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엽서

                                                                              -김남조-

                                                       

 

 

 

여행지 상점가에서

그림엽서 몇 장 고를 때면

별달리 이름 환한

사람 하나 있어야겠다고

각별히 절감한다.

 

이국의 우표 붙여

편지부터 띄우고

그를 위해 선물을 마련할 것을

 

이 지방 순모 실로 짠

쉐타 하나, 목도리 하나,

수려한 강산이 순식간에 다가설

망원경 하나,

유년의 감격 하모니카 하나,

 

일 년 동안 품 안에 지닐

새해 수첩 하나,

특별한 꽃의 꽃씨, 잔디씨,

여수 서린 해풍 한 주름도 넣어

소포를 꾸릴 텐데

 

여행지에서

그림엽서 몇 장 고를 때면

불 켠 듯 환한 이름 하나의 축복이

모든 이 그 삶에 있어야 함을

 

 

 

천둥 울려 깨닫는다.

 

           -<희망 학습>(1998)-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서정적, 감각적, 체험적

특성

① 수미상관의 시적 구조를 사용함.

② 감각적 이미지의 사용이 두드러짐.

③ 맑고 투명한 언어들로 공감을 이끌어 냄.

④ 반복과 변주를 통해 내용을 심화시켜 강조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여행지 상점가, 이국의 우표 → 화자의 상황, 외국 여행 중임.

* 별달리 이름 환한 ~ 각별히 절감한다. → 여행지에서 시적 화자는 여행을 할 때 특별히 그리워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함을 깨닫고 있다. '별달리 이름 환한 사람'은 가족, 연인, 존경의 대상 등이 될 수 있는데, 이런 존재는 나의 삶을 더욱 가치 있고 풍요롭게 해준다.

* 3연 → 여행지에서 그리운 사람을 위해 선물할 것을 상상하며 선물 목록을 나열하고 있다. '쉐타, 목도리, 망원경'은 그 지역에서의 여행 경험을 함께 나누고픈 마음을 표현한 소재이고, '하모니카'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고픈 화자의 마음을 담은 소재라고 할 수 있다.

* 4연 → '그'를 위한 선물을 고르는 장면을 상상하고 있다. 그 선물은 일년 동안 소중하게 간직할 '새해수첩', 특별함을 지닌 '꽃씨', '잔디씨'와 같이 소중하고 특별한 것도 있고, 여행 중 느꼈던 외로움의 마음도 포함되어 있다. 즉, 화자가 공유하고 싶은 것은 화려하고 비싼 것이 아닌 자신의 사소하지만 진실된 모든 감정이다.

* 여수 서린 해풍 한 주름 → 여행 중 느꼈던 외로움(객수)

* 불 켠 듯 환한 이름 하나의 축복이 / 모든 이 그 삶에 있어야 함을 → 인생에서 자신에게 특별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의미를 강조한 표현으로, '모든 이 그 삶에 있어야 함을' 이라는 구절을 통해 개인적 체험을 보편적 깨달음으로 확대하고 있다.

* 천둥 울려 깨닫는다 → 1연에서의 '각별히 절감한다'는 표현을 변주한 표현으로, 깨달음의 울림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제재 : 여행

주제 체험에서 얻은 삶의 가치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여행지에서의 깨달음

◆ 2~4연 : '그'를 위해 선물할 것을 상상

◆ 5연 : 개인적 체험을 보편적 깨달음으로 확대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화자가 외국 여행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서술하고 있는 작품이다. 그 깨달음이란 바로 '별달리 이름 환한 사람'의 필요성이다.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특별하게 여기는 존재, 사랑하는 존재가 있게 마련이다. 특히 낯선 외국을 여행하다 보면 그러한 존재가 더 그립고, 소중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그런 사람의 존재는 나의 삶을 더욱 아름답고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어 준다. 화자가 '그'에게 보내고자 하는 선물들의 목록은 오감을 모두 사용한 감각적 이미지와 맑고 순수한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어 이 시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려주고 있으며, '그'에 대한 순수한 태도까지도 짐작하게 한다. 또한 이 시는 수미 상관의 구조로, 첫 연의 내용 구조를 마지막 연에서 반복, 변주함으로써 화자의 깨달음을 강조하고 있다.

 

◆ 여행 체험에서 얻은 삶의 가치

이 시는 여행지의 상점가에서 떠오른 느낌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흔히 그 곳의 상점가에 들르게 되고, 거기서 그곳의 낯선 풍경이 담긴 그림엽서와 기념 선물을 고르게 된다. 이 평범한 여행 체험에서 시인은 우리 인생에서 꼭 필요한 하나를 새삼 깨닫는다. 그것은 바로, '별달리 이름 환한 / 사람 하나'의 필요성이다. 우리는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자주 잊곤 하는데, 이 시를 통해 새삼 마음에 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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