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

                                                                              -  한하운  -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 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보리피리>(1955)-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기구적, 서정적, 감상적

◆ 표현 : 간략한 시형과 평이한 시어 구사

              푸른 색채의 강조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파랑새 → 나병환자로서의 비통, 병고, 저주의 사슬로부터 벗어난 자유로운 존재

    * 푸른 하늘, 푸른 들 → 나병환자에게는 생지옥이나 다름없는 성한 인간들의 세상과 대조가 되는 세계

    * 푸른 노래, 푸른 울음 → 삶을 긍정하고 예찬하는 소리

 

주제 : 자유로운 삶에 대한 갈망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자유로운 존재에의 갈망

◆ 2연 : 자유로운 삶에의 갈망

◆ 3연 : 삶을 예찬하고픈 마음

◆ 4연 : 자유로운 삶에의 갈망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 김흥규

이 작품은 구조와 내용이 단순하며, 초점이 명확하다. '나'는 죽은 뒤에 왜 파랑새가 되리라고 하는가? 그 자유로운 삶이 부럽기 때문이다.  이 점으로 보아 '나'는 지금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괴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작품은 아마도 한하운이 나환자 수용소에 있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인 듯하다. 그렇기에 그는 푸른 하늘과 들을 마음껏 날아다니는 삶을 갈망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는 '파랑새'가 되겠다고 하며, 더욱이 '푸른 노래 / 푸른 울음'을 울겠다고 하는가? 이 점은 푸른 빛의 색채 감각으로 이해해야 한다. 푸른 빛이란 어딘가 슬픔이 깃든 빛깔이다. (어떤 심리학자의 통계에 의하면 우울한 사람들이 푸른 빛을 좋아하는 비율이 높다고도 한다.)

따라서 '푸른 노래 / 푸른 울음'이란 그가 지닌 슬픔, 한이 서린 노래와 울음이다. 현재의 삶이 너무도 부자유스럽기에 그는 이 삶이 다한 뒤에 새가 되고 싶어 하지만, 지금의 슬픔과 한이 너무도 깊기에 새가 되어서도 '푸른 노래,푸른 울음'을 울겠다고 하는 것이다. 단순한 구도와 적은 어휘를 써서 뼈저린 슬픔을 극히 담담하게, 그러면서도 절실하게 노래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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