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으로 가는 길

                                                                              - 정호승 -

                                                       

 

 

 

내 진실로 슬픔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내 진실로 슬픔을 어루만지는 사람으로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슬픔으로 걸어가는 들길을 걸었다.

기다려도 오지 앟는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슬픔을 앞세우고 내 앞을 지나가고

어디선가 갈나무 지는 잎새 하나

슬픔을 버리고 나를 따른다.

내 진실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걷는 사람으로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서정적, 의지적

표현 : 반복 표현을 통해 화자의 의지를 강조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진실로 → 몇 번에 걸쳐 반복되고 있는 시어로, 슬픔으로 가는 길을 계속 걸어갈 것임을 다짐하고

                                    강조하는 의미을 전함.

    *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 → 화자가 걷게 될 길

    * 낯선 새 한 마리 길 끝으로 사라지고 / 길가에 핀 풀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는데

            → 쓸쓸한 저녁 들길의 풍경

    *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 고단한 길을 걷는 이유

 

제재 : 슬픔

화자 : 슬픔을 사랑하는 인물로, 소외된 사람들을 감싸 안으려 애쓰는 사람

주제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 대한 연민과 공감

[시상의 흐름(짜임)]

◆ 1 ~ 2행 : 슬픔으로 가는 길에 들어섬.

◆ 3 ~ 7행 : '나'가 걷는 길의 쓸쓸한 풍경

◆ 8 ~ 11행 : 고단한 길을 걷고 있는 '나'의 모습

◆ 12 ~ 16행 :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기 위한 노력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한 시대를 살아가는 시인의 운명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  시인에게 '슬픔'은 모든 시적 사색의 출발점이 된다. 그러나 그의 '슬픔'은 전통적인 정서인 한이나 비애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그는 '슬픔'을 통해 가난하고 소외된 민중들의 아픔, 전쟁이나 분단, 독재로 얼룩진 우리 현대사의 상처까지도 끌어안고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이 시에서 형상화되고 있는 시인의 끊임없는 노력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에 대한 깊은 공감에서 비롯한 것으로 시인은 이 세상의 모든 슬픈 것들이 진정으로 아름다워질 때까지 그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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