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  정완영  -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맺힌 열 두 줄은

      굽이굽이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鶴)처럼만 여위느냐.

       

      -<채춘보>(1969)-

 

해        설

[개관정리]

◆ 성격 : 현대시조, 연시조, 구별배행 시조, 정형시, 낭만적, 주정적, 감각적

표현 : 음악성과 회화성의 적절한 조화(청각적 심상과 시각적 심상의 조화)

              상징, 은유, 대조, 댓구, 영탄, 대유, 직유, 돈호법 등 다양한 표현 기교 구사

              구별 배행의 형태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떨리는 열 손가락 / 마디 마디 에인 사랑 → 가야금(조국)을 향한 화자의 애절한 사랑을 표현함.

                       ♠ 마디마디 : 조국의 방방곡곡을 가리키기도 함(중의법)

    * 서러운 내 가얏고여 → 조국의 서러운 현실

    * 둥기둥 줄이 울면 / 초가 삼간 달이 뜨고 → 평화롭고 흥겨운 선율에서 느껴지는 과거의 조국의 모습

                                                                               (청각과 시각의 조화)

    * 흐느껴 목메이면 / 꽃잎도 떨리는데 → 가얏고의 서러운 가락을 통해 현재 조국의 서러운 현실

    * 푸른 물 흐르는 정에 / 눈물 비친 흰 옷자락 → 백의민족의 면면한 정한

    * 푸른 물 흐르는 정에 → 가야금의 맑고 깨끗한 선율(유구한 우리의 역사 상징=청사)

    * 눈물 비친 흰 옷자락 → 한많은 우리 민족, 백의민족(대유법)

    * 통곡도 다 못하여 / 하늘은 멍 들어도 → 너무도 서러워 응어리진 우리 민족의 한

    * 피맺힌 열두 줄 → 가얏고의 열두 줄(조국산하)

    * 굽이 굽이 → 가얏고의 가락(조국의 방방곡곡)

    * 청산아, 왜 말이 없이 / 학처럼만 여위느냐 →분단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조국에 대한 연민의 정     

    * 청산 → 조국 상징

    * 말이 없이 → 뼈아픈 현실에 대해 침묵만 지킨 채로

    * 학 → 고고한 조국의 모습

 

주제 조국애

[시상의 흐름(짜임)]

◆ 1∼3연 : 가야금 연주의 시작(조국에 대한 사랑)

◆ 4∼6연 : 가야금 연주가 진행중임( 민족의 애환 )

◆ 7∼9연 : 연주가 끝난 뒤에 남은 여운(분단 조국을 향한 한과 절규)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조는 한국적 정한을 전통 악기인 가얏고(가야금)의 가락에 비기어, 조국에 대한 애끓는 정과 조국의 슬픈 역사적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과 조국의 앞날을 위한 비원(悲願)을 직설적으로 토로하고 있는 작품이다.

첫째 수는 도입 부분으로 줄을 맞추고 연주가 시작되는 순간에 떠오르는 서러운 조국의 현실, 그렇지만 사랑해야만 하는 조국의 모습이다. 둘째 수는 전개 부분으로 가야금 연주가 한창 진행되는 상황이다. 초장의 평화롭던 선율에서 느껴지는 조국의 과거 현실이 중장의 목메이는 조국 현실과 대조되어 있고, 청각과 시각적 심상이 교차한다. 가야금 선율의 애절한 모습을 떠올릴 수 있으며 우리 겨레의 한스러운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셋째 수는 결말 부분에 해당한다. 가야금 선율의 여운을 생각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분단 현실과 통일에 대한 간절한 비원(悲願)을 담고 있는, 작품의 주제 부분이다

또한 감칠맛 나는 고유어와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통하여 시인의 섬세한 감정을 형상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특히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피맺힌 열두 줄' , '청산', '학' 등의 상징적 어휘를 사용함으로써 조국과 민족이 겪고 있는 현실적 고통을 환기하고 있는 점도 이 시조의 독특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형식면에서는 구별 배행을 통해 현대시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시어를 섬세하게 선택하여 우리말의 감각성을 잘 살리고 있는 것 또한 이 시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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