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느티나무(1960)

-강신재-  

◆ 소설 읽기  

● 줄거리

나는 엄마와 시골 외할아버지 집에서 조용히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젊고 아름다운 엄마를 볼 때마다 나는 약간의 고통을 느꼈다. 그런데 무슈 리가 할아버지의 과수원으로 찾아와서 엄마를 데려갔다. 나도 재작년에 무슈 리를 따라 서울의 S촌에 있는 이 집으로 왔다. 도착한 날 나는 어머니로부터 이복 오빠인 현규를 소개 받았다. 여기에서의 생활에 행복해하는 어머니를 보고 나는 흡족했다. 일년 남짓 지내는 동안 나는 여러 모로 달라졌다. 지난 4월에는 E여고의 퀸에 당선되기도 했다. 현규에 대한 감정은 언제나 내 마음을 무겁게 하여 이곳에서의 삶에 뜻하지 않은 고통이 되었다. 너무 고통스러울 때면 나는 이곳에 오지 말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후회를 하기도 했다. 현규를 사랑하는 것에 죄의식을 느낄 필요는 없었다. 그러나 엄마와 무슈 리를 배반하는 것은 네 사람 전부의 파멸을 의미했다. 때문에 파멸이라는 말의 캄캄하고 무서운 음향 때문에 나는 전율을 느꼈다. 무슈 리에게서 부친다움을 느끼고 있지만 그는 나의 혈족이 아니고 현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현규와 오누이라는 형식에 얽매여서는 안되고 그를 영원히 누구에게도 주고 싶지가 않았다.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났다. 그가 학교에서 돌아와서 욕실로 뛰어가 물을 뒤집어 쓰고 나올 때면 나는 책상 앞에 돌아앉아 꼼짝하지 않고도 그가 가까이 오는 것을 알아 차릴 수 있었다. 나는 내 표정을 살피는 것도 같고 웃고 떠들라고 권하는 것도 같고 자신의 명랑한 기분을 나타내는 것도 같은 그의 눈동자를 슬픔과 괴로움과 지혜를 응집시켜 응시했다. 그는 언제나 냉장고 앞을 지나쳐 버리고는 내 방으로 와서 먹을 것을 달라고 했다. 그때마다 나는 아무런 스스럼도 불안정함도 없이 그의 누이동생이라는 나의 자연스런 위치로 돌아가야 함을 깨달았다.

그의 머리통은 아폴로의 그것처럼 조금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으로 좋은 모양을 하고 있다. 농담삼아 곱슬머리가 사납다는이야기를 하자 그는 진심으로 변명을 하려고 했다. 물리학이 전공인 그는 수재이고 운동에도 상당한 관심이 있어서 함께 종종 테니스를 치곤 했다. 오누이와 동생이라는 말은 내게 혐오와 공포를 자아냈으며, 내가 느낀 즐거움과 기쁨은 그런 범주에서는 허용될 수 없는 것들이어서 괴로움을 느꼈다.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숲으로 들어갔다가 우연히 지수를 만났다. 지수는 나의 반응에 안심하고 정구게임 날짜를 알려주고는 돌아갔다. 집으로 들어가자 뜻밖에도 현규는 화를 내면서 내 뺨을 때리고 나가 버린다. 순간 창 밖으로 시선을 내던진 나는 현규가 지수와의 장면을 보고 화를 낸 것을 알고는 가슴이 터질 것같은 기쁨을 느꼈다. 그날 밤 나는 현규와 어두운 숲속에서 손을 잡고 그에게 안겨 버린다.

돌연 어머니가 미국에 갈 일이 생기자 현규와 단 둘이 지낼 일이 걱정이 된다. 숲속에 간 것 이상의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안감을 느낀 나는 어느 날 서울을 떠나 할머니댁으로 간다. 다시는 그곳에 돌아가지 않으리라고 결심하고 젊은 느티나무의 그루 사이로 들장미의 훈향이 흩어지는 뒷산에 오른다. 그러던 어느 날 급한 산비탈을 올라오고 있는 현규를 발견한다. 현규는 지난번 숲속에서의 일은 진실이고 우리에게 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을 하고는, 현규는 산비탈을 내려간다. 나는 너무도 기뻐 젊은 느티나무를 껴안으면서 웃는다. 온 하늘로 퍼져가는 웃음을 안고 이제 그를 더 사랑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 인물의 성격

◆ 나(숙희) → 18세의 청순하고 명랑한 여고생으로, 어머니의 재혼으로 이복 오빠인 현규를 사랑하면서 괴로워하고 갈등을 일으키는 순정적인 인물. 사춘기 남녀의 사랑에 대한 열정과 근친상간이라는 윤리적인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킴.

◆ 그(현규) → 숙희의 이복 오빠로 숙희를 이성적으로 사랑하며 그 사랑의 갈등을 보다 냉정하고 지혜롭게 헤쳐 나가는 인물로, 동적인물에 속함.

◆ 어머니(숙희) → 전쟁으로 남편을 사별하고 숙희만 데리고 살다가, 결혼 전부터 혼담이 있었던 무슈 리와 재혼을 하는 젊고 아름다우며 조용한 여인임.

◆ 므슈 리 → 사립대학의 경제학 교수로 호탕하고 관대한 성격을 지닌 인물로, 숙희의 어머니와 재혼하는 현규의 아버지. 

◆ 지수 → 현규의 친구이며 장관의 아들, 숙희를 좋아하며 연애편지를 보냄.

● 구성 단계

◆ 발단 : '나'는 어머니의 재혼으로 인해 이복오빠인 현규를 만난다.

◆ 전개 : '나'는 현규를 이성으로 느끼며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다.

◆ 위기 : 현규 친구(지수)에게서 온 연애편지에 대해 현규가 질투하는 모습을 보인다.

◆ 절정 : 어머니의 미국 외유로 괴로운 마음으로 시골로 간 '나'에게 현규가 찾아온다.

◆ 결말 :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먼 훗날을 약속하며 각자 현재의 길을 가기로 약속한다.

● 이해와 감상

이 소설은 이복 오빠를 사랑하는 여고생 숙희가 부모의 부부라는 형식적 제약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받고 갈등을 겪다가 오빠의 탈형식적 행위로 인하여 사랑에 성공하는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작자는 윤리의식보다는 원시적인 인간의 생명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숙희는 사랑해서는 안 될 오빠를 안타깝게 대해야 하는 고통보다는 그에게서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는 감각적 이미지의 제시를 통해 인물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다. 여류작가 특유의 신선한 감수성을 바탕으로 한 여주인공의 내면심리의 포착이 아주 섬세하다. "그에게서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끝까지 비누냄새 같은 신선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슬픔과 고통마저도 아름다운 차원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즉 이 소설은 여고생이 지닌 애정의 순수한 감각만을 그리지 않고, 그 운명적 사랑을 극복하는 방식에서 승화된 인식을 보여준다. 숙희는 소녀적 사랑을 거치면서 어느덧 성숙한 사랑의 길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 소설은 성장소서로서의 일면을 강하게 풍긴다. 숙희의 성숙은 그야말로 '젊은 느티나무'의 단계로 이행한 것이다. 사랑을 이미지로만 받아들이던 풋풋함의 단계를 넘어 느티나무의 굳건한 줄기로 진중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배경은 현실과는 상당히 동떨어져 있다. 현규 아버지의 모든 상황이 그렇고, 어머니와의 사이에서 느껴지는 로맨틱한 분위기도 그렇고, 현규나 지수 그리고 숙희까지도 그들의 생활 곳곳에서 귀족적이고 세련되고 이국적이고 감각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그렇다. 그러한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선망의 시선을 토대로 한 것이라면 그 안에 웅크리고 있는 위장된 콤플렉스를 찾아내야 한다.

<젊은 느티나무>는 감각적 분위기 속에 젊은이의 새로운 사랑 방식의 하나를 제시했고, 그것을 드러내는 방식이 매우 세련되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소설적 상황의 설정은 아무래도 우리와 먼 세계의 그것이라는 이질감은 남는다.

◆ 현규와 숙희 → 이 작품은 제목이 상징하고 있듯이 청춘소설이다. 청춘의 향기와 열정이 산뜻하게 그려져 있다. 두 인물의 가정환경, 용모와 재주 등에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의 두 인물이 깊은 인상과 감명을 주는 것은 열정의 순수함과 열린 마음, 그리고 현실적 균형 감각을 지니고 있는 두 인물의 심리와 태도의 진실성 때문이다.  /  남매간의 사랑이라는 주제는 자칫 감상적으로 흐르거나 통속적으로 흐를 수 있는 주제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두 인물이 깊은 인상과 감명을 주는 것은 열정의 순수함과 열린 마음, 그리고 현실적 균형 감각을 지니고 있는 두 인물의 심리와 태도의 진실성 때문이다.

문체적 특징 → '그에게서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엷은 비누의 향료와 함께 가슴속으로 저릿한 것이 퍼져 나간다.'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작품을 빛나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는 문체에 있다. 서술자인 18세 소녀 특유의 감수성과 명징한 감각이 돋보이는 문체가 쓰여 글을 빛나게 하고 있다. 산뜻한 비유와 묘사, 세련된 심리 표현 등은 청춘의 깨끗하고 맑으며 신선한 느낌을 집약하여 전달하며, 이복 남매의 사랑이라는 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제재를 풋풋하고 순수한 것으로 이상화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 소설의 내용만을 본다면 근친상간의 금기를 담고 있는 충격적인 것이다. 숙희라는 한 여고생이 홀어머니의 개가로 현규라는 오빠가 생기게 된다. 시골에 살고 있던 그녀는 이제 서울로 올라와 이 오빠와 한지붕 밑에서 생활하면서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사실상 아무런 혈연 관계도 없는 관계이지만 법률상으로는 엄연히 남매간이기 때문에 둘의 사랑은 사춘기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만한 것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독자가 느끼는 감정은 근친상간에 대한 혐오감이나 어두운 운명에 대한 부조리의 감정이 아니다.

이 소설의 주제를 단적으로 요약해 주는 것은 작품 첫머리의 문장,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맨 앞의 이 한 줄을 위해 쓰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춘기 소녀의 예민한 후각에 포착된 이 아름다움이 작품 전면의 분위기로 흘러 주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규라는 청년은 이십대 초반의 건강한 남성이며, 숙희 또한 여고에 재학중인, 따라서 육체적으로 성숙한 여성이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에는 구체적인 남녀의 육체가 결여되어 있다. 둘의 사랑에는 오직 비누 향기와 같은 감각만이 모호하게 존재할 뿐이다. 여기에는 사춘기 소녀의 "슬프고 괴로운 시간, 젊은 비누의 향료와 함께 가슴 속으로 저릿한 것이 퍼져 간다."는 감정을 위해 상황이 존재한다.

아름답고 순결한 한 소녀가 수재이면서 스포츠도 만능인 청년에게 사랑을 느낀다. 그러나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다. 성장을 위한 통과제의로서 첫사랑, 그 경험의 절실함이 갖는 아름다움은 부인하기 힘든 것이다. 작자는 이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한 상황 설정으로 법률상의 남매간을 이용한다. 그러므로 소설 말미에서 그녀가 현규의 육체 대신 젊은 느티나무의 등걸을 껴안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소설 초반의 '비누 냄새'로 대변되는 추상적인 감각은 십대의 그녀가 남성에게 느낄 수 있는 한계에 해당한다. 숙희에게 아직 남녀간의 사랑은 미지의 그 무엇일 뿐, 구체적인 육체적 접촉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 일상의 생활을 통해 체득되지 않은 사랑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 최혜실, '생활과 대립 구도로서의 미'

● 핵심사항 정리

◆ 갈래 : 단편소설, 순수소설, 낭만소설, 성장소설

◆ 배경

* 시간적 → 현대(1960년대)

* 공간적 → 서울 중심에서 떨어진 S촌과 느티나무가 있는 시골(중산층 가정)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표현상 특징 : 간결한 문장, 감각적 문체, 내적 독백 형식으로 주인공의 내면 심리가 표출

◆ 갈등 구조 :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제약 사이의 갈등(외재적 갈등)

◆ 제목 : 결말에서 숙희와 현규는 자신들의 사랑이 실현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으려 한다. 이 부분에서 느티나무는 두 사람의 약속을 듣는 증인이 되기도 하고, 꿈을 잃지 않는 젊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따라서 느티나무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젊음의 열정, 굽히지 않는 의지 등 청춘이 지닌 특권이라 할 수 있다.

◆ 주제

* 재혼한 부부의 이복 남매 간의 순정과 갈등(첫사랑의 열정과 순수)

* 현실의 굴레를 극복하고 순수한 사랑을 성취하는 청춘 남녀의 아름다운 모습

◆ 출전 : 「사상계」(1960)

● 생각해 볼 문제

1. '젊은 느티나무'의 상징적 의미는 무엇인가?

→ 바람 앞에 굳건한 줄기로 서 있는 느티나무처럼, 사회적 통념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사랑을 지켜 가는 젊은이의 태도를 상징한다. 즉 '젊은 느티나무'는 두 연인의 약속을 듣는 증인이 되며, 꿈을 잃지 않는 젊음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그것은 숙희가 도시를 떠나 시골에 가 있으면서 의지하게 되는 대상이므로 순수 자연의 이미지도 포함하고 있다.

※ 마지막 부분에서 숙희가 오빠 대신에 느티나무를 껴안고서 새로운 삶의 활력을 찾게 되는데, 그것은 오빠와의 정상적인 가족관계를 유지하면서, 가슴속에서는 오빠와의 지속적인 사랑을 유지하기로 맹서함으로써 얻어진 삶의 활력이 아니었을까?

 

2. 숙희의 현규에 대한 감정의 추이를 말해보자.

→ 남매로서의 애정에서 이성에 대한 관심으로 변해가고, 그 사랑이 점점 짙어가면서 고뇌도 커진다. 그리하여 숙희는 현규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사랑의 기쁨은 극에 달한다. 그러나 그 사랑이 현실적 장벽을 넘을 수 없다는 것과 자신의 힘으로 감당할 수 없음을 알고 현규로부터 떠난다. 그런 뒤 현규의 방문으로 그 고뇌를 딛고 사랑을 성취할 새로운 의욕을 가진다.

 

3. 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두 곳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각각 무엇인지 말해 보자.

→ 이 작품에는 두 곳의 대립된 공간 배경이 나온다. 서울 S촌과 시골 할머니 댁이 그것인데, 서울 S촌은 사랑과 갈등의 공간이고, 시골 할머니댁은 갈등으로부터의 도피의 공간이자, 화해와 희망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4. 현규에게서 비누 냄새를 맡을 때마다 숙희는 '가장 슬프고 괴로운 시간이 다가옴'을, '가슴속으로 저릿한 것이 퍼져 나감'을 느낀다. 그렇다면 비누 냄새가 숙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설명해 보자.

→ '그에게서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는 서두는 숙희의 민감한 감수성을 잘 보여준다. 현규가 발산하는 이 비누 냄새는 실제로 맡을 수 있는 것임과 아울러 숙희의 가슴속에서만 느껴지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상대방과 결합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진 사랑이라기보다는 실체 없는 사랑이라는 아련한 아픔을 부여한다.

● 교과서 학습 활동

1. 이 소설은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이 표현을 음미하면서 아래 활동을 해 보자.

(1) 이 표현을 읽었을 때 떠오르는 '그'의 모습을 적어 보자.

 → 생김새  :  흰 얼굴에 짙은 눈썹과 큰 눈을 가진 도시풍의 지적인 생김새

      성    격  :  깔끔하고 정결하면서도 강렬한 성격

      이미지  :  순수, 산뜻, 부드러움

 

(2) 이러한 표현 방식은 어떤 효과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이 방식을 사용하여 각자가 주목한 사람이나 사물을 묘사해 보도록 한다.

 → 그에게선 언제나 기름 냄새가 났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언제나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일을 마치고 말끔히 샤워를 한 모습으로 나타나도, 나는 그엑서 언제나 기름과 기계가 뒤섞인 금속성의 묘한 냄새를 느꼈다. 그것은 그의 삶의 무게, 그가 견뎌야 하는 삶의 무게에서 묻어나는 땀냄새 같은 것이었다.

 

2. 이 소설에서 두 남녀의 만남과 관련하여 다음 활동을 해 보자.

(1) 두 남녀의 만남이 어떻게 느껴지는가? 아름답게 느껴진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내용과 표현의 측면에서 이야기해 보자.

* 내용 → 이 작품의 기본 골격은 '만남'과 '떠남', 그리고 '만남의 가능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열여덟 살의 민감한 감수성을 지닌 숙희는 이복오빠로 만난 현규에게서 '비누 냄새'처럼 산뜻하고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그것은 사회적으로 금지된 사랑이기에 결국 그의 곁을 떠나게 된다. 현규가 숙희를 찾아가 재회하지만, 자신들의 사랑을 지속시키기 위해 다시 헤어질 것을 약속한다. 그것은 또 다른 만남을 위한 떠남이며, 그래서 기쁨을 담은 슬픈 약속인 것이다. '젊은 느티나무'는 두 연인의 약속을 듣는 증인이 되며, 꿈을 잃지 않는 젊음을 상징한다.

* 표현 → 마지막 부분에서 사회적으로 금기시된 사랑이 서로의 마음 속에 진정한 사랑으로 울려 퍼질 때 느티나무가 듣고 있었다는 표현은, 이복남매의 사랑이 한 순간이 아닌 영원한 사랑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암시해 준다. 작자는 숙희와 현규의 애정 심리를 1인칭 주인공 시점에 의한 '말하기'의 방식으로 섬세하게 묘사함으로써 주인공들의 주관적인 인식을 최대한으로 그려 내고 있다. 또한 감정의 흐름을 산뜻한 감각을 지닌 세련된 문장으로 표현함으로써, 이러한 소재의 작품이 흔히 보이기 쉬운 신파조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있다.

 

(2) 이 소설 속에 나타난 가족과 사회의 모습을 염두에 두고, 자신이 이러한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생각해 보자.

 → 사랑은 숭고한 것이다. 인간의 본능인 사랑이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 좌절되어 버린다면 삶의 참다운 가치 하나를 잃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아무런 혈연이 없는 이복남매이지만 사랑에 대한 집착이 아닌 자신의 의지에 의해 사회 규범을 초월했다는 점에서 순수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은 사랑의 감정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현실의 아픔을 현명하게 받아들임으로써 진실한 사랑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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