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다시 4 · 19 날에

                                                                                            -이영도-

                                                       

 

 

     

    눈이 부시네 저기

    난만(爛漫)히 멧등마다,

     

    그날 스러져 간

    젊음 같은 꽃사태가,

     

    맺혔던 한이 터지듯

    여울여울 붉었네.

     

    그렇듯 너희는 지고

    욕처럼 남은 목숨,

     

    지친 가슴 위엔

    하늘이 무거운데,

     

    연연히 꿈도 설워라,

    물이 드는 이 산하.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역사적, 상징적

특성

① 현대시조, 연시조, 정형시, 서정시

② 구별배행시조의 형태를 보임.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난만히 → 꽃이 활짝 피어 화려하게

* 스러져 간 → 죽어 간

* 욕처럼 남은 목숨 → 불의에 항거하다 죽은 젊은이들을 생각할 때 살아 남은 우리들의 모습이 왠지 비겁하고 부끄럽게 느껴짐.

* 연연히 → 안타깝고 그립게

* 물이 드는 이 산하 → 죽은 넋을 간절히 그리워하는 추모의 심정을 찬란하게 산하를 물들이며 피어 있는 진달래와 연결시켜 형상화함.

 

제재 : 진달래

주제혁명에서 희생된 꽃다운 젊은 넋에 대한 추모와 회한(悔恨)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조는 산에 난만히 피어 있는 진달래로부터 4 · 19 혁명 때 희생당한 젊은이들의 넋을 떠올리며 그들에 대한 추모와 자기 회한의 정을 읊은 작품이다. 두 수가 한 편인 연시조로서 구별 배행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첫째 수에서는 화자가 진달래에서 발견한 바를 제시하고, 둘째 수에서는 첫째 수와 연결하여 자기의 심리 상태를 표현하였다. 또한, 이 시의 제재인 '진달래'를 통해 그것이 담고 있는 전통적인 정서와 현실의 상징적 의미를 적절하게 결합하고 있다. 즉, 사랑과 이별의 한이라는 정서를 표상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온 진달래꽃을, 4 · 19 혁명에 참여한 학생들의 피흘림에 대한 슬픔의 정서로 새롭게 형상화함으로서 창조적 상징의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 시의 제재인 '진달래'는 4 · 19를 계기로 불의와 죄악에 반항하는 인간적인 현실 대응의 태세로 표출된다. 이 시의 부제에서 말하듯 진달래는 단순한 꽃이 아니라 불의에 항거하다 죽어간 꽃다운 청춘들의 표상이다. 이 진달래꽃은 그날 쓰러져 간 꽃다운 청년들의 피의 이미지로 죽음을 의미한다. 이 피는 희생을 상징하면서 조국과 민족에 대한 역사의식을 보여준다. 이는 아마도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시인에게 있어서 절대로 의식 속에서 지켜나가고자 했던 관념인 민족과 역사에 대한 지향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강한 이미지로 전개되고 있는 이 시는 율격도 나름의 변형을 통해 전개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는 6개의 연으로 되어 있는 듯이 보이지만, 2수로 되어 있는 연시조의 형태로 볼 수 있다. 1~3연까지와 4~6연까지로 구분지어 볼 수 있는데, 1연의 초장이 5/2/3/4, 중장이 2/4/4/4, 종장이 3/5/4/3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초장과 중장을 살펴본다면 나름의 변형된 율격을 구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렇게 변형된 율격이 이 시에 대한 강렬함을 더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목적의식과 추모의 성격이 강해서 시가(시가)의 서정성을 중요시하는 감상들에게는 거부감이나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이들의 관념 속에도 민주와 자유, 민족과 역사라는 인식이 따로 떨어져서 정서라는 게 존재할 수 없다고 본다면 '진달래'는 그런 점에서 교과서에 실렸다가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제외된 것이 조금은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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