바로 위에서 장딴지로 이어지는, 인체에서 가장 크고 가장 강한 힘줄이다. 보행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腱(건)」은「힘줄」의 뜻이다. 우리말을 써서「아킬레스 힘줄」이라고도 한다. 아킬레스는 그리스 호메로스의 서사시「일리아드」에 나오는 영웅「아킬레우스」의 영어명이다. 그의 어머니가 어린 아킬레스를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흐르는 스틱스강에 담가 불사신으로 만들었으나 뒤꿈치만은 물에 담그지 않아 이것이 아킬레스의 유일한 약점이 되고 말았다. 결국 그는 트로이 전쟁에서 그 뒤꿈치에 독화살을 맞고 죽었다 해서「강자의 치명적인 약점」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알코올> : 탄화수소의 수소를 수산기(水酸基)로 치환한 형태의 화합물. 「술」을 가리키기도 한다. 영어「alcohol」에서 온 외래어다. 영어「alcohol」은 중세 라틴어인「알코흘(alkohol)」에서 왔고,「alkohol」은 아랍어「알-쿨(al-kuhl)」에서 왔다. 아랍 귀부인들은 안티몬 가루로 아이섀도를 만들어 눈썹에 까맣게 발랐는데 그 가루를「쿨(kuhl)」이라고 했다. 여기에 영어의 정관사「the」에 해당하는「알(al)」을 붙인 것이 바로「al-kuhl」이다. 이 말이 라틴어「alkohol」이 되었고,「(안티몬 가루가) 순수하고 미세하다」해서「정밀하게 증류된 주정(酒精)」이란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오랫동안「알콜」로 익숙해져 왔으나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지금은「알코올」로 써야 한다.

 

<알파벳> : ABC 등 배열순이 정해져 있는 유럽 여러 나라 언어의 표기에 쓰이는 문자의 총칭. 일반적으로는 로마자를 가리킨다. 그리스 문자의 첫 번째와 두 번째인「알파(α)」「베타(β)」에서 유래하는 영어「alphabet」에서 온 외래어다. 「알파벳」은 현대영어에서는 26자이지만 당초에는 21자였고, 각국 언어에 따라서도 그 수가 다르다.

 

<양키> :「미국 사람들」을 얕잡아 이르는 말로 영어「Yankee」에서 온 외래어다. 원래는 뉴잉글랜드 지방 원주민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독립전쟁 때 영국인들이 미국인 전체를 얕잡아 이르는 말로 썼고, 남북전쟁 당시에는 남부 상류사회 사람들이 북부사람들을 경멸하여 쓴 말이다. 그 후로는 미국 이외의 국가로부터 미국인 전반에 대한 속칭으로 쓰이고 있다.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는데, 영어의 인명「존(John)」에 해당하는 네덜란드어「얀(Jan」의 애칭인「양케(Janke)」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영국사람」이란 뜻의 영어「잉글리시(English)」또는 프랑스어「앙글레(Anglais)」가 변한 말이라는 설도 있다.

 

<오바이트> : 과음한 뒤 먹은 것을 게우는 일. 「overeat」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나「overeat」는「과식하다」,「과식해서 탈나다」란 뜻이고「너무 많이 마셔 토하다」는 뜻은 아니다. 말하자면 오용(誤用)에 의해 굳어진 외래어인 셈이다. 그렇다고「오바이트」를「과식하다」의 뜻으로 쓸 수는 없는 일이다.

 

<올드미스> : 노처녀.   혼기를 놓친 미혼여성. 「Old」와「Miss」의 결합으로, 엉터리 영어에 따른 외래어다. 일본에서 그렇게 쓰던 것이 우리말에 상륙했고, 최희준의「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로 시작되는 노래가 그 정착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Miss」는 젊은 여자에 대한 호칭으로,「처녀」란 뜻은 없다. 영어에서는 노처녀를 「old maid」또는「spinster」라고 부른다.

 

<원샷> : 따라놓은 술잔을「한번에 들이켜라」라는 말. 여럿이 술을 마실 때「건배!」대신 외치는 구호로도 쓰인다. 영어「One shot」에서 나온 말이나 원뜻과는 다르게 굳어진 말이다. 작가 안정효 선생은 「영어길들이기」(현암사, 1997)에서 이 말이 왜 잘못된 것인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shot」는 소주나 위스키 같은 독주를 아무것도 타지 않고 그냥 마실 때 사용하는 작은 잔을 가리키므로,「잔을 비우라」는 뜻의 영어는「One shot」가 아니라,「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죽 들이켜라」는 뜻으로「Bottoms up!」이라 하고, 무엇을 위해서건 그냥「위하여!」라고 하려면「Cheers!」라고 해야 옳다."

참으로 좋은 지적이다. 그러나 누군가 이런 정보를 근거로 이미 굳어진 「원샷!」이란 말을 쓰지 말라거나, 원래의 뜻으로만 써야 하다고 주장하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유레카> : 그리스어로「나는 그것을 발견했도다」라는 뜻.  지금은 주로「아이디어 개발」이나「발명의 성취」를 상징하는 말로 쓰인다. 이 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 때문이다.

"시라쿠사에「히에론 2세」란 왕이 있었는데, 그는 부정한 세공사가 왕관에 은을 섞은 것을 의심하고 아르키메데스를 불러 사실 확인을 부탁했다. 하지만 아르키메데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었다. 왕관을 부수지 않은 상태에서 검증을 해 내야 했기 때문이다. 고민 속에 있던 그는 어느 날 욕조에서 자신의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보고 역사적인 발견을 하게 된다. 물체의 일부 또는 전체가 유체(액체 또는 기체) 속에 있을 때 물체에는 그 물체가 차지한 유체의 부피만큼 부력이 작용한다는 원리를 알아 낸 것이다. 그는 너무너무 기쁜 나머지「유레카(Heurèka)! 유레카!」하고 외치며 알몸으로 거리로 뛰쳐 나왔다고 한다. 이 원리(훗날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는 즉시 왕관에 은이 섞여 있음을 알아내는 데 이용되었고, 나중에는 배 위의 짐 무게를 계산하는 데도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알몸쇼는 훗날 누군가가 만들어 낸 이야기일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

 

<일러스트> : 책, 광고 등에 사용되는 삽화나 설명도.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이 줄어든 말이다. 일본에서「이라스토」로 줄여쓰는 것이 우리말에 온 듯하다.

 

<지그재그> : 직선이 아니고 갈지(之)자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는 모양. 영어「zigzag」에서 온 외래어로「Z자 모양」「번개 모양」의 뜻이다. 영어「zigzag」는 '톱니'를 뜻하는 독일어「Zacke」에서 왔다. 흔히 지그자그라고도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지그재그라고 적어야 한다. 여기서 파생된 말은 여러 가지다. 예컨대 똑바로 가지 않고 뱀이 진행하는 것처럼 좌우로 행진하는 데모는「지그재그 데모」, 바늘을 좌우로 움직여 꿰매는 미싱은「지그재그 미싱」, 군함이 적의 포 공격을 피하기 위해 갈지자 모양으로 항해하는 것은「지그재그 항행」이다.

 

<지르박> : 193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유행한 4분의 4박자의 사교 댄스. 남녀가 손을 맞잡고 다가서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는 등 자유로운 동작이 이 춤의 특징이다. 영어「지터버그(jitterbug)」를 일본에서「지루바」란 외래어로 만들어쓰던 것이 우리말에 들어와 약간 변형된 경우다. 「jitter」는 안절부절못해 신경질적으로 몸을 뒤흔든다는 뜻이고, 「bug」는 뭔가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을 뜻한다. 「지루박」으로 잘못 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집시> :「Gypsy」에서 온 외래어로, 인도 북부지역에서 기원한 코카서스 인종의 유랑민족을 말한다. 검은 머리와 검은 눈을 하고 있으며 현재 중남부 유럽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 약 200만~300만 명이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신적이고 쾌활하며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생활하기 때문에「방랑생활」또는「방랑생활을 하는 사람」을 비유하는 말ㄹ 곧잘 인용된다. 이들을「보헤미안」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15세기 경 체코 공화국의 보헤미아 지방에 집시들이 많이 들어가 있었다 해서 프랑스인들이「보헤미아 사람」이란 뜻으로 그렇게 부른 것이 정착된 것이다.

 

<징크스> : 불길한 일. 어떤 일이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될 것으로 믿고 있는 일. 영어「jinx」에서 온 외래어로, 그리스어로「junx」라 부르는 새의 이름에서 온 말이다. 주로 개미를 잡아 먹고, 목을 자유로이 회전하는데, 그 동작이 왠지 불길하다 해서 예부터 불길의 심벌로 생각해 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길흉을 점치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

 

<카니발> : 사육제(謝肉祭). 자동차 이름으로 채택되어 더욱 유명해진 말이다.  「carnival」에서 온 외래어로, '고기'를 뜻하는「카르니스(carnis)」와 '없애다, 제거하다'의 뜻인「레바레(levare)」가 결합해 만들어진 라틴어「카르네레바리움(carnelevarium)」에서 온 말이다. 이것의 우리말 번역어가「사육제」다. 「사(謝)」는 '허락하다'의 뜻이므로「고기를 먹어도 되는 축제」란 뜻이다.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부활제 전 40일 간을「사순절」이라 해서 독실한 기독교인들은 고기를 먹지 않고 행동을 삼간다. 그런데 그 사순절이 오기 전 3~8일 동안은 고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춤추고 노래부르며 즐기는데 이것이 바로「카니발」이다. 이 기간이 지나면 육식을 금하게 되어 있으므로 라틴어로「파르네레바리움」이라고 한 것이다. 그러니까 라틴어 어원상으로는「고기를 끊음」의 뜻이지만 실제로는「고기를 먹는 기간」이므로 우리말 번역어에서는「육식을 허락하는 축제」란 뜻으로「사육제」라 한 것이다. 영어「카니발」은 그것이 근간이 되어 종교적 배경이 없는 '축제'를 가리키는 뜻으로도 확대 사용되었다.

 

<쿠데타> : 지배 계급 내의 일부 그룹이 무력을 바탕으로 비합법적으로 정권을 빼앗는 것. 프랑스어「coup d' État」에서 온 외래어다. 「국가에 대한 일격」이란 뜻으로, 영어로 하면「stroke against stste」에 해당하는 말이다. 세계적으로 영어보다 프랑스어가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쿠데타의 전형적 기원이 1799년에 있었던 나폴레옹 1세의 무력 정권 탈취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쿠데타」가「혁명」과 다른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반드시 민중의지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둘째는 기습적으로 감행되며 반대파를 가혹하게 다스린다는 점이다.

 

<큐> : 방송에서 대사 · 동작 · 음악 등의 시작을 지시하는 신호. 영어 알파벳「Q」에서 온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더러 있으나, 사실은 영어「cue」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말이다. 영어「cue」는 「몇 시」의 뜻인 라틴어「quando」, '어떻게'의 뜻인「qualis」의 머리글자「q」가 진화해 만들어졌다. 이 말이 배우의 등장을 지시하기 위해서 대본에 사용된 것은 16 · 17세기다.

 

<X-mas> :「크리스마스(Christmas)」를 달리 표기하는 말이다. 「Christmas」보다 쓰기가 편리해서인지, 아니면 보기가 좋아서인지 모르지만, 요즘 들어「X-mas」로 적는 경향이 많은 듯하다. 「Christmar」는 '그리스도'를 뜻하는「Christ」와 '미사(예배)'를 뜻하는「Mas」의 합성어이므로「그리스도 예배」란 말이다. 「Christmas」의 다른 표기인「X-mas」의「X」는 '그리스도'의 뜻인 그리스어(희랍어)「크리스토스」의 머리글자다. 이것을 영어 철자로 바꾸면「Christos」가 된다. 다시 말해「X」는 영어의 알파벳이 아니라「그리스도」를 뜻하는 영어「Christ」의「ch」에 해당하는 그리스어인 셈이다. 「X-mas」를「엑스-마스」라고 읽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타블로이드> : 보통 신문의 절반 크기인 신문. 「평판(平板)」이라는 뜻의「table」과「~와 같은」의 뜻인「oid」의 합성어로, 원래는 19세기 말 영국의 한 제약회사가 알약에 붙인 상품명이었다. 가루약을 굳혀 만든 알약이 넓적한 형태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평판과 같은」이라는 뜻으로「tabloid」라고 명명한 것이다. 기존의 약들은 바닥에 놓으면 굴러가곤 했는데, 이 새로운 모양의 알약은 그런 단점을 보완해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그「tabloid」란 이름으로부터「in tabloid form(간결하게, 요약하여)」이란 표현이 생겨났고, 나아가  '여러 가지 기사를 압축하여 편집한 것'이란 뜻에서 소형 신문을 「타블로이드」라 부르게 되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대중을 위한 작은 판형의 값싼 신문이 나온 것이 타블로이판 신문의 효시다.

 

<패닉> : 생명이나 생활을 위협한다고 생각되는 현실적 또는 상상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일어나는 극도의 사회 혼란 상태. 「공황(恐慌)」을 일컫기도 한다. 영어「panic」에서 온 외래어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Pan(판)」이란 신으로부터 나온 말이다. 상반신은 사람이고, 하반신은 양의 다리에 말굽이 있는 판은, 싸울 때 적에게 공포심을 주기 위해 곧잘 고함을 지른다. 또 밤이고 낮이고 잠을 자는데, 이때 누군가가 수면을 방해하면 이상한 소리를 질러 황당하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양들이 갑자기 뭔가에 홀린 듯 불안한 상태가 되거나, 산에 간 사람이 공포심을 느끼는 것은 안면(安眠)을 방해받은 판의 장난 때문이라고 믿었다. 판이 일으키는 이런 공포행위로부터「판의」란 뜻인 영어 「panic」이 생겼고, 다시「공황」,「공포」,「당황」등의 명사로도 쓰이게 되었다.

 

<팬티> : 다리 부분은 거의 없고 엉덩이와 살에 꼭 붙는 짧은 속옷. 일부 사전이「여성용 짧은 속바지」로 풀이해 놓은 탓인지 여성용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우리말 외래어로서의「팬티」는 남녀 구분없이 가장 깊숙이 입는 옷을 가리킨다. 「빤쓰」는 남자용,「팬티」는 여자용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빤쓰」는 「반 바지」란 뜻의 영어「pants」를 일본에서「판쓰」라는 외래어로 만들어 쓰던 것을 우리가 '속옷'의 뜻으로 가져와 썼던 말이다. 하지만「pants」를 '속옷'으로 쓰는 것은 원래의 뜻이나 어법과는 다르다. 영어「pants」는 우리가 쓰고 있는 것처럼 속에 입는 것이 아니라 겉에 걸치는 반 바지란 뜻이다. 올바른 영어로 남자의 속옷은「shorts」이고, 여자용 속옷은「panties」다. 우리말 외래어「팬티」는「여자용 속옷」인「panties」에서「es」를 떼고 만든 말이다.

 

<필로폰> : 각성제 메스암페타민의 상표명. 이 각성제를 만든 일본「대일본제약」의 영어식 상품명인「Philopon」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것이다. 오랫동안 「히로뽕」으로 불려왔으나 이것은「Philopon」의 일본식 발음을 소리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그동안 「필로폰」이란 표기와「히로뽕」이란 표기가 상충했던 이유는, 이것을 만든 회사는 일본의 제약회사이고 상품명은 영어식으로 지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어 상표명을 존중해야 할 것이냐, 일본식 명칭을 존중해야 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필로폰」으로 적도록 하고 있다.「Philopon」은 '사랑하다'의 뜻인 그리스어「philo」와 '노력' '피로'의 뜻인 그리스어「pónos」의 합성어다.

 

<핫도그> : 길고 가느다란 빵 속에 소시지나 야채 등을 넣고 조리한 음식. 최초로 미국 사람들이 만들어 먹기 시작했는데, 금방 구워 낸 뜨거운 것을 먹는 것이 정통 식사법이다. 「hot dog」에서 온 외래어로, 직역하면「뜨거운 개」란 뜻이다. 왜 이런 이름이 붙었는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이 음식이 발매되던 초기에 개고기를 사용한다는 소문이 퍼지자 미국의 한 만화가가「핫도그」라고 풍자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 음식을 먹던 한 남자가「마치 개고기를 뜨겁게 데운 것 같다」고 말하자 샌드위치 가게 주인이 이를 듣고 즉석에서「핫도그」를 상품명으로 채택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핸디캡> : 일반적으로는「불리한 조건」의 뜻으로 쓰이고, 골프 등 몇몇 스포츠에서는「경기를 공평하게 운영하기 위하여 게임을 잘 하는 사람에게 가하는 부담조건」을 가리킨다. 후자의 경우는「핸디」로 줄여쓰기도 한다. 영어「handicap」에서 온 외래어로,「hand in the cap」이 줄어든 말이다. 원래는 쌍방이 일정한 돈을 걸고 시합해 경기 결과에 따라 돈을 갖는 내기게임을 가리켰다. 내기돈을 모자(cap) 속에 넣어 심판에게 주면 심판은 경기가 공평해지도록 환급금이나 내기돈의 비율을 결정했는데, 이것이 변해 실력차를 평균화하기 위해「강자로 예상되는 사람」에게 지우는 부담이란 뜻으로 사용된 것이다.

 

<햄버거> : 햄버그 스테이크를 끼운 둥근 샌드위치. 영어「Hamburger」에서 온 외래어다. 치즈버거가 치즈에서 왔고, 피시버거가 피시(생선)에서 왔듯이「햄버거」도 햄에서 나왔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은 독일의 도시이름인「함부르크(Hamburg)」에서 온 말이다. 원래는 타타르족이 질긴 들소고기를 먹기 좋게 할 목적으로 고기를 잘 게 다져 먹던 것인데, 14세기경 독일로 전해졌고, 이것이 다시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함부르크를 거쳐 미국으로 전해졌다. 처음에는「Hamburg」란 이름으로 불렸으나 1904년 세인트루이스 만국박람회 이후 끝에「er」를 붙여「Hamburger」로 부르게 되었다.

 

<허니문> : 영어「honeymoon」에서 온 외래어.  지금은「신혼여행」의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원뜻은「결혼 후 1개월 동안」,즉 '신혼기'란 말이고, 말 자체에「여행」이란 뜻은 없다. 결혼식을 마치면 곧바로 신혼여행을 떠나는 현대의 풍습에서 새로운 뜻이 파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스칸디나비아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면 아이를 낳도록 열심히 노력한다는 의미로 부부가 1개월 동안 벌꿀주를 열심히 먹었는데, 이것이「honeymoon」의 뿌리가 되었다. 그러나 16세기 초 이 말이 생겼을 당시에는,「부부의 애정이란 달의 차고 기우는 것처럼 변천이 많은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신혼여행을 가리키는「밀월여행(蜜月旅行)」은「honeymoon」을 직역한「蜜月」에「여행」을 붙여 만든 말이다. 결국 「밀월」과 「honeymoon」은 같은 말임에도 불구하고, 한자어「밀월」은 「신혼부부처럼 매우 친밀한 관계」를 뜻하는 말로, 외래어「허니문」은「신혼여행」을 가리키는 말로 분리되어 사용되고 있다.

 

<호치키스> : ㄷ자 모양의 철사를 넣고 종이를 철할 때 쓰는 문구. 영어「Hotchkiss」에서 온 외래어로, 우리말 순화어는「종이찍개」다. 지금은 보통명사처럼 쓰이지만 원래는 기관총이나 기관포 등을 고안,개량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의 발명가 벤저민 호치키스의 이름을 따 지은 상품명이었다. 그러나 호치키스 씨가 종이찍개를 발명한 것은 아니고, 그가 철사가 연속해서 나오는 모습에서 기관총을 발명했다는 데 착안해 제조회사가 자신들이 만든 신제품 종이찍개에 호치키스란 이름을 갖다 붙인 것이다. 보통명사는「스테이플러(stapler)」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