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甘草)

                                                                              - 김명수 -

                                                       

 

 

     

    어느 건재약방 천장마다

    황지봉투 속에 매달린 감초여

     

    어느 약탕관, 약봉다리 속에도

    빠지지 않고 들어 있는 감초여

     

    오만한 노란색의 얼굴로

    건방지게 들어 있는 감초 토막이여

     

    단맛 하나로

    오직 달콤한 맛 한가지로

    이 세상 온갖 인간들의 병치레에

    군림만 하려드는 감초여

     

    '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사실은 비웃음인 줄 모르는 감초여

     

    '약방에 감초'라는 말이

    너를 칭송하는 말인 줄만 아는 감초여

     

    네가 없어도, 네가 없어도

    사실은 너끈하게

    약봉다리가 약봉다리인 감초여

     

    언제까지나

 

 

 

    어느 약방 파리똥 앉은 천장마다

    매달리려만 드는 감초여, 감초 토막이여.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냉소적, 비판적

표현 : 일상적 사물의 특징에 착안하여 시상을 전개함.

              냉소적 어조를 통해 감초와 같은 인간형을 비판함.

 

주제감초형 인간에 대한 비판과 풍자

[시상의 흐름(짜임)]

◆ 1 ~ 3연 : 흔하게 볼 수 있는 감초

◆       4연 : 작은 능력으로 모든 것에 참견하는 감초

◆ 5 ~ 6연 : 자신의 문제점을 모르는 감초

◆       7연 : 고유한 존재 가치가 없는 감초

◆       8연 : 모든 것에 군림하려고만 하는 감초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감초'라는 사물의 특징을 활용하여 인간의 모습을 비판한 작품이다. '약방에 감초'라는 관습적 표현을 통해 그 말이 지닌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고, 감초의 어리석음을 지적한다. 또한 감초를 의인화하여 표현함으로써 비판의 대상이 감초가 아닌 감초와 같은 인간임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여러 약에 들어가지만 그것만의 중요한 기능은 없는 '감초'의 특징을 활용하여 감초와도 같은 인간을 비판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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