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모사(慈母詞)

                                                                              -  정인보  -

                                                       

 

 

                           

                           12

    바릿밥 남 주시고 잡숫느니 찬 것이며,

    두둑히 다 입히고 겨울이라 엷은 옷을

    솜치마 좋다시더니 보공(補空)되고 말어라.

     

                           37

    이 강이 어느 강가, 압록(鴨綠)이라 여짜오니

    고국 산천(故國山川)이 새로이 설워라고

    치마끈 드시려 하자 눈물 벌써 굴러라.

     

                           40

    설워라 설워라 해도 아들도 딴 몸이라

    무덤 풀 욱은 오늘 이 '살'부터 있단 말까

    빈말로 설은 양함을 뉘나 믿지 마옵소.

 

 

 

                      

                  - <신생>(1925) -

 

해        설

[개관정리]

성격 : 현대시조, 정형시, 회고적, 의고적

표현 : 4음보의 정형률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바리 → 여자의 밥그릇

    * 보공 → 관의 빈 곳을 채우는 물건

    * 무덤 풀 욱은 오늘 이 '살'부터 있단 말가

        → 풀이 우거진 어머니 무덤 앞에 선 오늘,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해 진정으로 슬퍼한다면, 살이 빠져

                '살점'이 붙어 있지 말아야 할 것을, (어머니는 이제 모두 살점이 떨어져 자연으로 돌아갔는데)

                 어찌하여 나는 살이 붙어 있다는 말인가?
    * 빈말로 설은 양함을 뉘나 믿지 마옵소.

       → 진정으로 슬퍼하는 것이 아니고 빈 말로 서러워 하는 것이니 누구든 서럽다는 제 말을 믿지 마시오.

 

주제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에 대한 회고와 그리움

[시상의 흐름(짜임)]

◆ 12수 : 자식을 위해 희생하신 어머니의 사랑

◆ 37수 : 조국과 민족에 대한 어머니의 남다른 사랑

◆ 40수 : 살아있는 못난 자식의 한탄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섬세하고 인간적인 정감이 전아(典雅)한 언어 속에 잘 융합된 작품으로 어머니를 그리는 심정이 넘쳐 흐르는 전 40수의 연시조이다

 

<12수> : 바리의 따신 밥은 자식 주시고, 당신께서 잡수시는 것은 찬 밥이며, 두둑히 자식들 옷을 다 해입히시고, 당신께서는 겨울에도 엷은 옷을, 솜치마 그리 좋다시며 아끼시다가 결국 보공이 되고 말았구나.

<37수> : 망국의 한, 서러움의 감정이 드러난 작품이다. 국경을 넘으면서, 고국산천을 쳐다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나라 망함을 개탄하는 부인네의 남다른 기상과 정신도 함께 드러난다.

<40수> : 부모님이 돌아가심에 서러워 눈물을 흘려도 아들은 어머니와 한 몸이 될 수 없는 법, 그래서 어머니 누워 계시는 무덤 앞에 와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살아 생전 효도하지 못한 자책의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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