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에게

                                                                              -이육사-

                                                       

 

 

     

    차디찬 아침 이슬

    진준가 빛나는 못가

    연꽃 하나 다복히 피고

     

    소년아 네가 났다니

    맑은 넋에 깃들여

    박꽃처럼 자랐어라.

     

    큰강 목놓아 흘러

    여울은 흰 돌쪽마다

    소리 석양을 새기고

     

    너는 준마 달리며

    죽도(竹刀) 저 곧은 기운을

    목숨같이 사랑했거늘

     

    거리를 쫓아다녀도

    분수 있는 풍경 속에

    동상답게 서 봐도 좋다

     

    서풍(西風) 뺨을 스치고

    하늘 한가 구름 뜨는 곳

    희고 푸른 즈음을 노래하며

     

    노래 가락은 흔들리고

    별들 춥다 얼어붙고

    너조차 미친들 어떠랴.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감각적, 의지적, 지사적, 자전적

특성

① 시적 상황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자연물을 통해 드러냄.

② 영탄적 어조로 시상을 집약시킴.

③ 연꽃, 박꽃 등 깨끗한 이미지의 시어들을 사용해서 소년을 예찬함.

④ 직유법, 설의법, 돈호법 등 다양한 수사법 활용⑤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차디찬 아침 이슬 → 시련 극복을 통한 새로운 생명 탄생 예비

* 진준가 → '진주인가'의 축약형으로, 아름다움과 영롱함에 대한 감탄형

* 연꽃 →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정화(淨化)와 진리의 세계 = 불교적 상징

* 박꽃 → 소년의 순수하고 맑은 넋(영혼)을 비유한 말

* 큰강 → 표면적으로는 소년의 성장 환경을 나타내지만, 이면적으로는 '시간, 역사'의 상징으로 도도한 민족의 역사를 의미함.

* 준마 → 소년의 야망과 기상이 활달하고 거침없이 뻗어나가는 것을 비유한 말

* 죽도 저 곧은 기운 → 지조와 절개, 단호함과 불의에 맞섬이라는 지사적 저항의 이미지

* 분수 → 수직과 상승의 이미지, 높은 꿈과 이상 상징

* 동상 → 역사에 대한 책임을 다한 당당한 기상

* 6연 → 시대적 상황과 관련하여 민족의 부활과 독립의 기쁨으로 이해할 수 있음.

* 노래 가락은 흔들리고 / 별들 춥다 얼어붙고 → 아직은 어두운 현실상황

* 너조차 미친들 어떠랴 → 시대 상황을 극복하라는 강한 의지 표명. 설의법

 

주제소년의 탄생과 성장을 통해 바람직한 삶 제시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소년의 고귀한 탄생 배경 제시

◆ 2연 : 소년의 탄생과 성장

◆ 3연 : 소년의 성장 배경 제시

◆ 4연 : 소년의 성장기

◆ 5연 : 바람직한 삶의 제시

◆ 6연 : 이상 세계의 제시

◆ 7연 : 현실 극복 의지의 당부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시인이 자신에게 하는 말일 수도 있고, 특정 대상(소년)에게 건네는 말로 볼 수도 있다. 이슬이 빛나는 연못가에서 맑은 넋을 간직하고 태어난 소년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곧은 기운을 목숨만큼이나 사랑의 성품을 지녔다. 또한 그는 동상처럼 언제나 곧은 기상을 지녔고 시련에 맞서 이겨내려는 의지를 지닌 존재다. 이러한 힘이 넘치는 소년의 모습에 시대 현실에 굴하지 않는 육사의 당당함이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저항 시인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육사의 시 중에서 그의 유년 시절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당당한 소녀의 모습에서 민족의 앞날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 주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육사의 유년 시절은 그가 쓴 수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항일 의병장을 여럿 배출한 선대로부터 대의명분을 중시하고 눈물 흘리지 않는 사람이 되라고 배우며 자랐는데, 이러한 지사적 가풍이 자신의 일생을 지배했다고 고백한다. 또 그는 고향의 낙동강 가에 앉아, 강물의 큰 흐름을 생각하며 세상을 향해 나아간 '영웅'의 이야기에 심취했다고 한다. 이러한 유년의 경험은 민족사의 부활을 믿고 이를 위해 헌신한 그의 삶에 영향을 끼쳤다. 또한 삶과 시를 일치시킨 그의 시 세계를 구축하게 하였다.

이 시의 작가인 이육사는 고향의 낙동강가에 앉아, 강물의 큰 흐름을 생각하며 세상을 향해 나아간 '영웅'의 이야기에 심취했다고 한다. 이러한 유년의 경험은 민족사의 부활을 믿고 이를 위해 헌신한 그의 삶에 영향을 끼쳤으며, 또한 삶과 시를 일치시킨 그의 시세계를 구축하게 하였다. 이 작품은 소년의 넋을 박꽃에 비유함으로써 전통의 색채를 얻는 것과 동시에, 소년의 움직임에서 민족의 힘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그리고 3연에서 '강은 목놓아 울면서 흐르고, 그 여울은 흰 돌쪽에 석양을 새기고' 있다고 하였다. 이는 평화롭게 흐르는 강물이 아니라, 기슭의 바위에 포말로 부서지는 건강한 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의 강의 이미지와 죽도가 긴밀하게 연계되면서, 화자는 '죽도 저 곧은 기울을 목숨같이 사랑'하는 소년이 별들조차 춥다고 얼어붙는 현실세계를 극복할 수 있음을 믿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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