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룻배 이야기(1959)

-하근찬-       

◆ 소설 읽기  

● 줄거리

뱃사공 삼바우는 전쟁터로 나가는 아들 용팔과 마을 청년 두칠, 천달을 배에 태워 강 건너 읍내로 보낸다. 그때까지만 해도 삼바우는 전장에 나가는 사람이 모두 죽는 건 아니라고, 다 무사히 돌아올 거라고 두칠의 모친 모량댁을 위로했었다. 그래서 아들을 태우고 전쟁터로 가는 기차를 보며 만세까지 불렀었다. 곧이어 동식이와 수만이도 영장을 받고 마을을 떠나간다. 그러나 모량댁이 아들을 간절히 기다리다 죽은 이듬해 봄, 두칠은 부상을 입어 흉측한 모습으로 돌아오고, 얼마 후 천달이는 유골로 돌아온다. 아버지 양 생원과 어린 아들을 업은 아내 순녀의 눈물 속에 천달의 유골을 묻던 날, 양복쟁이와 어깨에 총을 맨 사내가 삼바우의 나룻배를 타고 마을로 들어오려 한다. 아들 용팔이는 소식도 없고, 동식이와 수만이도 마찬가지인데 또 마을에서 청년들을 데려가려 하는 것에 참을 수 없어진 삼바우는 그들을 나룻배에 태워주지 않고 혼자서 마을로 돌아온다.

● 인물의 성격

◆ 삼바우 영감 → 나룻배 사공. 아들이 전쟁에 징집 당한 후 생사가 불명한 상태임. 또다시 마을 젊은이들을 징집하러 영장이 나오자 이들을 배에 태우지 않으면 비극적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생각에 뱃머리를 돌리는 순박한 인물임.

◆ 두칠 → 전쟁 참전 후 흉측한 몰골이 되어 돌아와 육체적, 정신적인 불구자가 된 인물임.

● 구성 단계

발단 : 전쟁터로 떠나는 마을 청년들

전개 : 모량댁의 죽음

위기 : 불구가 되어 돌아온 두칠

절정 : 유골이 되어 돌아온 천달

결말 : 낯선 인물들을 경계하고 배에 태우지 않는 삼바우

●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1959년 발표된 소설로, 전쟁이 한 마을 공동체와 개인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하근찬의 다른 작품이 그렇듯이 이 작품에서도 전쟁을 다루되 전쟁의 실상이나 전개 그 자체를 보여주지 않고, 보이지 않는 전쟁으로 인해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야 할 공동체와 개인이 겪는 고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은 나룻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외진 곳이고 주인공 배삼바우는 나룻배로 손님들을 태워 나르는 사람이다. 전쟁의 광풍은 이렇게 외진 곳의 청년들까지 전쟁터로 끌고 가는데, 배삼바우의 아들 용팔이, 양생원의 외동아들 천달이, 모량댁의 아들 두칠이가 그들이다. 모량댁의 아들 두칠이가 가장 먼저 흉측한 얼굴로 부상을 입고 돌아오고, 외동아들 천달이는 전사 통지와 함께 유골함에 담겨 돌아온다. 남은 것은 삼바우의 아들 용팔이인데, 아들의 생사를 알 수 없는 배삼바우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된다. 그리고 나룻배의 사공으로서 배삼바우가 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저항은 '양복 입은' 힘 있는 사람들을 자신의 나룻배에 태워 나르기를 거부하는 일뿐이다. 나룻배는 마을 사람들 편리하라고 만든 것이었지, 자식들 데려가라고 만든 것은 아니었다는 것이고, 그 행위는 자신의 아들과 같은 전쟁의 피해자를 더 이상 만들 수는 없었던 배삼바우의 유일한 몸부림이다.

이 소설은 삼바우 영감을 중심으로 한 시골 사람들의 토속적인 언어와 행위 및 감정이 간결하고 함축적인 문체로 묘사되어 있는 작품으로, 평온한 두메산골의 가난하고 순박한 사람들에게 난데없이 다가온 역사의 아픔을 생동감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전쟁은 몸 이외에도 정신까지 피폐하고 공허하게 만든다. 하근찬의 '나룻배 이야기'에 등장하는 사공 삼바우와 그 마을의 조용했던 삶이 간접적으로 체험되는 전쟁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는 모습처럼, 그저 객관적인 관조의 눈으로 서술되는 소설은 차가우리만치 모든 상황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다만, 자식들을 징집하러 나오는 순사에게 나룻배를 태워주지 않으려하는 삼바우의 소용없는 저항만이 소설 속에서는 그네들의 할 수 있는 가장 큰 저항이 될 뿐이다.

나룻배는 삼바우가 징집하러 오는 순사를 실어서 마을에 옮기고, 아들들을 전쟁터로 보내고, 목숨은 건졌지만 흉한 몰골의 불구자가 된 아들을 태워오며, 전사한 아들의 유해를 다시 마을로 옮겨주는 매개체가 된다. 즉 나룻배는 자식들과 평탄한 삶을 마을에서 앗아간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되는 것이다.

또한, 하근찬 소설의 공통분모라 할 수 있는 육체적 불구자는 전쟁으로 인해 도깨비처럼 흉측하게 불구가 된 두칠의 설정으로 나타난다. '수난이대'에서는 그저 전쟁의 상처로만 여겨지던 '불구자'의 설정이, 이 소설에서는 두칠이 육체적 불구로 인해 건강했던 예전과는 달리 비뚤어진 심리를 갖게 되고 그리하여 두칠에게 연정을 품던 갑분에게도 괴물 같고 무서워보이는 비극적인 상황까지 이른다. 건강한 육체에는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 하지만 건강한 육체를 앗아간 흉물스런 상처만 남기고 그 상처로 사람들의 정신도 상처받고 흉물스러워진다는 논리이다. 이미 괴물로 표현된 두칠이가 유골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조차 연민과 동정을 위한 작가의 장치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정상적인 삶을 살지 못하는 전쟁의 흔적으로 인해 파괴된 몸뚱아리는 일종의 결여된 삶으로 나타나고 독자에게 연민과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수단이 될 수도 있으나 하근찬의 소설에서처럼 항상 하나같이 그 상황이 마찬가지는 아닐거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현대 단편소설, 전후소설

배경 : 6 · 25 전쟁 당시, 두메산골 나루터 마을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표현상 특징

* 토속적 언어의 사용

* 감정과 행동이 간결하고 함축적인 문체로 묘사

◆ 갈등구조 :

주제전쟁의 부당한 폭력성에 대한 고발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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