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아실 이

                                                        -  김영랑 -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맑은 옥돌에 불이 달어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시문학>(1931)-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낭만적, 유미적, 서정적, 여성적

표현

① 여성적 어조와 '하오련만'과 같은 '아어형(雅語形)'의 구사

② 가정적 표현과 자문자답의 형식을 취함

③ 비유와 상징

 

시어의 함축성

* 그래도 → 긍정이 아니라 '회의적 가정'으로 '부정'에 가까움

                 그러한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는 현실인식이 바탕됨.

* 티끌 → 삶 속에서 생기는 어려움, 번민, 고독

* 속임없는 눈물 → 순수한 마음

* 이슬 같은 보람 → 삶에서 얻은 가치있는 모든 것(삶의 가치와 보람)

* 향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오르듯이 보이지 않는 임을 향한 사랑은 타오르지만

*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 → 다른 사람이 쉽게 감지하기 어려운 화자의 마음

 

주제 ⇒ 미지(未知)의 임을 향한 간절한 그리움과 회의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가정> 나의 임의 존재 가정

◆ 2연 : <결론> 임에게 바치고 싶은 마음(마음, 눈물, 보람 = 보배)

◆ 3연 : <물음> 임의 존재에 대한 회의(부정적 현실인식이 바탕)

◆ 4연 : <대답> 임의 부재에 대한 안타까움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나의 마음을 알아 주실 임에게 간절한 그리움과 슬픔이 응결된 결정체를 보석처럼 간직했다가 내어 드리겠다는 연가(戀歌)에 해당한다.  내면 세계의 잔잔한 움직임을 섬세한 언어로써 표현해 내는 데 뛰어났던 김영랑의 시적 개성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간절한 그리움을 노래하면서도 감정의 과잉이나 격정적 표출을 절제하고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듯이 타오르는 사랑을, 남들이 잘 몰라준다고 해도 은은하게 간직하겠다는 데서 그의 내면화된 심미 의식이 매우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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