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실린 우리말(2)

◆ '부럽다'의 방언형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는 "동네 사람들이 얼매나 불버라 하는지 아요?"에서처럼 형용사 '붋다'가 보인다. '불버라, 불버도'와 같이 쓰이는 이 말은 표준어 '부럽다'의 경남 방언이다. <한국방언자료집>을 참고하여 정리해 보면, 경기도를 중심으로 '부럽다'가 쓰이고, 충청 방언과 전라 방언을 중심으로는 '불거도, 불거워도' 처럼 '붉다'가 쓰이며, 경상 방언에서는 '불버도'와 같이 '붋다'가, 동사로는 '불버하다'가 쓰인다.

역사적으로 옛 문헌에서는 형용사 '븗다'와 '부럽다'가 두루 보인다. 이는 동사로 '블다'가 쓰이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형용사 '부럽다'는 동사 '블-'에 형용사를 만드는 파생 접미사 '-업'이 연결되어 형용사가 된 것이다.

전라도 지역에서 쓰이는 형용사 '불겁다'는 '불거워도, 불거뵌다'와 같이 쓰이는데, 이는 '붉다'에 다시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업'이 연결되어 짜인 것이다. 경상도와 인접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불법다'는 '불버워도'와 같이 쓰이는데, 형용사 '붋다'에 다시 뒷가지 '-업'이 연결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결론적으로, 동사 '블-'에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 '-업'이 붙은 '부럽다'가 표준어로 쓰이고, 동시에 전라 방언에서는 '붉-'이 주된 기본형으로, 경상 방언에서는 '붋-'이 기본형으로 쓰인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말이 나누어지면서 지역에 따라 독특하게 쓰이는 고장말의 다양성과 상관성을 보여 준다.

* 출처 : 한겨레신문(2006/06/14), 이태영/전북대 교수, 언어학

◆ 새말 만들기

기성 세대들은 대체로 새말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흔히 '통신 언어, 인터넷 언어, 채팅어, 외계어' 등과 같이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쓰는 말을 떠올리기 때문이다. 국어원 설문 조사 결과, 기성세대의 90% 이상이 통신 언어로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새말을 만드는 주체는 청소년만이 아니며, 그렇게 부정적인 개념을 포함하지도 않는다.

누구나 새말을 만들 수 있다. 아햏햏이라는 말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잘못 친 오타인데,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하면서 인터넷 시뉴알(의태어)로 널리 쓰이게 됐다. 이처럼 우연히 만들어진 새말이 있는가 하면 일부러 만든 말도 있다. '발열옷, 골프폰'처럼 학문이나 기술의 발달로 새로운 물건이나 개념이 생겼을 때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고, 밖에서 들어온 외국어를 대신할 우리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댓글'이나 '누리꾼'이 그런 보기다.

널리 쓰이는 말이라도 일본어 잔재, 어려운 한자어들은 쉬운 우리말로 바꾸려는 노력이 계속돼 왔다. '나시'를 대신할 말로 '민소매'라는 말을 만들었다. '적자생존'에 비추어 만들어 낸 '혁자생존(革者生存)'처럼 흥미를 끌거나 강조하려는 조어도 있다.

누구나  새말을 만들어 쓸 수 있는데도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쓰는 말이 곧 새말이라 생각하게 된 것은 인터넷이 의사소통과 문화 학산의 주된 매체로 자리잡았다는 말도 되겠다.

◆ 외국어와 새말

새말이 만들어지는 환경은 한마디로 사회 변화에서 비롯된다. 최근 드어 바깥 나라와 사람들이 자주 오가고 방송 · 인터넷의 발달로 여러 나라와 문화권 사이에 소통이 잦아졌다. 외국어를 익히고 쓰는 인구도 부쩍 늘었다. 이런 환경 변화에 따라 외국어에서 비롯된 새말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남은 생애를 관리해 주는 사람을 일컫는 '데스 코디네이터, 데스 컨설턴트'나 졸업한 뒤에도 직장을 구하거나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의지하면서 사는 젊은이들을 이르는 '트윅스터(twixster)'와 같이 외국에서 쓰는 말을 그대로 들여와 사용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트윅스터'는 그저 '어중이' 정도에 해당한다. 한때 웰빙(참살이)이 유행하더니 웰다잉, 웰엔딩까지 쓰고 있는 것을 보는데, '데스 코디네이터'라면 이런 말들과 관련된 새 직종 명칭에 든다.

외국어와 우리말을 합쳐 말을 만드는 때도 있다. 쌀 시장이 개방되면서 원산지, 생산 연도, 품종, 무게 등을 거짓으로 표시한 양곡 유통업자를 신고하여 보상금을 타 내는 '쌀파라치'가 그런 보기다.

갈수록 외국어를 그대로 들여다 쓰는 것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지고 있다. 음식점에서 완성된 음식을 구입하여 밖으로 가지고 나가 먹는 음식을 가리키는 '길먹거리'와 같이 순우리말로 된 새말들이 대접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 출처 : 한겨레신문(2006/06/29), 김한샘/국립국어원 연구사

◆ '는개'와 '느리'

땅 위의 목숨이 모두 그렇듯 우리 겨레도 죽살이를 비와 눈에 걸어놓고 있었다. 요즘에는 상점, 공장, 회사, 사무실 같이 집안에서 많이 살지만, 지난날에는 농사짓고 고기 잡으며 사시사철 집 밖 한데서 눈비와 어우러져 살았다. 그만큼 눈비에 마음을 쓰지 않을 수 없었기에 그 이름도 어지간히 많다.

는개는 국어사전에도 올라서 꽤 널리 알려진 말이다. 안개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라고 풀이해 놓았다.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모자라는 풀이다. 는개는 '늘어진 안개'라는 어구가 줄어진 낱말임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는개는 비라고 하기가 뭣해서 안개쪽에다 붙여놓은 이름인 셈인데, 는개처럼 비라고 하기 뭣해서 비라고 하지 않은 것에 '먼지잼'이 또 있다. 먼지잼은 공중에 떠도는 먼지를 땅으로 데려와서 잠재우는 것이라는 뜻의 풀이를 그대로 줄여 만든 낱말이다.

느리는 국어 사전에 오르지도 못한 낱말이다. 농사짓고 고기잡는 일을 내 버려 눈비에서 마음이 떠난 요즘은 들어볼 수도 없고, 시골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쓰지 않아 잊어 버렸나 싶은 낱말이다. 지난 겨울 어느 이른 아침 대전에서 수십 년만에 느리를 만나 오래 잊고 살았던 이름을 새삼 떠올렸다. 느리는 늘어난 서리라는 어구를 줄여서 만든 낱말이지만 뜻은 그보다 훨씬 겹겹이다. 모두 잠든 사이에 살짝 오다 그친 도둑눈이면서 마치 서리처럼 자디잔 싸락눈이라 햇볕이 나면 곧장 녹아 버리는 눈이다.

* 출처 : 한겨레신문(2006/08/08), 김수업/우리말 교육 대학원장

◆ '의하면'과 '따르면'

실용글은 무엇보다 제 뜻을 솔직하고 정확하며 쉽게 쓰는 자세를 기본으로 삼는다. 그러다 보면 남의 말을 따오기도, 비유하거나 늘어뜨리기도 한다.

보도기사는 일어난 사건이나 관련자 말, 통계 따위를 인용할 때가 많다. 외신 · 통신에서 보도한 것을 다시 따오기도 한다. 논문 · 보고서도 남이 쓴 글을 가져다 자기 견해를 뒷받침할 때가 잦다. 이때 판박이로 시작하는 말에 '~에 의하면, ~에 따르면'이 있다.

이로써 두엇 어긋남이  생긴다. 인용할 때 주체와 주어, 말끝 서술어 처리에서 생기는 어긋남이 그 하나다. 우리말은 서술어가 끝에 오는 까닭에 말이 길어지면 주술  호응을 놓칠 때가 잦은데, 인용문에서 그런 잘못이 흔하다.

또 하나는 보도기사에서, 복수 출처를 싸잡아 대어 정보의 공공성을 떨어뜨리는 구실을 한다는 점이다. 이런 폐단은 어디서 오는가? 본디 우리말 표현이 아닌 것을 관행화한 데서 온다. '~에 의해(by)'를 써 피동문을 남발하듯, '~에 의하면'도 같은 말에서 나온 말썽거리다. 외자 한자말 '의(依)'에 '~하다'를 붙인 한문투로서 일본말투에 흔하고, 여기에 영어(according to, in accordance with, pursuant to)를 '~에 의하면, ~에 의하여'로 번역해 쓰다가 굳어진다. '~에 의하면'에서 '의하면'만 '따르면'으로 바꿔 쓴 말이 '~에 따르면'인데, 여기서 또 하나의 어긋남이 생긴다. 본디 따르다는 타동사로서 '~을 따르다'로 써야 적절하다. 토씨에 '~가' 목적격 '~을'을 대체할 수 없는 까닭이다.

남이 한 말을 빌려 쓰려면 분명해야 하며, 어법에 맞게 따와야 마땅하다. 그러지 않으면 말투가 비겁해지고 비틀어진 말이 관용화할 위험이 생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여성의 74%가 자신감만 있으면 몸매를 드러낼 수 있다고 답해 노출에 관한 달라진 세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8일 건설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시공 능력 평가에서 6조 6,300여 억원(잠정치)을 기록, 사상 첫 1위에 등극할 것이 확실시된다. 28일 관련 기관들의 집계 결과, 대우 건설이 올해 시공 능력 평가에서 6조 6,300여 억 원(잠정치)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1위에 오를 것이 확실해 보인다.

27일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바리그 항공사 측은 구조조정 계획에 따른 해고자 명단을 작성한 상태이며, 최소한 8천면이 해고 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현지 언론드은 바리그 항공사에서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해고자 명단을 작성했으며, 최소 8천명이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싸르트르에 따르면 문학에 대한 인식은 시인의 언어, 사물의 세계와 산문의 언어, 기호의 세계로 구별한다. 그에 의하면 문학 작품은 시와 산문으로 나뉘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6년 1~6월에 147편의 논문과 202명의 저자가 소개된 것으로 집계되어, 지난해 소개된 159편보다 7.5%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 : 한겨레신문(2006/08/11), 최인호/한겨레말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