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섭 시인에게

                                                                              -김유선-

                                                       

 

 

 

60년대 초 당신이 살던 성북동에서는

비둘기들이 채석장으로 쫓겨 돌부리를 쪼았다지만

20여 년이 지난 지금

성북동에 비둘기는 없는 걸요.

채석장도 없어요.

요즈음은 비둘기를 보려면

도심으로 들어와 시청 광장쯤에서 팝콘을 뿌리지요.

순식간에 몰려드는 비둘기 떼

겁 없이 손등까지 올라와

만져도 도망가지 않고

소리쳐도 그냥 얌전히 팝콘을 먹지만

나머지 부스러기 하나 마저 먹으면

올 때처럼 어디론지 사라져 버리는

비둘기를 만날 수 있어요. 그때에는

눈으로 손으로 애원해도

 

 

 

다시 오지 않아요.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우의적, 비판적

특성

①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를 창조적으로 변용하여 시적 대상을 재해석함.

② 대립적인 의미를 사용하여 현대인의 이기적인 소시민을 풍자함.

③ 과거(60년대)의 비둘기 → 산업사회에서 소외당해 연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존재

    현재(80년대)의 비둘기 → 속물적이고 영악하며 이기적인 존재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60년대 초 당신 → '성북동 비둘기'를 쓴 김광섭 시인

* 비둘기들이 채석장으로 쫓겨 돌부리를 쪼았다지만

   → 60년대에 살았던 비둘기의 모습(산업화로 인한 삶의 환경 변화)

* 20여 년이 지난 지금 → 1980년대

* 성북동에 비둘기는 없는 걸요. / 채석장도 없어요.

   → 60년대와 80년대의 '비둘기'의 또 다른 삶의 변화

* 도심으로 들어와 시청 광장 → 비둘기의 삶의 공간이 자연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상태를 나타냄.

* 팝콘 → 80년대 비둘기들의 먹이(물질적 이익)

* 순식간에 몰려드는 비둘기 떼

   → 물질적 가치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비둘기 떼 /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기적인 소시민의 모습

* 겁 없이 손등까지 올라와 → 물질적 가치 추구에 점점 대담해지는 비둘기의 모습

* 소리쳐도 그냥 얌전히 팝콘을 먹지만 → 물질적인 것에만 몰두하는 비둘기의 모습

* 올 때처럼 어디론지 사라져 버리는 → 물질이 매개가 되어야만 관계를 맺는 비둘기의 모습

* 비둘기를 만날 수 있어요. 그때에는 → 행간걸침

* 눈으로 손으로 → '팝콘'과 대비되는 시어로, 물질이 아닌 진심으로 관계를 맺으려고 시도하는 모습

* 다시 오지 않아요 → 물질이 전제되지 않는 만남을 거절하는 비둘기의 모습

                                따뜻한 인정을 잃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삭막한 인간관계를 상징하는 모습

 

제재 : 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

주제이해타산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이기적인 현대인에 대한 비판 / 마음을 닫고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에 대한 비판 /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도시의 소시민들에 대한 비판

[시상의 흐름(짜임)]

◆ 1 ~ 5행 : 80년대 성북동의 모습

◆ 6 ~16행 : 물질적 이익 추구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비둘기의 모습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김광섭 시인의 '성북동 비둘기'를 창조적으로 변용하여 시청 광장의 비둘기를 통해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현대인의 이기적인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60년대의 비둘기는 산업화에 의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났지만,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의 문명화된 비둘기는 물질적 이익을 상징하는 '팝콘'에 따라 모였다가 가 버리는 이기적인 존재로 형상화되어 있다. 이러한 비둘기의 모습은 물질적 이익에 무모할 정도로 집착하고, 이익이 없으면 무관심한 현대인의 이기적인 모습과 일치한다. 화자는 이러한 도시 문명 속에서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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