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 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에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영랑시집>(1935)-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서정적, 감각적, 음악적, 낭만적

특성

① 1연과 2연을 같은 구조로 배열하여 아름다운 세계를 소망하는 화자의 마음을 잘 표현함.

② 대구법, 의인법, 직유법, 은유법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이 사용됨.

③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시어와 감각적 표현이 두드러짐.

④ 울림소리와 3음보의 율격, 유사한 통사구조의 사용으로 리듬감을 잘 나타냄.

⑤ 섬세하고 여성적 어조와 평화롭고 따스한 분위기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햇발, 샘물, 부끄럼, 물결

    → '내 마음'에 대한 보조관념들.

        화자가 소망하는 밝고 순수한 내면세계의 이미지

* 하늘 → 화자가 동경하는 밝고 순수한 세계

              구속없이 자유롭게 명상하고 평온한 마음을 쉴 수 있게 해주는 이상세계

* 시의 가슴 → 시적 정서가 가득한 가슴으로, 곱고 순수한 마음을 말함.

* 에메랄드 → 비취색을 띤, 투명하고 아름다운 녹주석으로 '청순함'을 상징함.

                    봄 하늘의 색깔로 매우 훌륭한 표현임.

 

제재 : 하늘

화자 : 밝고 순수한 세계를 동경하는 이

주제봄날에 느끼는 정서와 봄 하늘(밝고 순수한 세계)에 대한 동경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봄 하늘을 우러르고 싶은 소망

◆ 2연 : 봄 하늘을 바라보고 싶은 소망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지상의 세계에서 밝고 순수한 천상의 세계인 '하늘'을 동경하는 화자의 마음을 형상화하고 있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시어가 돋보이는 순수시다.

이 작품의 내용과 짜임새는 매우 단순하다. 두 연의 제1, 2행은 모두 '~같이'로 되어 있고, 마지막 행들은 모두 '~고 싶다'로 되어 있다. 즉, 어떤 간절한 소망을 각각 두 가지의 직유를 써서 말한 것이 이 시의 내용이다. 그의 소망이란 '하늘을 우러르고(바라보고) 싶다'는 것뿐이다. 이런 단순한 소망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시가 되는지 독자는 물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기 전에 이 구절을 좀더 생각해 보자.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는 소망은 뒤집어 말하면, 그가 현재 하늘을 마음대로 우러러보며 살고 있지 못함을 의미한다. 이때 '하늘'은 그저 예사스런 하늘에 그치지는 않는다. 그것은 땅과 대립되는 것으로서, 땅이 현실적인 생활의 세계를 의미한다면 하늘은 그로부터 벗어나 아무런 구속 없이 명상하고 마음을 쉴 수 있는 터전에 해당한다. 김영랑이 소망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명상과 평화의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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