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 길들이기
-T.V론-

                                                                              - 오종환 -

                                                       

 

 

 

당나귀 한 마리를 길들이기 위해서는

아침, 저녁으로 반복 훈련이

필요합니다. 당나귀의

불온한 상상력을 거세(去勢)하기 위해

토요일과 일요일도 쉬지 않습니다.

간혹 당신의 성급한 채찍에

뒷발질로 날뛰는 당나귀가 있더라도

안심하십시오, 그 놈들의 습성은

당근 뿌리 하나에도 이내 아픔을 잊고

 

 

 

부드러운 혓바닥을 날름거리는

온순한 짐승으로 돌아갑니다.

 

               -1991-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비판적, 우회적, 우화적, 풍자적

표현 : 대상에 대한 우회적 비판

              반어적 표현으로 주제의식 강조

              완곡한 어법(돌려 말하기)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당나귀 → 국민, TV에 길들여지는 대상

* 당나귀의 불온한 상상력 → 반정부적인 생각이나 현실 비판 의식

* 불온한 상상력을 거세하기 위하여

      → 불온한 상상력은 거세되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살아있어야 함을 반어적으로 강조하여 표현함.

* 성급한 채찍 → 국민을 억압하는 독재 정권의 폭압적 지배

* 뒷발질로 날뛰는 당나귀 → 체제에 비협조적이고 저항적인 사람들

* 당근 뿌리 하나 → 국민을 온순하게 길들이기 위한 적절한 보상(정책) 또는 달콤한 TV의 유혹

* 온순한 짐승 → 권력층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우매화된 국민, 저항할 줄 모르는 국민들

* 당근 뿌리 하나에도 ~ 온순한 짐승으로 돌아갑니다.

      → 당나귀가 당근에 온순히 길드는 것처럼 국민에게도 적당한 당근을 주고 텔레비전에 길들게 하면 반항할 줄 모르게 된다는 의미임.

 

제재 : 당나귀 길들이기(=TV에 빠진 국민들)

주제국민을 우민화시키는 텔레비전에 대한 비판

[시상의 흐름(짜임)]

◆ 1 ~ 5행 : 반복 훈련에 의해 길들여지는 당나귀

◆ 6 ~11행 : 당근의 유혹에 온순히 길들여지는 당나귀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겉으로는 당나귀를 길들이는 데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국민을 우민화시키는 텔레비전에 대해 비판하는 '돌려 말하기'의 방식을 취하고 있는 시이다. 즉 당나귀가 당근에 쉽게 길들여지듯이 국민들을 TV에 길들여 우민화시킨다는 의미이다. 화자는 국민을 우민화시키는 방법으로 텔레비전을 택한 권력층을 비판함과 동시에 텔레비전에 몰입하는 우매한 국민들도 비판하고 있다. 이 시에서 '당나귀'는 국민이라고 할 수 있다. 토요일 일요일에도 텔레비전은 쉬지 않고 불온한 상상(반정부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방송을 한다. 잠시도 딴 생각이 들지 못하도록 반복적으로 방송을 한다.

이 시는 텔레비전에 의해 우민화되는 국민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 주는 작품이다. 이 시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는 텔레비전은 제5공화국 당시 국민의 저항과 비판 의식을 무마하고, 국민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실행했던 3S정책(섹스, 스크린, 스포츠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독재 정권이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즐겨 쓴다는 정책) 등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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