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부 -

                                                       

 

 

 

밤이 한 가지 키워주는 것은 불빛이다.

우리도 아직은 잠이 들면 안 된다.

거대한 어둠으로부터 비롯되는

싸움, 떨어진 살점과 창에 찔린 옆구리를

아직은 똑똑히 보고 있어야 한다.

쓰러져 죽음을 토해 내는 사람들의 아픈 얼굴,

승리에 굶주린 그 고운 얼굴을

아직은 남아서 똑똑히 보아야 한다.

 

밤이 마지막으로 키워 주는 것은 사랑이다.

끝없는 형벌 가운데서도

우리는 아직 든든하게 결합되어 있다.

쉽사리 죽음으로 가면 안 된다. 아직은 저렇게

사랑을 보듬고 울고 있는 사람들, 한 하늘과

 

 

 

한 세상의 목마름을 나누어 지니면서

저렇게 저렇게 용감한 사람들, 가는 사람들,

아직은 똑똑히 우리도 보고 있어야 한다.

 

           -시집<우리들의 양식>(2001)-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민중적, 참여적, 의지적, 상징적

표현 : 역설적 표현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밤 → 고난과 시련의 시간, 어둠의 이미지

               억압의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로 하여금 '희망과 사랑'을 인식시켜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 불빛 → 희망

    * 밤이 한 가지 키워 주는 것은 불빛이다. → 역설적 표현

    * 잠 → 고통스런 현실에 대해 무감각하며, 이를 도외시하려는 행동

    * 거대한 어둠 → 부정적 세력

    * 떨어진 살점과 창에 찔린 옆구리 → 고난으로 인한 상처

    * 아직은 똑똑히 보고 있어야 한다. → 현실에 대한 직시

    * 쓰러져 죽음을 토해 내는 사람들 → 사회적 약자로 고통 받는 자들

    * 밤이 마지막으로 키워 주는 것은 사랑이다. → 역설적 표현

    * 사랑 → 공동체적 연대감

    * 죽음 → 시대 현실에 대한 절망감으로 인한 포기 상황

    * 용감한 사람들 →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사랑을 나누며 현실을 극복해가는 민중들에 대한 예찬적 태도

 

화자 : 독재 정권이 지배하는 억압의 현실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지만, 승리와 소망을 잃지 않고 서로 연대하여 힘든 현실을 극복하고자 한다.

주제공동체적 유대감을 통한 고난과 시련의 극복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부정적 현실에 대한 직시

◆ 2연 : 연대감의 확인을 통한 현실 극복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에 등장하는 '밤'은 어둠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시련과 고난의 시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밤'이 부정적 의미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현실 속에서 억압 받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인식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즉, 시적 화자는 시련과 고난의 시간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공동체적 유대감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