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일기(1991)

-김소진-  

◆ 소설 읽기  

● 줄거리

'나(송호선)'는 경찰서에서 숙식을 하며 취재를 하는 말단 수습 기자이다. '나'가 주로 접촉하는 취재원은 강력 5반장 주해식 경위이다. 그는 강력반 형사로서의 모든 조건을 완벽히 갖춘 인물이다. 어느 날 주 반장은 문득 '나'에게 며칠 전 검거된 폭력 조직 '육손이' 파의 두목 강병호와의 관계를 묻는다. 강병호는 '나'와 한 마을에서 자란 선배로, 싸움을 잘 해서 어린 시절 '나'의 우상과 같이 따르던 인물이었는데, 자신에게 여러 가지 혐의를 덮어씌우려고 허위 자백을 강요하는 주반장에게 모진 고문을 당한다. 한편, 경찰의 과잉 검거 행위가 기록된 문건을 우연히 접하게 된 '나'가 그것을 기사화하려 하자, 주 반장은 기사화만은 말아 달라고 통사정하며 특종을 하게 해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얼마 후 주 반장은 숙직실로 '나'를 부른다. 그 자리에는 술, 안주와 함께 강병호가 이미 와 있다. 주 반장은 일부러 그러는 것처럼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고는 권총을 책상 위에 올려 놓는다. 한 순배의 술이 돌고 나는 그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 나오려는 순간,  강병호와 주 반장은 서로 부둥켜 안고 힘겨루기를 한다. 그야말로 용호상박의 모습이었다. 그러다 한순간 주 반장의 비명 소리와 함께 나는 본능적으로 권총을 손에 잡는다. 강병호는 나(태수:어릴적 고향에서의 이름)에게 권총을 달라고 했고 나는 절망적인 주 반장의 얼굴을 쳐다보며 강병호에게 권총을 건네준다. 강병호는 능숙하게 권총을 탄환을 돌려보더니 총알이 하나밖에 없는 걸 확인하고는 저승길에 함께 할 사람이 없다면서 잠시 동요하던 강병호는 마음을 진정하고 권총을 주 반장에게 넘겨준다.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얼떨떨해 하던 '나'는 특종을 주려 했는데 아쉽게 됐다는 주 반장의 말에 혼란을 느낀다.

● 인물의 성격

◆ 나 : 신문사 말단 수습 기자로, 경찰서에 주로 상주하면서 취재하는 일을 맡고 있으며, 경찰과의 비정상적인 공생 관계에 조금씩 물들어 가는 인물.

◆ 주 반장 : 강력계 형사 반장의 전형이며, 피의자에 대해 강력한 고문을 행해서라도 강제 자백을 받아내서는 실적을 올리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기회주의적 인물

◆ 강병호 : 폭력 조직의 두목으로 어떤 사건의 피의자로 경찰에 유치되어 있으면서 다른 사건에도 관련되어 있다고 자백을 강요당하고 있는 인물이며, 나와는 동향의 사람이다.

● 구성 단계

◆ 발단 : '나'는 주 반장이 자신에게 정보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고 불쾌해함.

◆ 전개 : 주 반장이 '나'에게 폭력 조직 두목 강병호와의 관계를 물으며 정보를 줌.

◆ 위기 : 경찰의 대외비 문건을 기사화하려는 '나'를 주 반장이 제지하며 특종을 준다고 함.

◆ 절정 : 주 반장이 '나'를 부른 상황에서 강병호와 격투를 벌임.

◆ 결말 : 사태가 수습되고 '나'가 혼란을 느낌.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작가적 체험을 토대로 공권력을 대표하는 경찰과 신문 기자 간에 은밀하게 공생하는 부정적 관례를 객관적 시선으로 고발한 작품이다. 김소진의 소설은 대략 세 갈래로 분류된다. 그 첫 번째는 아버지로 인한 유년기의 정신적 상처를 다룬 작품들인데, 이들 작품에서 주인공(작가와 동일시됨)은 남성다움을 결여한 무기력한 존재인 아버지의 삶을 연민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두 번째는 성장기 체험에서 드러나는 강렬한 그리움의 또 다른 대상 '동방'에 관한 이야기이다. '동방'이라는 또래 집단과 그 우두머리 '육손이 형'과 함께 마음 속에 항구적으로 존재하는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를 그린 작품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른 바 '취재형 소설', '기자형 소설'인데, 결국 김소진의 소설들은, 가난한 성장기의 가족사, 기자 생활을 거친 그의 전력과 연관지어 볼 때, 소설은 곧 작가적 체험의 소산이라는 진리를 단적으로 증명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수습 일기>는 세 번째 유형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소설의 본질은 인물(캐릭터)의 창조에 있다고도 한다. 이 작품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제각기 역할에 걸맞는 가장 개성적인 인물로 그려진다는 점에서 소설의 본질에 충실한 작품이자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작품이다. 그리고 작가의 모든 가치관과 세계관이 문체와 표현을 통해 드러난다고 할 때, 김소진의 모든 작품은 1990년대 작가로서는 드물게 우리말 어휘, 보통 사람이 사용하는 생동감 있는 어휘들을 맛깔스럽게 살려 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현실고발소설

◆ 배경 : 현대(1990년대), 경찰서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표현상 특징

*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인공이 부수적 인물(주 반장)을 관찰하는 형식도 취함.

* 우리말 표현의 묘미를 잘 살리고 있음.

◆ 주제경찰관과 취재 기자의 비정상적 공생 관계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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