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김종길-

                                                       

 

 

 

차운 물보라가

이마를 적실 때마다

나는 소년처럼 울음을 참았다.

 

길길이 부서지는 파도 사이로

걷잡을 수 없이 나의 해로(海路)가 일렁일지라도

 

나는 홀로이니라,

나는 바다와 더불어 홀로이니라.

 

일었다간 스러지는 감상(感傷)의 물거품으로

자폭(自暴)의 잔(盞)을 채우던 옛날은

이제 아득히 띄워보내고,

 

왼몸을 내어맡긴 천인(千인)의 깊이 위에

나는 꽃처럼 황홀한 순간을 마련했으니

슬픔이 설사 또한 바다만 하기로

 

 

 

 

나는 뉘우치지 않을

나의 하늘을 꿈꾸노라.

 

            -<성탄제>(1969)-

 

해           설

[개관 정리]

성격 : 의지적, 성찰적

특성

① 담담하고 의지적인 어조

② 지향하고자 하는 삶의 세계가 드러남.

③ 시어의 대비(바다와 하늘)를 통해 주제를 부각시킴.

④ 과거에서 현재로 시상이 전개됨.

     : 회상 → 현실 수용 → 존재의 자각(삶의 의미) → 대결 의지(극복, 결별) → 이상 추구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차운 물보라 → 고난과 시련의 현실

* 소년 → 순수하고 나약한 존재

* 길길이 부서지는 파도 → 고난과 역경

* 해로 → '고해 = 인생'을 의미함.

* 3연 → 혼자 힘으로 고난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깨달음

* 일었다간 스러지는 감상의 물거품 → 감상의 덧없음

* 자폭의 잔을 채우던 옛날 → 도피, 체념, 자멸의 부정적인 과거의 삶

* 이제 아득히 띄워보내고 → 부정적 과거와의 단절, 결별

* 천인 → 천 길이라는 뜻으로, 매우 높거나 깊음을 이르는 말

* 천인의 깊이 위에 → 바다 앞에서

* 꽃처럼 황홀한 순간 → 삶의 전환이 암시됨. 꿈과 이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

* 나의 하늘 → 화자가 소망하는 꿈과 이상

 

주제고난 속에서도 이상을 추구하는 강한 의지

[시상의 흐름(짜임)]

◆ 1연 : 거친 파도(시련)에 괴로워함.

◆ 2연 : 가정을 통한 삶의 전환 암시

◆ 3연 : 고난 속에서 홀로임을 인식함.

◆ 4연 : 감상과 번민에 방황하던 과거를 정리함.

◆ 5연 : 이상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

◆ 6연 : 슬픔을 이겨내고 이상을 추구함.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고난과 역경이라는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이상을 추구하는 굳은 의지를 드러내는 작품이다. 혼자 힘으로 고난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자각을 통해 과거의 잘못과 방황을 떨치고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시적 화자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드러난다. 또한 그러한 현실의 고통을 대면하는 시적 화자의 내면 상황을 바다 위에서 거친 파도를 만난 구체적 상황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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