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

                                                         - 정지용-

 

 

     

    말아, 다락 같은 말아

    너는 점잔도 하다마는

    너는 왜 그리 슬퍼 뵈니?

    말아, 사람 편인 말아

    검정콩 푸렁콩을 주마

     

 

 

 

    이 말은 누가 난 줄도 모르고

    밤이면 먼 데 달을 보며 잔다.

     

      -<정지용시집>(1935)-

 

해           설

[개관정리]

성격 : 서정시, 자유시

표현 : 소박한 동시적 감각의 작품

             '검정콩 푸렁콩'에서 느껴지는 감칠맛 나는 느낌

 

중요 시어 및 시구

* 말 → 우리의 모습을 반성하게 해주는 매개체

* 다락 같은 말 → 다락의 높고 어두컴컴한 이미지가 말과 닮았다고 생각한, 시인의 유년시절의 기억에서 유추된 표현

* 사람 편인 말아 → 말이 사람과 같이 지내고 있다는 것 즉, 말이 가축으로 지내고 있음을 의미함.

* 검정콩 푸렁콩을 주마

   → 말이 가장 좋아하는 콩을 준다는 것으로, '말'에 대한 화자의 커다란 애정을 의미함.

* 밤이면 먼 데 달을 보며 잔다 → '말'의 부모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함축된 표현.

                                    (먼 데 달 - 그리움의 세계 )

 

주제 ⇒ 말을 통해 유년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산의 아픔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어린 화자의 따스한 마음을 통해 가축이 겪고 있는 이산(離散)의 아픔을 날카롭게 지적한 작품이다.  화자가 말에서 슬픔을 느끼는 이유는 2연에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는 바와 같이, ' 이 말은 누가 난 줄도 모르고 / 밤이면 먼 데 달을 보며 자'기 때문이다. 이것을 통해 말이 밤마다 달을 쳐다보며 헤어진 부모를 그리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축을 기르는 우리의 일상적 삶을 새삼 반성하게 하고, 인간 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육친에 대한 그리움이 깊게 깔려 있음을 인식시키고 있다. 사람들은 온갖 정성과 사랑을 기울여 가축을 길러 내지만, 가축의 입장에서 볼 때는 가족과의 이산의 아픔을 겪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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