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裸像)(1956)

-이호철-     

◆ 소설 읽기  

● 줄거리

어느 여름 저녁 베란다에서 '나'는 '철'에게 6 · 25 때 북한군의 포로로 잡혀 함께 이송되었던 형제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형'은 27살, 동생 '칠성'은 22살이 된다. 형은 둔감하고 위태위태하도록 솔직하며 좀 모자란 편이었다. 아버지는 형을 단념하였고, 어머니는 형을 불쌍하게 여겼으며, 동생은 오연(태도가 거만하거나 그렇게 보일 정도로 담담함)한 눈빛으로 형을 대했다. 전쟁이 터지고 형과 동생은 국군으로 참전하나, 각각 포로로 잡힌다. 그리고 후방으로 인계되어 가는 길에 서로 만나게 된다. 동생은 상황에 맞지 않는 어수룩한 행동을 하는 형을 처음에는 탐탁하지 않게 여기지만, 자신을 위하는 형에게 점점 마음을 열고 형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게 된다. 어느 날 밤 형이 동생에게 담증 때문에 다리가 이상하다고 말하자 동생은 눈물을 흘린다. 이튿날 형은 절름거리며 걷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절룩거린다. 함박눈이 내리는 어느 날 밤 형은 불현듯 동생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자신을 형으로 여기지 말고 모른 체하라고 당부한다. 동생은 형이 지껄일 소리를 대신하고 울었지만 형은 굳은 표정을 지을 뿐이다. 이튿날 형은 길을 가다가 털썩 주저앉고 만다. 뒤에서 경비병이 가차 없이 총질을 하고, 형은 앉은 채 꼬꾸라진다. 여기서 형제의 이야기가 끝나고 '철'은 '나'에게 자신의 어릴 적 이름이 바로 '칠성'이었다고 말한다.

● 구성 단계

발단 : 여름 저녁에 '나'는 '철'로부터 전쟁 때 북한이 포로로 잡혀 함께 이송되었던 형과 아우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전개 : 상황에 맞지 않는 어수룩한 행동을 하는 형을 동생은 처음에는 탐탁하지 않게 여기지만 자신을 위하는 형에게 점점 마음을 열고 형의 삶의 방식을 존중한다.

위기 : 담증에 걸린 다리가 오랜 행군으로 곪아 제대로 걸을 수 없게 되자 형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모른 체 하라고 연신 당부한다.

절정 : 형은 결국 행군 중 주저앉게 되고 북한군의 총을 맞아 죽게 된다.

결말 : '나'는 '철'로부터 이야기 속의 동생이 자신이라는 고백과 함께 현실에 순응하는 삶을 살아왔던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를 듣게 된다.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북한군의 포로가 된 형제를 통하여 근원적인 인간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철'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형은 세상 파악이 빠르고 명석한 동생과 달리, 어수룩하지만 주위에 대한 관심이 많고 솔직하며 동생을 생각하는 애틋한 마음을 지닌 사람이다. 포로로 잡힌 상황에서 형은 여전히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얼뜬 모습을 보이면서 동생을 난처하고 화나게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동생은 차츰 자신을 위하는 애틋한 마음과 솔직함을 지닌 형에게 이전과 다른 느낌을 받게 되고, 그의 삶의 방식을 존중하게 된다. 형이 총에 맞아 죽은 후, 포로에서 풀려난 동생은 현실 논리를 재빠르게 파악하고 거기에 적응해 온 '살아남은 자들'의 영리함이 형이 지니고 있었던 둔감함과 순진성보다 낫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형의 모습은 이 소설의 제목인 '나상(나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올바른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전쟁은 특히나 6 · 25 전쟁은 이데올로기의 갈등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동족상잔의 비극과 더불어서 국제 전쟁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서 고통과 아픔을 겪었으며 이 전쟁의 참상에 대해서 좀더 극적으로 그리는 것이 소설인 듯하다. 소설을 통해서 비극을 간접 체험하고 전쟁의 비극이 다시는 없기를 바랄 뿐이다. 작가는 벌거숭이 인간인 형이 외부의 폭력에 의해서 희생이 되는 모습을 통해서 근원적인 인간성을 살펴보려 하는데 폭력성의 극한적 모습인 전쟁이 비극이 다시는 없어야 할 듯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학 작품을 통해서 성찰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전쟁의 폭력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야하는데 그런 면이 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1956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북한군의 포로로 되어 만난 형제가 이송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천진난만한 '벌거숭이 인간'인 '형'이 외부의 폭력에 희생되는 모습을 묘사하여 근원적인 인간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준다. 또한 이 소설은 포로 호송이라는 상황을 빌려 구성원을 획일화하는 사회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물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현대소설, 단편소설

표현상 특징

* 내화와 외화를 넘나드는 한 인물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며 작품의 주제를 확장하는 효과를 얻음.

시점 : 액자 밖 이야기(1인칭 관찰자 시점), 액자 속 이야기(전지적 작가 시점)

구성 : 액자식 구성

* 바깥 이야기 → 나와 철이 베란다 위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형제에 관한 이야기)

* 안 이야기 → 형제의 사연

* 바깥 이야기 → 형제 중 동생이 철임을 밝힘(내 어릴 때 이름이 칠성이었다.)

◆ 제목의 의미 : 벌거벗은 모습이라는 의미로,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가진 형의 모습을 의미함.

주제 극한 현실에 대응하는 올바른 삶의 방식에 대한 모색, 근원적 인간성의 소중함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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