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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나무가 있었네. 노을 속엔 언제나 기러기가 살았네. 붉은 노을이 금관악기 소리로 퍼지면 거기 나무를 세워 두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네.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하늘 아래 창문을 열고 바라보았네. 발뒤축을 들고 바라보았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희미한 하류로 머리를 두고 잠이 들었네. 나무가 아이의 잠자리를 찾아와 가슴을 다독여 주고 돌아가곤 했었네. 거기에 나무가 있었네. 일만 마리 매미소리로 그늘을 만들어 주었네. 모든 대답이 거기 있었네. 그늘은 백사장이고 시냇물이었으며 삘기풀이고 뜸부기 알이었네. 거기 나무가 있었네. 이제는 무너져 흩어져 버렸지만 등치마저 타 버려 재가 돼 버렸지만 금관악기 소리로 퍼지던 노을 스쳐가는 늦기러기 몇 마리 있으리. 귀 기울이고 다가서 보네. 까마득한 하류에 나무가 있었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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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나무가 있었네.
-<푸른 말들에 관한 기억>(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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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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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정리] ◆ 성격 : 서정적, 동화적 ◆ 특성 ① 같은 문장의 반복을 통해 운율감과 아쉬움의 정서를 나타냄. ② 감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유년 시절의 공간을 아름답고 선명하게 나타냄. ③ 그리움이 가득한 회상적 목소리 ④ 부재하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나타남.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거기 나무가 있었네 → 반복을 통해 운율감을 형성하고, 아쉬움의 정서를 드러냄. * 노을 속엔 / 언제나 기러기가 살았네. →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노을에 비친 기러기의 모습 * 붉은 노을이 금관악기 소리로 퍼지면 → 공감각적 이미지(시각의 청각화) * 거기 나무를 세워두고 → 화자가 동경하는 존재 * 집으로 돌아오곤 했었네. → 아쉬움의 정서 * 쏟아져 내리는 은하수 하늘 아래 → 신비로운 분위기 * 희미한 하류 → 기억의 원류, 화자의 꿈과 상상의 세계 * 나무가 아이의 잠자리를 찾아와 / 가슴을 다독여 주고 돌아가곤 했었네. → 자애로운 나무의 모습(의인화) * 그늘 → 평화로운 안식의 공간 * 모든 대답이 거기 있었네. → 나무가 아이에게 무한한 상상과 희망을 준다는 의미임. * 그늘은 백사장이고 시냇물이었으며 / 삘기풀이고 뜸부기 알이었네. → 아이의 상상 속에서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나무 그늘 * 이제는 무너져 흩어져 버렸지만 / 둥치마저 타 버려 재가 돼 버렸지만 → 이상적인 공간의 소멸, 훼손된 유년 시절을 상징함. * 금관악기 소리로 퍼지던 노을 → 시각의 청각화 * 스쳐 가는 늦기러기 몇 마리 있으리. → 쓸쓸한 정취 * 귀 기울이고 다가서 보네. → 사라져 버린 순수한 세계에 대한 동경 * 까마득한 하류에 나무가 있었네 → 나무가 기억속에서만 존재함. * 거기에 나무가 있었네 → 아쉬움과 안타까움의 정서
◆ 주제 : 유년 시절에 대한 화자의 동경과 소멸의 안타까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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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의 흐름(짜임)] ◆ 1~10행 : 유년 시절 추억 속의 나무 ◆ 11~21행 : 유년 세계의 중심이었던 나무 ◆ 22~28행 : 그리움의 대상으로서의 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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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화자가 경험하였던 유년 시절의 공간을 평화롭고 아름답게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유년 시절 화자의 중심이 되었던 나무의 자애로운 모습이 이제는 무너져 흩어져 버린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즉, '하류'로 상징되는 화자의 꿈과 상상의 세계에 대한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거기 나무가 있었네.'라는 구절의 반복으로 나타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같은 구절을 반복함으로써 운율감을 형성하고, 화자의 정서를 부각시킨다. 이 시는 유년 시절을 상징하는 '나무'를 통해 그 시절의 소멸을 안타까워하고 있는 작품이다. 어린 시절의 화자인 '아이'에게 나무는 동경의 대상이자, 무한한 상상과 희망을 주는 놀이터였다. 그러나 나무가 무너져 흩어져 버리고 재가 돼 버린 지금, 화자는 유년 시절과 같은 순수한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거기 나무가 있었네'라는 과거 회상의 어조를 반복하여 운율감과 아쉬움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고, '붉은 노을이 금관악기 소리로 퍼지면', '금관악기 소리로 퍼지던 노을' 등의 공감각적 이미지를 사용하여 유년 시절을 아름답고 선명하게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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