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無心)

                                                                              - 김소월 -

                                                       

 

 

     

    시집와서 삼 년

    오는 봄은

    거친 벌 난벌에 왔습니다.

     

    거친 벌 난벌에 피는 꽃은

    졌다가도 피노라 이릅디다.

    소식 없이 기다린

    이태 삼 년

     

    바로 가던 앞 강이 간 봄부터

    굽어 돌아 휘돌아 흐른다고

    그러나 말 마소, 앞 여울의

    물빛은 예대로 푸르렀소.

     

    시집와서 삼 년

    어느 때나

 

 

 

    터진 개 개여울의 여울물은

    거친 벌 난벌에 흘렀습니다.

     

        -<진달래꽃>-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전통적, 애상적, 여성적, 독백적

표현 : 반복과 대칭의 구조

              의도적으로 리듬감을 만들어 운율의 아름다움을 드러냄.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난벌 → 탁 트인 벌판, 북한어로는 마을이나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벌을 뜻함.

                  화자의 고달픈 처지를 암시하기도 함.

    * 거친 벌 난벌 → 황량한 벌판으로, 고된 시집살이를 암시함.

    * 소식 없이 기다린 → 화자의 처지(임과 이별하고서 기다리고 있는 신세)

   * 이태 삼 년 → 허무하게 흘러 버린 세월

    * 바로 가던 앞 강이 간 봄부터 / 굽어 돌아 휘돌아 흐른다고 → 남들은 강(임)이 변했다고 하지만

    * 그러나 말 마소 → 강이 변했다는 사람들의 말에 대한 이의 제기

    * 물빛은 예대로 푸르렀소

             → '나'의 마음은 변할 수가 없다.

                 자연의 항상성을 통해 인물의 정서를 간접적으로 전달함.

    * 굽어 돌아 휘돌아, 터전 개 개여울 → 운율감을 살리기 위한 표현

 

제재 : 고된 시집살이

◆ 화: 고된 시집살이로 인한 어려움과 기약 없는 기다림으로 인한 외로움을 토로하면서도 어디론가 떠나 버린 무심한 임에 대한 자신의 사랑이 변함없음을 말함.

 

주제임을 기다리는 여인의 정한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고된 시집살이 삼 년

◆ 2연 : 소식 없는 임을 기다린 지 삼 년

◆ 3연 : 임에 대한 변함없는 화자의 마음

◆ 4연 : 기다림의 정한(情恨)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시집살이 3년을 겪으면서, 어디론가 떠나 버린 뒤 소식조차 없는 무심한 남편을 기다리는 젊은 아낙네의 정한(情恨)을 노래한 작품이다. 2연의 '꽃'은 서정적 자아를 상징하는 시어로 볼 수 있으며, '거친 벌 난벌'은 험난한 시집살이를 뜻하는 비유라고 하겠다.

남편을 기다리는 3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강물도 그 물줄기를 변화시켰다. 하지만 3년이라는 세월은 서정적 자아에게 있어서 - 남편의 소식이 없기에 - 무심한 세월이요, 정지된 시간일 뿐이다. 오히려 여전히 '푸른 물빛'은 무심한 남편을 기다리면서 서정적 자아가 갖게 된 '멍든 가슴'의 이미지를 보여 준다.

흔히 이 시는 민요 <시집살이요>와 비교된다. 이 시와 <시집살이요>는 그 내용에 시집살이의 고달픔을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시집살이요>가 시집살이의 어려움을 사촌 자매 간의 대화 형태로 풀어 집단적으로 서로 공감하며 해소하려 했다면, 이 시는 주로 독백으로써 시집살이의 어려움과 소식 없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의 정한을 개인적으로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시는 시대적으로는 당시 조혼의 폐습 속에서 애정도 없이 결혼한 남편이 어디론가 떠나 버리고, 홀로 남아 기다림 이외에는 어떤 다른 길도 주어져 있지 않았던 근대 초기 젊은 여인의 처지를 연상케 한다. 특히, 운율감을 잘 살린 표현과 독백체의 어조로써 시집살이의 어려움과 소식 없는 남편에 대한 그리움의 정한을 잘 나타내고 있다.

 

♠ 시적 상황을 정리해 보면

* 제1연은 고된 시집살이 중에도 무심한 세월(봄)은 어김없이 찾아옴.

* 제2연은 임과 이별하고 임을 기다리는 화자의 처지를 드러냄.

* 제3연은 곧바로 흐르던 강물이 돌아 흐르더라도 물빛은 늘 푸르듯이 화자의 임에 대한 사랑도 변함이 없음.

* 제4연은 여울물이 변함없이 흐르듯 계속되는 고된 시집살이와, 변함없이 임을 기다리는 정한을 노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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