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풍

                                                                              -정호승-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을 두려워하며

폭풍을 바라보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머리를 풀고 하늘을 뒤흔드는

저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 속을 나는

저 한 마리 새를 보라

 

은사시나뭇잎 사이로

폭풍이 휘몰아치는 밤이 깊어 갈지라도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이 지나간 들녘에 핀

한 송이 꽃이 되기를

 

 

 

기다리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비판적, 의지적, 설득적, 교훈적

특성

① 의인화를 통해 대상의 이미지를 구체화함.

② 반복을 통한 운율감 획득 및 강조의 효과

③ 삶에 대한 대조적 태도(능동⇔수동)를 제시함.

④ 대비적 시어(나무, 새 ⇔ 꽃)를 통해 주제의식을 부각시킴.

⑤ 1, 2연을 끝부분에서 반복하여 구조적으로 안정감을 획득하고 주제의식도 강조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폭풍 → 화자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시련과 역경을 상징함.

* 폭풍이 지나가기를 /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 주어진 상황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일관되게 강조함.

* 나무, 새 → 화자에게 시련에 대한 적극적인 삶의 의지를 갖게 하는 대상임.

* 폭풍이 휘몰아치는 밤 → 시련과 역경이 심화된 부정적 현실

* 한 송이 꽃 →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삶의 태도를 지닌 인간의 모습

 

제재 : 폭풍

화자 : 폭풍 속의 나무와 새와 꽃을 바라보는 이

주제 : 풍(삶의 시련과 고통)을 대하는 올바른 삶의 자세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자연 현상의 일부인 폭풍을 통해 인생의 진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자연현상으로서의 폭풍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존재이다. 인간이 가진 것을 일순간에 앗아가 버릴 수도 있는 그런 존재이다. 이 때문에 인간은 폭풍을 두려워하고 피하려 한다. 어딘가에 숨어서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려 한다. 그러나 시적 화자는 그러한 행위가 옳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정작, 나무와 새로 대표되는 자연은 오히려 스스로 폭풍이 되어 머리를 풀고 하늘을 흔들거나 폭풍 속을 유유히 날고 있기 때문이다. 폭풍이란 그들에게 있어 삶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 시에서의 폭풍이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시련이나 역경을 비유한 것이라고 한다면, '폭풍 속에 머리를 풀고 하늘을 뒤흔드는 나무'나,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 속을 나는 한 마리 새'는 역경을 이겨내는 인간 또는 그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시인은 시련과 역경은 두려워하거나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그 속에 들어가 견뎌내야 할 삶의 한 부분이라는 삶의 진실을 우리에게 깨우쳐 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폭풍은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존재로 인간이 가진 것을 일순간에 앗아가 버릴 수 있는 존재이기에 인간은 폭풍을 두려워하고 피하려 한다. 하지만, 작가는 폭풍으로부터 인간의 삶의 한 부분으로서의 시련을 읽어 내면서 폭풍으로부터 새로운 문화 가치를 창조하고 있고, 그러한 가치는 민족적 차원에서 필연적으로 극복해야 할 시련이자 고통으로 확대 해석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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