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 박남수 -

                                                       

 

 

     

    살아 있는 얼굴을

    죽음의 굳은 곳으로 데리고 가는

    거울의 이쪽은 현실이지만

    저쪽은 뒤집은 현실.

    저쪽에는 침묵(沈默)으로 말하는

    신(神)처럼 온몸이 빛으로 맑게 닦아져 있다.

    사람은 거울 앞에서

    신의 사도(使徒)처럼 어여쁘게 위장(僞裝)하고

    어여쁘게 속임말을 하는

    뒤집은 현실의 뒤집은 마을의 주민이다.

    거울은 맑게 닦아진 육신을 흔들어

    지저분한 먼지를 털듯, 언제나

    침묵으로 말하는 신(神)처럼 비어 있다.

 

 

 

    비어서 기다리고 있다.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비판적, 풍자적, 자아성찰적, 대립적

표현 : 거울을 맑은 영혼의 소유자로 의인화하여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반성을 촉구함.

              역설 및 반어적 표현을 통해 사람들의 위선적인 삶을 풍자함.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거울의 이쪽은 현실 → 맑은 영혼이 타락하며 죽어가는 현실

    * 저쪽은 뒤집은 현실 → 타락한 영혼이 맑은 영혼으로 거듭나는 거울 속의 세상(거울의 반성적 기능)

    * 온몸이 빛으로 맑게 닦아져 있다. → 맑은 세상이 놓여 있다.(거울의 속성에서 유추함)

    * 어여쁘게 위장하고 / 어여쁘게 속임말을 하는

           → 위선적 삶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반어적 표현을 통한 현실 풍자)

    * 뒤집은 현실의 뒤집은 마을의 주민이다.

           → 가식과 위선을 삶의 원리로 삼는 세상 사람들(현실에 대한 화자의 개탄)

    * 침묵으로 말하는 → 위선적인 사람들의 자성(自省)을 바라는(역설적 표현)

    * 비어서 기다리고 있다. → 사람들이 위선적 삶에서 벗어나 순수한 영혼으로 거듭나기를 기다림.

 

제재 : 거울

화자 : 위선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과 그와 대비되는 거울 속의 맑고 순수한 모습을 제시하면서,

                       사람들이 위선적 삶을 반성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람.

 

주제위선적 삶의 태도에 대한 반성 촉구

[시상의 흐름(짜임)]

◆ 1 ~ 6행 : 거짓된 현실

◆ 7 ~ 10행 : 위선적 삶을 사는 세상 사람들

◆ 11 ~ 14행 : 사람들이 순수한 영혼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소망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위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맑게 빛나는 거울을 보며 자성하여 맑고 순수한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하는 화자의 마음을 우의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의인화된 사물을 통해 상황을 대조시키고 있으며 주제를 강조하고 있다. 또 반어적 표현을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

이 시의 화자는 거울이라는 사물의 특수한 성질을 통해서 현실이 가진 모순을 나타내고 있다. 거울의 이쪽은 현실이지만 거울의 저쪽은 뒤집은 현실이라는 점에서 거울 속의 현실과 거울 밖의 현실이 서로 대조됨을 나타내고 있다. 현실과는 대조되는 거울 속의 순수한 세계를 4행부터 노래한다. 옛 우리 선인들이 달을 그리기 위해 주변을 칠했던 것처럼 거울 속을 순수한 것으로 표현함으로써 거울의 바깥인 현실을 모순으로 꽉 찬 공간으로 묘사한 박남수 시인의 표현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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