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집

                                                                              - 김소월 -

                                                       

 

 

     

    들가에 떨어져 나가 앉은 메기슭의

    넓은 바다의 물가 뒤의,

    나는 지으리, 나의 집을,

    다시금 큰 길을 앞에다 두고,

    길로 지나가는 그 사람들은

    제가끔 떨어져서 혼자 가는 길.

    하이얀 여울턱에 날은 저물 때.

    나는 문(門)간에 서서 기다리리

    새벽 새가 울며 지새는 그늘로

    세상은 희게, 또는 고요하게,

    번쩍이며 오는 아침부터,

    지나가는 길손을 눈여겨보며,

    그대인가고, 그대인가고.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서정적

표현

* 문장을 도치시켜 의미를 강조함.

* 음절의 수를 조절하여 리듬감을 살림.

* 동일한 시어를 반복하여 정서를 심화함.

* 색채어를 통해 작품의 분위기를 조성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들가, 메기슭(산기슭), 바다의 물가 → 아름답고 순수한 자연의 공간, 속세와는 단절된 공간

* 떨어져 나가 앉은 → 외딴 곳으로서 새로운 공간이라는 의미를 짐작케 함.

* 나의 집 → 그대와 함께 지낼 새로운 공간, 탈속한 삶에 대한 화자의 소망이 반영된 공간

* 큰 길을 앞에다 두고

    → 다소 모순된 내용이기도 하지만, 이 길은 뒤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보았을 때 그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 제가끔 → '제각기'와 '가끔'이라는 시어가 결합된 형태

                  '하이얀'과 더불어 7. 5조 3음보의 음절수를 맞추기 위해 조절한 것으로 보임.

* 제가끔 떨어져서 혼자서 가는 길 → 길 위에 혼자서 외롭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러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화자의 외로움을 투영하고 있는 대상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음.

* 여울터 → 시냇물이 흘러가다 약간 높게 솟아 있는 부분

* 날은 저물 때 → 혼자 가는 길과 마찬가지로 쓸쓸한 느낌을 형성하는 분위기임.

* 하이얀 → 색채어를 사용하여 쓸쓸한 분위기와 함께 기다림의 순수한 정서를 드러냄.

* 문간에 서서 기다리리 → 간절한 기다림의 모습

* 번쩍이며 오는 아침 → 새벽이 지나고 오는 아침은 암담한 현실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시기임을 알림.

* 길손 → 길로 제가끔 떨어져서 혼자 가는 사람들로, 그 낯선 사람들 중에 기다리는 그대가 있을 것임.

* 그대인가고 → '그대인가 하고'의 줄임말. 독특한 시적 운율과 어감을 형성함.

 

제재 : 나의 집

주제그대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

[시상의 흐름(짜임)]

◆ 1~4행 : 자연에 나의 집을 짓고자 하는 소망

◆ 5~7행 : 화자가 처한 쓸쓸한 공간과 시간

◆ 8~13행 : 그대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바다의 물가 뒤, 들에 인접한 산기슭에 집을 짓고 그 앞에 큰 길을 두리라. 새벽을 지나 아침부터 날이 저물 때까지, 문간에 서서 그 큰 길 앞을 가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그대를 찾으리.

만일 이 작품을 산문으로 옮긴다면 이렇게 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꼭 맞아 떨어지는 느낌은 부족하지만, 3음보의 율격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도 같이 살펴 볼 수 있다. <바람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습 대일 땅이 있더라면>에서 엿볼 수 있었던 기다림의 미학을 이 시에서 다시금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화자는 한적한 곳에 집을 짓고, 온종일 길가를 지나는 길손을 확인하며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그대'는 사랑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시대적 배경을 감안할 때 광복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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