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麥)()

-전상국-     

◆ 소설 읽기  

● 줄거리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후 아버지(최만배)는 돌아가신 조부모의 유해를 선산에 이장하고 귀향하겠다고 선언한다. 대학생인 '나(진호)'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제적을 당하고 기한이 며칠 남지 않은 입영 통지서를 받은 상태인데, 가족들에게는 이를 숨기고 있다. 어머니는 본래 일본인으로, 홀아비였던 아버지를 만나 오대 독자인 '나'를 낳고 이복 누님 둘을 친자식처럼 곱게 키워 시집보냈을 뿐 아니라 조부모에게도 지극한 효부였다. 그러나 어머니는 자신을 이 땅에 묻지 말고 화장해 강에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나'는 어머니의 병을 알게 되자 서둘러 가산을 정리하며 귀향을 준비하는 아버지와 이 땅에 묻히기를 거부한 어머니를 보며 자신이 믿어온 것들이 모두 거짓이었다는 배신감을 느낀다. '나'는 아버지의 어두운 과거를 캐보고 싶다는 마음에 아버지의 귀향에 동행한다. 고향의 노인들은 그런대로 아버지를 반겨주지만 청년들은 아버지에게 적개심을 내보이며 조부모의 유해를 선산에 묻는 일도 도와주지 않는다. 노인네들만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조부모의 이장을 마친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마을 근처의 산으로 가며 '나'에게 지난 내력을 이야기해 준다.

대대로 김씨 문중이 터를 잡고 살던 마을에 들어온 '나'의 선조는 설움과 핍박을 견뎌야 했고, 한을 품은 증조부가 동학군과 내통했다가 죽임을 당한다. 더 심해진 구박을 묵묵히 감내하던 조부와 달리 분노를 품고 있던 젊은 아버지는 김씨 문중의 장손 김 구장의 딸을 범하고 감옥에 들어간다. 징역에서 풀려난 아버지는 김 구장의 딸을 몰래 데려와 함께 살고, 김씨 문중의 학대는 더 심해졌다. 그러다 6 · 25가 터지자 아버지는 인민군의 편에 서서 위세를 부리며 동네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아버지는 산 중턱의 보리밭에 쌓인 돌무더기를 삽으로 치워내며 바로 이곳이 그때 인민군이 물러난 후 동네 사람들에게 끌려와 죽을 뻔했던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 아버지를 구하고 대신 죽은 첫 번째 아내, 즉 누님들의 생모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돌무더기는 곧 그녀의 무덤이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나'의 어머니가 숨을 거두는 순간에 불렀던 '미사키'는 아버지가 감옥에 있을 때 돌봐주었던 일본인 남자의 이름이며, 그가 죽은 후 그의 아내였던 어머니와 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돌무더기 밑의 구덩이를 홀로 열심히 파내고 있는 아버지를 어떤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들은 바로 김 구장의 아들들, 아버지의 처남들이었다. 그들은 누님의 무덤은 이미 양지바른 곳에 이장했다고 하며, 아버지가 이곳을 찾는지 지켜보았다는 얘기를 한다. 그들은 '내' 손을 잡고, '나'는 자신의 출생 비밀의 현장인 흙더미 위에서 서기를 느끼며 아버지와의 화해를 생각한다.

● 이해와 감상

6 · 25라는 민족 수난으로 야기된 어두운 과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화해의 여정을 '뿌리 찾기' 형식으로 다룬 작품이다. '최만배'와 아들 '진호'의 귀향은 귀소(동물이 집이나 둥지로 돌아감) 의지를 바탕에 둔 것으로,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자기 찾기이며 현실 인식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인 '나'의 삶을 부도덕하게 오염시킨 아버지는 '내'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등장하는데, 이 극복의 수단이 곧 귀향이다. 아버지가 돌무더기를 걷어내고 땅을 파내는 노고를 감수하는 것은 자신의 과거에 대한 속죄 행위로 볼 수 있다. '김 구장의 아들들'이 아버지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은 용서와 화해를 상징하는데, 이를 통해 아버지는 부끄러운 자신의 과거에 용서를 구하고, 나는 아버지와 화해할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현대소설, 단편소설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1인칭 관찰자 시점이 부분적으로 혼용됨.)

표현상 특징 : 역순행적 구성(과거와 현재의 교차)

◆갈등구조 : 인민군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아버지와 그를 처벌하려던 마을사람들

주제 과거에 대한 속죄와 화해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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