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에 관하여(1994)

-성석제-  

◆ 소설 읽기  

● 이해와 감상

성석제의 소설 <재미나는 인생>은 거짓말, 뇌물, 폭력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거짓말과 뇌물은 용인할 만큼만 사용하고 폭력에 대해서는 줄행랑으로 대처하고, 돈이 많다면 즐길 운동도 많으니 인생이 재미날 것이라는 말이다. 작가는 일상에 대한 천착을 보이는데 여권을 만들 때 얻은 공무원의 불친절에서 착안하여 그의 불친절은 외로움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성석제의 소설은 짧은 분량에서 엄청난 사회의 일들을 담아 내고 있다. 자칫 우스갯소리로 전락할 수 있는, 하지만 날카롭게 비판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 놓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의 부정과 비리, 폭력 등의 모습들은 이 소설이 담고 있는 모습과 동일하다. 아니 더 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이 소설은 여타의 대중소설들과는 달리, 독자들을 소외된 글 읽기에서 벗어나 몸을 움직이며 정서적으로 공감하는 청자로 만들고 있다. 독자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 속에서, 능청스러운 농담이면서도 진살한 거짓말인 까닭에 당황해하면서도 배를 잡고 웃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소설에 대한 작가 성석제의 태도는 '유희적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가끔 '제가 써 놓고 제가 웃는다'고 말한다. 작가는 즐겁게 쓰고, 독자들도 즐겁게 읽기를 원한다. '저부터 재미있게 써야 남들도 재미있게 본다.'는 것이다. 글쓰는 사람이 그토록 고통스러운데 읽는 독잔들 어찌 괴롭지 않을 것이냐는 뜻이다. 그래서 작가는 기존의 소설과 전혀 다른 소설을 시도한다. 그것은 독자와 밀착된 이야기 제시 방법이다. 쓰는 재미와 읽는 재미를 공유할 수 있는 것, 즉 그는 전통적인 이야기 방식처럼 '화자 - 청자'가 얼굴을 맞대고 서로의 표정을 확인할 수도 있는 이야기하기의 상황을 복원하고자 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혹자는 성석제를 <말하기의 즐거움>을 선택한 '구연가'라 한 것은 매우 적절한 지적이다.

이 소설은 짧은 삽화가 불연속적인 연쇄를 이루고 있는 새로운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소설의 줄거리가 특별히 중요하지는 않다. 이 작품에 실린 이야기들에는 일관된 줄거리가 없다. 약간 길어진 농담이라고도 볼 수 있는, 분량이 짧은 소설들을 모아놓은 이 소설은, 이 세상을 들여다보면서 알게 되는 사회의 온갖 헛소리들을 냉소와 야유가 가득한 풍자로 그려낸 작품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소설의 형태인지도 의심스럽지만 분명 소설이다. 인물의 대사나 서술자의 표현 방식에서의 차이를 거의 없앴다. 속담과 경구 등을 차용하면서 서술해 나가기도 하고, 약간의 과장된 말투로 상황을 기술하기도 한다.

이 소설은 이전의 소설과는 다른 형태로 서술자가 직접 말하는 듯한 표현방식을 가지면서,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과 조롱을 숨겨둔 채 더욱 과장된 표현으로 재미있게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많고 많은 현대 사회의 문제들을 다루며 비판과 조롱의 성격을 가지는 다른 소설과는 달리 쉽게 읽히며 우리에게 생각케 하고 고민하게 만든다. 이 소설은 아주 짧은 분량이며 아주 좋지 않은 사회 현상의 문제인데도 아주 짧게, 어떻게 보면 가벼워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다루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 역시 현대의 시대상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현대의 문제를 현대의 방식대로, 좀 더 짧은 분량 그 속에 많은 것들을 담아내며 잠시 않아 단 10분의 책 읽는 여유도 없이, 아니 그것조차 아까워하며 다른 것에 헤매이고 분주히 생활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 아닐까 한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단편소설, 장편(掌編)소설, 콩트, 풍자문학

◆ 성격 : 풍자적, 희극적, 비판적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주제 부패한 현대 사회를 향한 조롱과 야유

◆ 출전 : 소설 <재미나는 인생>(1994)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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