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수족관

                                                                              - 최승호 -

                                                       

 

 

 

아마존 수족관 열대어들이

유리벽에 끼어 헤엄치는 여름밤

세검정 길,

장어구이집 창문에서 연기가 나고

아스팔트에서 고무 탄내가 난다.

열난 기계들이 길을 끓이면서

질주하는 여름밤

상품들은 덩굴져 자라나며 색새이 종이꽃을 피우고 있고

철근은 밀림, 간판은 열대지만

아마존 강은 여기서 아득히 멀어

열대어들은 수족관 속에서 목마르다.

변기같은 귓바퀴에 소음 부엉거리는

여름밤

열대어들에게 시를 선물하니

 

 

 

노란 달이 아마존 강물 속에 향기롭게 출렁이고

아마존 강변에 후리지아 꽃들이 만발했다.

 

해           설

[개관 정리]

: 문명 비판적, 우의적, 풍자적, 상징적

표현 : '도시'와 '원시 자연'이라는 대립적 공간을 다양한 감각적 이미지를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냄.

              원시 자연에 대한 갈증, 결핍의 상황을 역설적으로 형상화함.

              물질과 정신이라는 이원적 가치의 대립이 시상 전개의 중심 축을 이룸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아마존 수족관 →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현대의 도시 공간'을 상징함.

    * 열대어들 → 생명력을 상실해 가는 현대의 도시인들을 비유함.

    * 유리벽에 끼어 헤엄치는 여름밤 → 규격화되고 억압적인 도시인들의 삶

    * 아스팔트에서 고무 탄내가 난다. → 매캐한 도시의 후각적 감각

    * 열난 기계들이 길을 끓이면서 / 질주하는 → 숨막히는 열기를 뿜어내는 도시의 자동차들

    * 상품들 → 자본주의, 물질문명

    * 색색이 종이꽃 → 화려하지만 생명력이 없는 것으로, 물질적 욕망을 자극함.

    * 철근은 밀림, 간판은 열대

            → 반생명적인 삭막한 도시의 풍경, 밀림처럼 우거진 콘크리트 건물, 열대처럼 뜨거운 간판의 열기

    * 아마존 강 → 문명, 도시와 대비되는 원시의 공간으로, 화자가 지향하는 공간

    * 열대어들은 수족관 속에서 목마르다.

           → 원시 자연의 공간에 대한 갈증과 결핍의 상황을 역설적으로 표현함.

               원시적인 자연 공간의 결핍으로 인해 인위적이고 기계적인 도시 공간 속에서 사는 존재들이

                            느끼는 답답함이 잘 드러남.

    * 변기 같은 귓바퀴에 소음 부엉거리는

         → 도시 문명의 부정적인 횡포를 나타냄.

             도시의 소음을 변기에 버려진 오물에 대응하여 표현함.

    * 시 → 현대인의 생명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정신적인 가치

    * 노란 달, 후리지아 꽃 → 회복된 도시의 인간성, 생명력

    * 노란 달이 아마존 강물 속에 향기롭게 출렁이고 → 원초적인 생명 공간의 공감각적 이미지

    * 아마존 강 강변에 후리지아 꽃들이 만발했다. → 화자가 소망하는 원시 자연의 왕성한 생명력과 부활

    * 노란 달이 ~ 꽃들이 만발했다.

          → '아마존 강(원시 자연)'의 아름다운 이미지

              원시 자연의 왕성한 생명력과 화자가 추구하는 아름답고 생명력이 넘치는 세계의 모습

 

제재 : 여름철 도시의 풍경

화자 : 수족관 속 열대어를 바라보는 이

주제도시의 삶에 대한 비판과 현대인들의 생명력 회복에 대한 소망

[시상의 흐름(짜임)]

◆ 1 ~ 13행 : 여름밤 도시의 풍경과 수족관에 갇혀 갈증을 느끼는 열대어의 모습

◆ 14~16행 : 열대어들에게 시를 선물하자 원시 자연의 왕성한 생명력이 살아남.

[이해와 감상의 길잡이]

이 시는 현대 도시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인간을 수족관의 '열대어'에 비유하여 비판적인 작가의 시각을 드러낸 작품으로, 황폐한 도시의 삶 속에서 인간이 수족관 속 열대어처럼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또한 원시 자연을 그리워하고 갈망하는 상황을 역설적인 표현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다.

 

도시의 물질 문명 속에서 '상품들'로 전락하여 생명력을 상실해 가는 현대인들이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시', 즉 정신적인 가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말하자면 물질과 정신이라는 이원적 가치의 대립이 시상 전개의 중심축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하여 '연기가 나고, 고무 탄내, 소음 부엉거리는'은 도시의 부정적 이미지를, '노란 달, 향기롭게 출렁이고'는 '아마존 강'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시의 화자는 도시화, 기계화된 현대 사회 속에서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해 버린 인간을 수족관에 갇힌 물고기에 비유하고 있다. 아스팔트와 열난 기계, 철근과 간판이 마치 열대 우림처럼 에워싸고 있는 도시의 황폐한 삶 속에서 현대인들은 상품이나 하나의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 화자는 이런 환경에 처한 인간들이 상실한 영혼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시를 선물하고자 한다. 이는 물질 문명의 폐해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아울러 현대인들의 진정한 인간성 회복을 갈망하는 시인의 소망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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