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림 -

                                                       

 

 

     

    하나님

    어쩌자고 이런 것도

    만드셨지요.

    야음을 타고

    살살 파괴하고

    잽싸게 약탈하고

    병폐를 마구 살포하고 다니다가

    이제는 기막힌 번식으로

    백주에까지 설치고 다니는

    웬 쥐가

    이리 많습니까

    사방에서

    갉아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연신 헐뜯고

    야단치는 소란이 만발해 있습니다.

    남을 괴롭히는 것이

    즐거운 세상을

    살고 싶도록 죽고 싶어

    죽고 싶도록 살고 싶어

    이러다간

    나도 모르는

    어느 사이에

    교활한 이빨과

    얄미운 눈깔을 한

    쥐가 되어가겠지요.

 

 

 

    하나님

    정말입니다.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현실 비판적, 풍자적, 우화적, 우의적

표현

     * 자연물(쥐)에 빗대어 세태를 풍자함.

     * 유사한 통사 구조의 반복과 대구를 통해 리듬감을 조성함.

     * 시상이 전개되면서 사회 전체에서 화자 자신에게로 초점이 옮겨짐.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하나님 → 화자의 원망과 고백을 모두 받아주는 존재

    * 병폐 → 병통(깊이 뿌리박힌 잘못이나 결점. 탈이 생기는 원인)과 폐단

    * 1~9행 → 쥐의 비행을 열거함.

                     인간의 부정적인 모습을 쥐의 행동에 빗대어 나열함.

    * 웬 쥐가 / 이리 많습니까 → 부정적 현실에 대한 화자의 태도가 짐작됨.

    * 사방에서 ~ 야단치는 소란이 만발해 있습니다. → 허언과 비방이 난무하는 현실

    * 남을 괴롭히는 것이 / 즐거운 세상을 → 부정적 현실을 강조함.

    * 살고 싶도록 죽고 싶어 / 죽고 싶도록 살고 싶어

           → 횡포가 난무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표현함.

              현실에서 제정신을 차리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표현함.

    * 이러다간 ~ 쥐가 되어가겠지요 → 부정적 현실에 매몰되어 가는 자신에 대한 인식

    * 하나님 / 정말입니다. → 타락해가고 오염되어 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냄.

                                          자신에 대한 비극적 각성

 

: 쥐(인간의 부정적인 모습)

화자 : 현실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

주제부정적 현실에 대한 비판과 부정적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는 의지

[시상의 흐름(짜임)]

◆ 1 ~ 3행 : 쥐에 대한 부정적 인식

◆ 4 ~ 15행 : 이해 관계에 따라 비방이 난무하는 현실 비판

◆ 16 ~ 25행 : 쥐가 되어 갈 것 같은 화자 자신

◆ 26 ~ 27행 : 화자 자신에 대한 비극적 각성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쥐라는 동물은 혐오라는 말과 동의어이다. 그 정도로 부정적인 존재가 바로 자기 자신이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이 시는 그러한 상상에서 시상이 시작된다. 하느님이 이렇게 부정적인 존재를 만드는 것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또한 이러한 비판을 받는 존재가 바로 자신의 모습이라면서 고백을 하는 모습에서 화자의 비판 정신은 절정에 다다른다. 사람들이 누구나 자신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착각 속에 살지만 다른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면 사회의 위악에 은근슬쩍 참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그 점을 시인은 자신이 쥐로 변한다는 우화를 통해 모두가 부정 사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모두 쥐와 같은 존재가 되고 말리라는 부정적인 암시를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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