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안 일

                                                                              -박두순-

                                                       

 

 

 

지하철 보도 계단 맨바닥에

손 내밀고 엎드린

거지 아저씨

손이 텅 비어 있었다.

비 오는 날에도

빗방울 하나 움켜쥐지 못한

나뭇잎들의 손처럼

 

동전 하나 놓아줄까

망설이다 망설이다

그냥 지나가고,

 

내내

무얼 잊어 버린 듯…….

집에 와서야

가슴이 비어 있음을 알았다.

거지 아저씨의 손처럼

 

마음 한 귀퉁이

잘라 주기가 어려운 걸

 

 

 

처음 알았다.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체험적, 반성적, 고백적

특성

① 거지 아저씨를 보며 느끼는 심리적 갈등과 귀가 후의 자책감과 깨달음을 표현함.

② 화자의 심리와 정서를 비유적 표현과 담담한 어조로 표현하여 공감을 이끌어 냄.

③ 평범하고 쉬운 일상어를 사용하여 구체적인 삶의 경험을 제시하여 현실적인 느낌을 더함.

④ 시가의 흐름과 공간의 이동을 통해 자기 성찰의 모습을 보여 줌.

 

제재 : 거지 아저씨

주제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음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지하철 보도 계단에서 본 거지 아저씨(안타까움)

◆ 2연 : 돈을 줄까 망설이다 그냥 지나감.(연민과 망설임)

◆ 3연 : 귀가 후, 자신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됨.(후회와 자책, 미안함)

◆ 4연 :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깨달음.(깨달음)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일상의 생활에서 흔히 목격하게 되는 장면일 것이다. 지하도 내려가는 계단과 같은, 주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길목에 온몸을 웅크리고 얼굴은 가린 채 꾀죄죄한 몰골로 손만 벌리고 있는 거지의 모습. 타성에 젖어 이제는 보고도 무심하게 지나치기가 일쑤다.

이 시에서는 거지 아저씨에 대한 동정과 연민의 감정을 가져보지만 쉽게 도와 줄 생각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후회하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가진 물질적인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그렇게 하려는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현대인들의 메마른 정서를 말하고자 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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