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샘

                                                                              - 함민복 -

                                                       

 

 

 

네 집에서 그 샘으로 가는 길은 한 길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벽이면 물 길러 가는 인기척을 들을 수 있었지요. 서로 짠 일도 아닌데 새벽 제일 맑게 고인 물은 네 집이 돌아가며 길어 먹었지요. 순번이 된 집에서 물 길어 간 후에야 똬리 끈 입에 물고 삽짝 들어서시는 어머니나 물지게 진 아버지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집안에 일이 있으면 그 순번이 자연스럽게 양보되기도 했었구요. 넉넉하지 못한 물로 사람들 마음을 넉넉하게 만들던 그 샘가 미나리꽝에서는 미나리가 푸르고 앙금 내리는 감자는 잘도 썩어 구린내 훅 풍겼지요.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향토적, 전통적

표현 : '했었구요', '풍겼지요'와 같은 구어체 어투를 통해 정감 어린 분위기를 연출함.

              토속적인 시어들을 사용하여 우리 민족의 훈훈한 인정을 드러냄.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그 샘 → 이웃 간의 훈훈한 정을 쌓고 느끼게 해 주는 매개체

    * 서로 짠 일도 아닌데 ~ 길어 먹었지요. → 이웃을 배려하는 훈훈한 인정이 담김.

 

제재 : 그 샘

화자 : 이웃 간의 정을 돈독하게 해 주었던 '그 샘'과 당시의 훈훈했던 인심을 그리워함.

주제샘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이웃 간의 훈훈한 정과 인심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네 집이 돌아가면서 같이 쓰던 어릴 적 집 앞의 샘에 대한 화자의 회상과, 그 샘을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이웃 간의 넉넉한 인심과 정(情)을 떠올리고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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