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노래

                                                                              - 정호승 -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나는 그대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서정적, 애상적, 연가적, 희생적

표현 : 수미상관의 기법을 구사하여 시적 의미를 강조함.

              가정형 진술과 각운에 의한 운율감 형성

              규칙적인 시행 배열을 통해 형태적 균제미를 나타냄.

              별과 노을의 비유적 이미지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떠나는 그대

       → 그대는 떠날 수밖에 없는 어떤 사정이나 이유가 있는 듯하고, 그것을 어찌할 수 없기 때문에

                                         그대가 떠나야 하는 것은 기정사실인 듯하다.

    *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 떠나는 것을 원망하거나 거부하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떠나는 시점을 늦추어 줄 것을 요청함.

           사랑의 시간을 벌기 위한 화자의 부탁

    *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 떠나는 그대에게 조금이라는 늦게 떠나달라고 말한 이유가 나타나 있다. 즉, 그대를 사랑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서임.

    * 그대 떠나는 곳 / 내 먼저 떠나가서 → 그대가 나를 떠나 가는 그곳에 내가 미리 가서

    * 그대 뒷모습에 깔리는 / 노을이 되리니

       → 그대의 앞에서도 아니고,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떠난 그대를 향한 화자의

                                '변함없이 간절하고 희생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다.

    * 옷깃을 여미고 → 숙연하고 다소곳한 모습

    *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 삶이 힘겨워질 때

    * 별 → 그대의 앞길을 밝히는 존재, 그대의 힘겨움을 위로해 주는 존재

    * 4연 → 수미상관의 구조로, 이별의 안타까움과 임을 붙잡고 싶은 심정을 표현함.

 

제재 : 사랑과 이별, 노을과 별(변함없이 간절하고 희생적인 사랑)

주제이별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대를 향한 변함없는 영원한 사랑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사랑하기 위해 조금만 더 늦게 떠나달라고 함.

◆ 2연 : 떠나는 그대를 위해 노을이 되겠다고 함.(변함없는 사랑 : 노을)

◆ 3연 : 떠나는 그대를 위해 별이 되겠다고 함.(변함없는 사랑 : 별)

◆ 4연 : 사랑하기 위해 조금만 더 늦게 떠나달라고 함.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사랑하는 '그대'와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헤어지더라도 영원히 '그대'를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노래하고 있다. 수미상관의 구조를 통해 '그대'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이 시의 화자는 떠나는 '그대'를 보내지 않으려는 심정을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1연과 4연에서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이라는 가정형과 수미상관의 기법을 활용하여 이별의 안타까움과 임을 떠나보내지 않으려는 간절한 심정을 잘 드러내고 있다.

화자는 지금 이별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데, 사랑하는 사람은 화자의 곁을 떠나려고 한다. 화자는 그 사람을 붙잡으려 하는 것은 아니나 다만 조금이라도 더 함께 있고 싶은 소망을 은근히 드러내고 있다. 임이 없으면 '그대 뒷모습에 깔리는 / 노을'처럼 이별의 비애에 젖어 버릴  것만 같다. 그러나 화자는 '어둠'과도 같은 임의 부재 상황 속에서도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과 같이 변함없는 사랑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시는 김소월의 시나 '아리랑'에서 보이는 '애이불비(哀而不悲)'의 전통적인 이별 노래의 정한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시 전반의 어조 또한 3 · 4조의 전통적인 3음보를 크게 벗어나지 않아 음악성도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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