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두-

                                                       

 

 

 

안개 자욱한 이른 새벽

채 눈이 뜨이기도 전에 손이 왔다

손은 수염이 검숭검숭

눈만 날카롭게 살아 있어

아 쫓기어 다니는

민주주의 애국자

우리 아버지와 같은 사람들

 

주섬주섬 옷고름을 여미고

부엌으로 나갔다

초라한 끼니를 끓여 보자

석화 사란 소리를 살봇이 불렀다

―― 한 그릇 사십오 원

알주먹 십 원어치 흥정은

생각조차 말어야 할 것을 ――

 

소금물 같은 간장과

시늉만 한 깍두기가

왼통 차지해 버리는 상을 바쳐

뜨거운 밥만 내보았다.

손은 유독히 달게 먹었다

손은 무슨 일에 뻗쳤음인지

그만 취한 듯 곤히 잠들어 버린다.

 

검숭검숭한 수염

무거웁게 울려 나오는 숨소리

그러나 참히 맑은 얼굴

누구네가 잘살게 되기에

저렇게도 고생들 하는 건가

한시도 잊을 수 없는

근로 인민이란 네 글자가

 

 

 

눈앞에 커―다란 나래를 편다.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상징적, 현실참여적, 낙관적

특성

① 이야기 시 형식을 통해 가난하고 억압적인 시대상을 구체적으로 나타냄.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안개 자욱한 이른 새벽 → 인적이 드문 이른 시간

* 채 눈이 뜨이기도 전에 손이 왔다 → 사람들의 눈을 피해 온 손님

* 눈만 날카롭게 살아 있어 → 시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는 모습

* 쫓기어 다니는 → '손'의 현재 상황

* 민주주의 애국자 → '손'의 정체를 알려주는 말, 민주 투사

* 우리 아버지와 같은 사람들 → '손'과 '아버지'의 처지가 같음.

* 알주먹 십 원어치 ~ 생각조차 말어야 할 것을 ―

   → 가난으로 인한 불운한 시대상을 반영함.

* 뜨거운 밥만 내보았다. →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온정이 살아 있음.

* 손은 무슨 일에 ~ 잠들어 버린다 → 고단한 '손'의 모습

* 무거웁게 울려 나오는 숨소리 → 시대(현실)에 대한 고민과 열정의 숨소리

* 참히 맑은 얼굴 → 순수함을 지닌 인물

* 근로 인민이란 네 글자가 / 눈앞에 커다란 나래를 펴다

   → 민주주의의 실현에 대한 긍정적 · 낙관적 전망

 

화자 : 새벽에 찾아온 '손'을 맞이하는 아낙네

주제민중의 온정과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인적을 피해 새벽에 찾아든 '손'

◆ 2연 : 가난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손'을 위해 끼니를 준비함.

◆ 3연 : 보잘것없는 끼니를 달게 먹고 곤히 잠이 든 '손'

◆ 4연 : 민주주의 실현에 대한 긍정적 · 낙관적 전망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민주주의와 민중을 위해 투쟁하는 투사의 삶을 이야기시 형식으로 그려 내고 있다. 인적을 피해 새벽에 찾아든 '손'을 보면서 화자는 민주주의의 실현과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의 정의로운 삶을 위해 고생하는 이 땅의 많은 '손'들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고 긍정하고 낙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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