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은교 -

                                                       

 

 

     

    나무 하나가 흔들린다.

    나무 하나가 흔들리면

    나무 둘도 흔들린다.

    나무 둘이 흔들리면

    나무 셋도 흔들린다.

     

    이렇게 이렇게

     

    나무 하나의 꿈은

    나무 둘의 꿈

    나무 둘의 꿈은

    나무 셋의 꿈

     

    나무 하나가 고개를 젓는다

    옆에서

    나무 둘도 고개를 젓는다.

    옆에서

    나무 셋도 고개를 젓는다.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이

    나무들이 흔들리고

    고개를 젓는다.

     

 

 

 

    이렇게 이렇게

    함께.

     

          -<빈자일기>(1977)-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공동체적

표현 : 반복과 점층

              의인화를 통한 인간 삶의 이상적 모습 추구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나무 → 조화롭게 공존하는 개체의 모습

    * 흔들린다 → 고민과 고뇌에 휩싸인 모습

    * 하나, 둘, 셋 → 개체와 개체의 교감과 연대의 형성 과정

                            공감대를 통한 공동체 의식의 형성과정의 점층적인 효과 확보

                            각 개인의 삶이 다른 사람의 삶에도 영향을 준다는 인식이 바탕이 됨.

    * 꿈 → 개체의 내밀한 욕망과 이상

               공동체 의식으로 조화롭게 사는 삶

    * 고개를 젓는다. → 거부와 부정의 몸짓

    * 아무 → 인위적인 규제를 위한 조정자

    * 아무도 없이 → 나무만이 존재하는 숲의 평화와 공존의 상태

    * 함께 → 나무들의 조화로운 공존과 연대를 암시하며,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핵심적인 시어임.

 

제재 : 숲(삶의 세계)과 나무(개개인의 모습)

화자 : 공존과 연대, 조화와 공동체 의식을 추구하는 사람

주제공동체 의식으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의 추구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고뇌하는 모습

◆ 2연 : 고뇌를 교감하는 모습

◆ 3연 : 욕망과 이상의 교감

◆ 4연 : 거부와 부정의 교감

◆ 5연 : 나무들만의 세계로서의 숲

◆ 6연 : 공존과 연대를 형성하면서 서로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 나무들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나무 한 그루가 흔들리면 그 주위의 나무들도 하나, 둘 흔들린다. 나무 하나가 고개를 흔들면 나머지 나무들도 고개를 흔든다. 그러면서 나무의 꿈이 하나, 둘 늘어가는 것이다. 이 시에서 나무는 사람을 의인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나무의 움직임을 통해 인간 삶의 모습을 점층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이 시는 결국 독립된 개체로서 각각 살아가는 인간들이 나무들처럼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조화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쓴 시로 볼 수 있다. 일체의 엘리트 의식을 떠난 그의 대중의식은 함께 더불어 가는 삶의 유연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숲>에서 보듯 여럿이 함께 하는 삶의 즐거움과 소중함은 그의 대표적 시라고  할 수 있는 <우리가 물이 되어>에서 일찍이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초기 시에서 이미 '우리'라는 삶의 인식을 가지고 시적 출발을 하였다고 본다. 그러나 초기시의 '우리'는 '너와 나'의 삶이며 <숲>에서는 공동체 삶의 공간을 의미한다.

 

 ■ 더 읽을거리

    숲은 분명 생명이며 영혼의 휴식처다.

    자존감, 두려움, 불안감,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곳이 다름 아닌 숲, 즉 세상이다.

    더불어를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 때문이다.

    얼굴과 얼굴, 마음과 마음이 마주 바라볼 때 건전한 숲은 바로 선다.

    세상은 지금 이것을 파괴하려 온갖 술수를 쓰고 있다.

    더러운 짓이다.

    우리는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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