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은

                                                                              -김동명-

                                                       

 

 

 

내 마음은 호수(湖水)요,

그대 노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玉)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門)을 닫어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最後)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落葉)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조광>(1937)-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낭만적, 비유적, 상징적

특성

① 다양한 비유의 심상으로 '나'의 마음을 드러냄.

② 부드럽게 호소하는 듯한 독백적인 어조

③ 경어체를 사용하여 리드미컬한 어감으로 내재율을 살림.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1연 → '호수(푸른색)'와 '흰 그림자(흰색)'이 색채 대비를 통해 사랑의 순수함을 드러낸다. 특히 임의 뱃전에 부서지겠다고 말하면서 임을 향한 열정적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그대'는 '흰 그림자'와 '뱃전'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 2연 → '촛불'은 자신을 불태워 세상을 밝히는 존재로, 이 구절은 그대(임)를 향한 헌신적인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 3연 → 나그네처럼 방황하는 나를 위해 그대가 피리를 불어 준다면 나는 그대를 생각하면서 호젓한 밤을 하얗게 새우겠다는 의미로,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느끼는 외로움을 나그네의 애상감에 비유하고 있다.

* 4연 → 바람이 불면 어디론가 떠나가는 낙엽과 같은 나의 애달픈 사랑을 드러내고 있는 구절로, 애상적 분위기가 느껴진다.

 

제재 : '나'의 마음

주제사랑의 기쁨과 애달픔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사랑의 기쁨

◆ 2연 : 헌신적인 사랑

◆ 3연 : 사랑의 그리움

◆ 4연 : 사랑의 외로움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다양한 비유적 심상을 통해 사랑의 기쁨과 애상감을 노래하고 있다. 가곡으로도 널리 알려진 이 작품에는 시인의 간절하고 순수한 사랑의 마음이 형상화되어 있다.

이 작품의 전체적인 짜임새는 유사한 구조를 지닌 4연의 반복으로 되어 있다. 먼저 '내 마음'의 상태를 비유적으로 제시한 다음에 '그대'로 하여금 어떤 행위를 하게 만들고, 그런 다음에 화자의 행위를 드러내는 구조가 반복되어 있다. 시인은 이러한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을 통해 사랑의 마음 상태를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에서 화자는 '내 마음'을 '호수, 촛불, 나그네, 낙엽'에 비유하고 있다. '호수'와 '촛불'은 그대와의 만남을 통해 느끼게 되는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사랑의 기쁨을 드러낸다. 그러나 '나그네'와 '낙엽'은 그대를 사랑하면서 겪게 되는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함축한다. 즉, 이 작품은 사랑을 하면서 보편적으로 체험하게 되는 두 가지의 상반된 정서, 즉 사랑의 기쁨과 외로움을 표현한 것이다.

한편, 이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면 사랑의 열정을 노래하는 전반부(1, 2연)와 사랑의 애상감을 노래하는 후반부(3, 4연)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그런데 전반부와 후반부는 어떤 연결 장치도 되어 있지 않아 서로 긴밀한 관계를 이룬다고 보기 어렵다. 이것을 시인의 계산된 의도로 본다면, 그 단절을 통해 독자에게 충격을 주는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경우 처음에는 정열로 타오르지만 결국에는 슬프게 끝나고 마는 사랑의 무상함을 노래한 작품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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