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분간(1955)

-김성한-  

◆ 소설 읽기  

● 줄거리

프로메테우스가 코카서스의 바위에서 이천 년만에 녹슨 쇠사슬을 끊은 것을 안 신은, 천사를 보내어 그에게로 데려오게 한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는 천사가 같이 신에게로 가자고 하나, 자기를 다시 쇠사슬에 묶어 두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시는 속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신은 인간 세계의 유명한 자들의 얼을 잡아 먹고 있었다. 신의 흉계를 알아차린 프로메테우스는 천사에게 신의 세계와 그의 세계 중간에서 만나자고 제의하고, 싫으면 그만두라고 한다.

그 소식을 들은 신은, 프로메테우스가 괘씸하기는 하나 그냥 둘 수는 없으므로, 프로메테우스의 지혜를 이용하기 위해, 중립 지대인 구름 위에서 일 대 일의 회담을 한다. 처음 회담이 시작되며서, 지구상에서는 신과 프로메테우스의 괴뢰들이 제각기 자기가 옳고 자기가 잘났다고 서로 팔뚝질을 하면서 서로의 종교를 힐난한다. 사르트르는 신을 부정하는 열변을 토하고, 일본의 수상이었던 길전무는 명치 신궁 앞에서 소원을 빌고, 고딘 디엠에게 파면당한 바오다이는 첩을 끼고 놀고 있고, 종로의 기생은 노래를 불러댔다. 그들은 자신의 종교, 믿음만이 옳고 다른 종교는 그르다고 비판을 한다. 신은 프로메테우스와 타협하여 이러한 일을 수습하고자 하나 프로메테우스는 머리를 흔든다.

계속해서 신과 프로메테우스의 회담이 중립지대인 구름 위에서 이루어지고, 회담 사이에 현재 지상에서의 고쳐져야 할 일들과 그릇되고 빗나간 일들이 나열된다. 히로히토는 목욕하다가 음모의 길이를 재 보고, 성격 분열증에 걸린 이정민은 종로 3가에서 여자를 찾고 있으며, 김목사는 강 전도사와 교회 뒷간에서 키스를 하였다. 법관은 죄수가 빠져나갈 구멍을 찾고 있고, 덜레스는 성명을 발표하여 중공의 침략 행위를 경고하였다. 네루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부르짖었으며, 네바다에서는 원자탄이 또 터졌다.

신과 프로메테우스는 침묵을 지키고 앉아 있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침묵이 싫었고, 네바다에서 터지는 원자탄 소리에 신이 났다. 하지만 신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탄식한다. 지상에 질서를 부여하기를 원하는 신의 제안에 프로메테우스는 신이 자기의 부하가 되라고 말한다. 결국 그들의 회담은 오 분만에 끝나고 각자 자기 고향으로 가 버렸다.

● 인물의 성격

이정민 → 한국의 뒷골목에서 배회하는 인물로, 그 시대적 상황을 잘 반영해 주는 인물

◆ 프로메테우스 → 신의 독선과 잔인성을 증오하고 그에 반항하는 인물

◆ 신 → 자신의 창조물에 대한 회의에 빠져 감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작가의 소설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작품으로, 현실의 부조리를 신화적 요소와 결합시켜 해석해 냄으로써, 인간 사회의 부조리의 근원, 나아가 인간의 근원적 속성을 해명해 보려는 작가 나름의 시도가 엿보인다. 즉 현실에서 전통적 신의 개념이나 신의 정의라는 굴레를 인간들이 벗어던짐으로써 세상은 인간 욕망의 실현장으로 변하게 되었고, 그것이 인간을 인간됨에서 더욱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 된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오분간>은 신과 프로메테우스가 대화를 나누는 5분 동안을 스토리 시간으로 갖는다. 그 5분 동안, 지상세계는 주로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인간들의 온갖 부정과 파렴치한 행위가 판을 치는 세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작품에서 그려지는 인간사의 모든 부정과 혼란이 신과 프로메테우스에게는 단지 5분의 시간으로 주어져 있다는 사실은, 인간 세상이 결국은 물리적 시간으로 측량할 가치도 없는 비리의 연속임을 역설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

이 작품이 가지는 기법상의 특징은,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를 동시에 제시하는 동시묘사법을 사용하였다는 점이다. 이중 노출의 방법으로 화면 처리되는 이러한 방법은 신에게 도전한 프로메테우스의 세계와 온갖 부정부패, 비리, 권모술수, 불륜의 행각 등이 구별없이 벌어지고 있는 지상 세계를 대비시켜 줌으로써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 주게 된다. 지상세계를 다스려 보겠다던 신의 의지는 프로메테우스에게 꺾이고, 신이 떠난 인간에게 남는 것은 현재의 감당할 수 없는 무질서와 부패의 심화 현상 뿐인 것이다. 결국 신과 프로메테우스 사이의 오분간의 회담은 소득없이 끝나고 신은 '제 3의 존재'를 기다리겠다고 말하면서 한탄한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단편소설

배경

* 시간적 → 전후 사회의 현실

* 공간적 → 신의 세계와 지상의 세계의 중간 지대,  인간 세계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 주제 신의 섭리와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인간 정신의 항의

             인간의 극한적 삶과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풍자

◆ 출전 : <사상계>(1955)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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