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꽃들에겐

                                                                              - 김명수 -

                                                       

 

 

 

우리나라 꽃들에겐

설운 이름 너무 많다.

이를테면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건드리면 끊어질 듯

바람불면 쓰러질 듯

아, 그러나 그것들 일제히 피어나면

우리는 그날을

새봄이라 믿는다.

 

우리나라 나무들엔

아픈 이름 너무 많다.

이를테면 쥐똥나무 똘배나무 지렁쿠나무

모진 산비탈

바위 틈에 뿌리내려

아, 그러나 그것들 새싹 돋아 잎 피우면

얼어붙은 강물 풀려

 

 

 

서러운 봄이 온다.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상징적, 의지적

표현 : 시구의 반복과 변주를 통해 운율을 형성함.

              우리나라 꽃과 나무의 이름을 통해 아프고 서러운 민중의 삶을 돌아봄.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설운 이름, 아픈 이름 → 서럽고 고통받는 삶을 사는 존재

    * 모진 산비탈 → 척박한 삶의 환경

    * 새봄, 서러운 봄 → 새로운 희망의 날, 고난과 역경을 딛고서 열린 새 세상

 

제재 : 우리나라의 꽃과 나무

주제 : 아프고 서러운 민중의 삶과 개선에 대한 희망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서러운 이름을 많이 가진 꽃들이 새봄을 맞이하길 바람.

◆ 2연 : 아픈 이름을 많이 가진 나무들이 새봄을 맞이하길 바람.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우리나라의 산천에 피어 있는 꽃이나 나무들에 붙여진 이름을 매개로 하여 민중의 삶을 돌아보고 있는 작품이다. 화려한 꽃들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꽃과 나무들의 이름에는 서럽고 아픈 사연이 배어 있고 시적 화자는 그러한 모습들이 민중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에 다다른다. 나아가 이러한 꽃과 나무가 모진 산비탈에서 바람을 맞으면서도 봄을 맞이하여 새로 피어나듯이 우리 민중들도 새로운 봄을 맞이하리라는 소망을 내비친다.

시적 화자는 우리나라의 산천의 꽃과 나무의 이름들을 떠올려본다.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쥐똥나무, 똘배나무, 지렁쿠나무'. 이런 이름들은 작고 보잘것없는 느낌을 주어, 당당하거나 화려하여 칭송받는 존재가 아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존재의 이미지를 드러낸다. 시적 화자는 그러한 이름을 지닌 꽃과 나무의 모습이 꼭 민중의 삶의 모습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즉, 사회에서 소외된 채 서러움과 아픔을 겪으면서 살아가는 민중들의  삶과 닮았다고 생각하면서 애틋한 감정을 드러낸다.

그러나 각 연의 후반부에서 시적 화자는 희망적인 현실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즉 끊어질 듯 쓰러질 듯 보이는 약한 존재들이지만 모진 바위 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새싹을 틔우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이들이 일제히 일어나면, 즉 서로 연대하면, 이들이 서럽고 아프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새봄', 즉 새로운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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