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비1

                                                                              - 이성교 -

                                                       

 

 

     

    아아 내 가슴에

    떨어진 유성(流星)아.

    밤비는

    너는 울음이었다.

     

    땅이 움직여도,

    산에 돌이 떨어져도

    네가 온통

    이 세상에

    많은 것 같구나.

     

    내 가슴에 묻혀 있는

    너의 무덤에

    해마다 무슨 꽃으로

    피어 주련.

     

    술을 먹어도,

    술을 먹어도,

    취하지 않는 밤

    밤비는 한 잔 술에 운다.

     

    아빠가 태워 준

    창경원의 비행기

    이 밤에도 찬 비 맞고

    빙빙 돌겠지.

     

    이제 와

    머리에 뒷짐 인

    옛날을 말하지 않으련다.

     

    멀리 흰 나비 한 마리

    훨훨 강을

    건너고 있는데,

 

 

 

    이리도 내 가슴에

    천둥이 치랴.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비극적, 주정적, 애상적

표현 : 죽은 아이와 대화하는 형식을 취함.

              화자의 감정(슬픔)을 직설적으로 드러냄.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유성 → 죽은 아이를 비유함.

    * 밤비 → 죽은 아이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 슬픔과 눈물, 어둠과 하강의 이미지

    * 네가 온통 ~ 많은 것 같구나. →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자식에 대한 그리움

    * 꽃 → 죽은 아이를 비유함.

    * 술을 먹어도 / 술을 먹어도 → 슬픔을 잊기 위한 행동, 반복을 통한 강조

    * 밤비는 한 잔 술에 운다 → 자식을 잃은 화자의 슬픔

    * 창경원의 비행기 → 죽은 아이를 떠올리게 하는 추억이 깃든 사물

    * 이제 와 ~ 옛날을 말하지 않으련다. → 그리움의 정서를 반어적으로 표현함.

    * 옛날 → 행복했던 옛 추억

    * 흰 나비 한 마리 → 죽은 아이를 비유한 소재

    * 강 → 이승과 저승의 경계, 화자의 절망적 거리감을 드러냄.

    * 이리도 → 화자의 슬픔의 강도를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출시킴.

    * 천둥 → 슬픔과 고통

 

창작 동기 : 1964년 6월 9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딸, 선미를 위한 자장가로 지음.

화자 : 자식을 잃은 아버지

주제죽은 아이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자식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

◆ 2~4연 : 자식을 가슴에 묻고 그리워하는 심정

◆ 5~6연 : 과거의 추억에 대한 회상

◆ 7연 : 사라지지 않는 슬픔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김광균의 '은수저'처럼 자식을 잃은 슬픔이 주된 제재이자 주제이다.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가슴에 묻는다고 한다. 술을 먹어도 취하지 않는 부모의 심정이 시 전편에 애잔하게 흐르고 있다. 1연의 '내 가슴에 / 떨어진 유성'이나 4연의 '내 가슴에 묻혀 있는 / 너의 무덤'이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당연히 '밤비'가 상징하는 것은 '울음'으로 표현되는 슬픔과 비애이다. 1연에서 '밤비는 / 너의 울음'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오히려 죽은 자식을 못잊어 그리워 하는 시적 화자의 울음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가슴에 젖어오는 비애와 그리움을 잊고자 마시는 술조차도 취하게 하지 못한다.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잊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과거의 일이라면 잊고자 다짐을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욱 가슴에 응어리진 한을 촉발시키고 마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시적 화자는 시적 대상인 죽은 아이에게 대화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특히 자신의 감정이 응축된 '이리도'에서는 자식을 잃은 슬픔이 격렬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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