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눕는 풀(1974)

-김원일-     

◆ 소설 읽기  

● 줄거리

착하고 순진하며 곱상하게 생긴 21살의 '시우'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 살림 때문에 머슴살이를 하다가 서울로 와서 온갖 밑바닥 일을 전전한 끝에 어느 사장 사모님의 운전기사가 되지만 6개월 만에 교통사고를 내고 만다. 하지만 그 사고는 사실 시우가 아니라 사모님인 '김 여사'가 낸 것이다. 김 여사는 마음이 답답할 때면 천안 등지에서 한 시간 정도 춤을 추다 돌아오곤 했는데, 운전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는 김 여사가 천안으로 가는 차 안에서 술을 마시고 시우의 운전대를 빼앗아 운전을 했고, 그러다가 아이를 업고 길을 건너는 채소 장수 아주머니를 치었던 것이다. 그 사고로 아이는 그 자리에서 죽고 채소 장수 아주머니와 김 여사는 중상을 입고 시우도 다친다. 시우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김 여사의 비서격인 '이 선생'이 시우의 형인 '종우'에게 시우가 사장 집 명예를 위해 죄를 대신 뒤집어쓰면 그 대가로 목돈을 주겠다고 설득한다. 결국 시우는 가족들의 행복을 위해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 생활을 하기로 결심한다.

● 구성 단계

발단 : 시우는 백암리라는 곳에 살다가 형 종우의 말을 듣고 서울로 올라온다.

전개 : 서울에 올라와서도 힘겹게 살아가다가 2년 전부터 김 여사의 집에서 청소부로 일을 하게 된다. 이후 운전을 배워 김 여사의 운전 기사가 된다.

위기 : 어느 날 김 여사는 음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우가 잡은 운전대를 달라고 해서 무리하게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다. 김 여사는 이 선생을 시켜 종우를 돈으로 매수하면서 시우가 운전 부주의로 사고를 냈다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요청한다. 종우는 그 돈이면 작은 식품점이라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갈등한다.

절정 : 시우가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가면서 마음을 굳힌 종우는 시우에게 거짓 자백을 하도록 설득한다. 다음 날 경찰은 김 여사 측에서 사전에 손을 써 놓았기 때문에 병원으로 와서 약식으로 사건의 경위를 조사한다.

결말 : 경찰 앞에서 시우는 자신이 사고를 냈노라고 거짓 자백을 한다. 이로 인해 교통사고의 가해자가 된 시우는 수감된다.

● 이해와 감상

197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산업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을 고발한 작품이다. 가진 자의 음모에 의해 주인공인 시우와 그의 가족으로 대표되는 1970년대 도시 빈민층의 고통이 가중되는 현실을 보여주어 부조리한 현실의 폭력성과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돈을 미끼로 하여 시우의 형인 종우를 회유하고 설득하는 이 선생과 부사장을 통해 물질 만능의 사회를 비판하고, 교통사고를 낸 사모님을 대신하여 감옥 생활을 하는 시우를 통해 도시 빈민층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잠시 눕는 풀'은 1970년대 산업화가 가속되어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현실 속에서 가난하고 비참하게 살아야만 했던 도시 빈민층의 삶을 조명한 작품이다. 작가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대립 구도 아래, 가진 자의 세계에 짓눌린 사람들의 실존 문제와 생계를 위해 부조리한 현실을 감내하려는 인물을 그림으로써 어두운 시대 상황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돈이면 죄도 사고 팔리며 가족의 희생까지도 강요하는 산업화 사회의 임울하고 어두운 단면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돈으로 시우와 그의 가족을 매수하는 김여사 측은 이러한 시대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 핵심사항 정리

갈래 : 현대소설, 단편소설, 사회비판적 소설

배경 : 1970년대, 서울

시점 : 3인칭 관찰자 시점

제목의 상징적 의미 : '풀'은 일반적으로 바람, 즉 세상의 힘에 쉽게 눕는 연약한 존재로 민중을 상징한다. 이 작품에서 시우의 가족도 물질 만능주의에 절망하여 눕고 만다. 그러나 이 절망과 시련은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란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김수영의 시 '풀'에서도 그랬듯이 제목처럼 잠시 눕는 것이고, 다시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 특징 : 현대 문학상(1974) 수상작

주제 산업 사회 도시 빈민층의 어두운 자화상과 비참한 삶

● 더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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