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법(詩法)

                                                                              - 정진규 -

                                                       

 

 

 

그간은 찾아다녔다기보담 갑자기 만나고 서랍 속에 은신(隱身)시킨 사랑하는 몇 종의 사물들을 모올래 모올래 훼손시키고 겨우 먼지나 털어 내보이거나 그랬는데 요즘엔 비슷한 전갈만 듣고도 달려가서 만나 보고 잠긴 자물통도 부수고 문서(文書)로 할 수 없는 것은 새끼줄이라도 둘레둘레 쳐놓고 돌아온다. 그리고 내 뜨락엔 좋은 수질의 우물도 하나 파 두었으며 내 거주엔 어울리지 않게

 

 

 

큰 3년생, 한 마리 셰퍼드를 놓아먹인다. 그렇다, 비상을 걸어 두었다.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표현 : 시 창작 과정을 비유와 상징을 통해 제시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그간은 찾아다녔다기보담 갑자기 만나고

         → 지금까지 시를 써 왔던 방법으로, 시를 쓰기 위해 적극적이었다기보다는 우연히 떠오른 정서를  

                       그저 표현했을 뿐이라는 의미임.

    * 서랍 속에 은신시킨 ~ 그랬는데

        → 과거의 추억(시적 대상)을 끄집어 내어 비틀거나 언어적 기교를 부리면서 시를 써왔다는 의미임.

    * 요즘엔 ~ 쳐놓고 돌아온다. → 시적 대상이나 시적 정서를 만나기 위한 화자의 적극적인 태도

    * 그리고 내 뜨락엔 좋은 수질의 우물도 하나 파 두었으며 → 시를 만나기 위한 화자의 마음의 준비

    * 셰퍼드 → 늘 날카롭고 살아있는 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한 시인의 의지와 신념

 

주제시 정신에 대한 추구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시인 자신이 시 창작 과정을 상징적인 수법으로 제시한 시이다. 처음 시를 쓸 때는 우연히 떠오르는 서정을 언어로 포착하거나 과거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서정에 바탕을 두고 시를 썼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시의 소재를 찾아 작품화하거나 작품화를 위한 준비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시에서 '셰퍼드'는 날카로운 시 정신을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나 신념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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