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 박형준 -

                                                       

 

 

     

    개 한 마리

    감나무에 묶여

    하늘을 본다

    까치밥 몇 개가 남아 있다.

    새가 쪼아먹는 감은 신발

    바람이 신어 보고

    달빛이 신어 보고

    소리 없이 내려와

    불빛 없는 집

    등불

     

    겨울밤을

    감나무에 묶여 낑낑거리는 개는

    앞발로 땅을 파며 김칫독처럼

    운다, 울어서

    등을 말고 웅크리고 있는 개는

    불씨

    감나무 가지에 남은 몇 개의 이파리

    흔들리며 흔들리며

    새처럼 개의 눈에 아른거린다.

     

    주인이 놓고 간

    신발들

    빈집을 녹인다

    긴 겨울밤

 

 

 

     

    -<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2002)-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감각적, 비유적(은유적)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개 한 마리 ~ 몇 개가 남아 있다.

           → 겨울 날 시골의 빈집에는 감나무에 묶인 개 한 마리, 까치밥으로 남은 감이 남아 있다.

               까치밥으로 남은 감이 빈집의 허전함과 적막감을 도드라지게 하고 있다.

    * 신발, 등불 → 원관념은 '까치밥(감)'으로 '등불'은 색깔의 유사성에 의한 비유로서 허전함과 적막감의

                                               이미지를 형성함.

    * 운다, 울어서 → 묶인 개(주인에게 버려진 개)의 쓸쓸함

    * 불씨 → 원관념은 '개'로 허전함과 적막감을 부각시킴.

    * 빈집을 녹인다 → 감나무에 묶여 낑낑거리는 개는 앞발로 땅을 파고 울어서 불씨를 만들며 빈집을

                         녹인다. 즉, '불씨(개)'가 빈집을 녹이는 주체로, 주인 없는 썰렁함을 부각시키고 있다.

    

주제한 겨울 빈 집의 풍경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감나무에 남은 까치밥

◆ 2연 : 감나무에 묶인 개의 울음

◆ 3연 : 빈 집을 녹이는 까치밥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겨울의 빈집 풍경을 그린 작품이다. 빈집에는 감나무에 묶인 개 한 마리, 까치밥으로 남겨 놓은 감이 전부이다. 감의 이미지는 신발, 등불 등의 이미지로 변환되면서 빈집의 허전함과 적막감을 도드라지게 한다. 개나 까치밥 등이 그 집에서 살던 사람들의 자취를 드러냄으로써 빈집의 적막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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